카카오가 꽉잡은 3.5조원 선물하기, 네이버도 눈독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2021.05.0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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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가 꽉잡은 3.5조원 선물하기, 네이버도 눈독


비대면(언택트) 흐름 속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는 '선물하기' 시장에서 네이버가 카카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한 관계형 커머스에 강점을 보이는 카카오를 상대로 네이버는 45만 스마트스토어를 앞세워 공략에 나섰다.

4일 이커머스 업계에 따르면 선물하기 시장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3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3조원 가량이 카톡 선물하기 거래액으로 지난해 12월 기준 이용자만 2173만명에 이른다.



카카오 선물하기는 국민 메신저 카톡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COVID-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하며 가족, 지인 등에게 선물하기가 더욱 활발히 이뤄졌다.

선물하기 품목도 기프티콘으로 시작해 건강식품, 배송 상품으로 자연스럽게 전환이 이뤄졌다. 한우, 홍삼 등이 명절 선물로도 각광을 받으며 지난해 추석 선물하기 거래액은 전년 대비 65% 늘기도 했다. 지난해 2월부터 입점한 구찌, 프라다 등 명품 선물하기도 활발하다.



선물을 받는 상대방의 주소를 알 필요가 없다는 '간편함'은 선물하기 기능의 최대 강점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많은 이커머스 업체가 앞다퉈 선물하기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카톡을 앞세운 카카오의 벽을 넘기 쉽지 않다.

2015년부터 선물하기 서비스를 해 온 네이버는 최근 모바일 앱 개편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모바일 앱 메인화면 상단의 'Na.' 아이콘에 선물함을 통해 접근성을 높였다. 기존 선물함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쇼핑 탭을 거치는 등 몇 단계 절차가 필요했다.

카카오와 차별이 되는 네이버의 최대 강점은 선물하기 품목의 숫자다. 네이버는 45만개 스마트스토어와 수많은 SME(중소상공인) 상품을 즉각 선물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검색을 하거나 상품을 둘러보다가 '선물하기' 버튼을 누르고 상대방 연락처를 선택하면 쉽게 선물을 할 수 있다.


여기에 AI(인공지능) 기반 상품 추천 기술인 AiTEMS(에이아이템즈)를 적용해 선물을 고르는 고민을 덜게 했다. 성별·연령별 선호 선물을 추천하거나 최근 인기 있는 선물 트렌드를 분석해 맞춤 상품을 보여준다.

카카오가 관계형 커머스라면 네이버는 경험 기반 커머스를 강조하고 있다. 스마트스토어에서 직접 상품을 구매해 본 소비자가 가족과 지인에게 선물하는 패턴이 두드러진다는 것이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올해 1~4월 네이버 선물하기 거래액은 전년 동기대비 8배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업계 선물하기 경쟁이 격화하며 카카오는 최근 처음으로 프로모션을 내놓기도 했다. 카카오는 5월 감사의 달을 맞아 오는 15일까지 3명에게 선물하면 포인트 5000원, 5명에게 선물하면 1만5000원 상당의 쇼핑 포인트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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