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in포커스]워런 버핏이 "1등급 인간"이라 평가한 후계자 아벨

뉴스1 제공 2021.05.04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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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당장 무슨 일이 생기면 그렉이 내일 아침 내 자리 맡을 것"

그렉 아벨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 © 로이터=뉴스1그렉 아벨 버크셔해서웨이 부회장 © 로이터=뉴스1


(서울=뉴스1) 신기림 기자 = 투자귀재 워런 버핏(90)이 자신이 세운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를 이끌 후계자로서 그렉 아벨(58) 부회장을 공식화했다. 아벨 부회장은 장기적으로 현명한 투자 전략이라는 버크셔 기업문화를 보존할 것이라는 기대를 등에 업고 버핏의 후계자로 낙점됐다.

◇"젊은 아벨 변화 이끌 것"



3일(현지시간) CNBC방송에 따르면 버핏은 "오늘밤 당장 나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그렉이 내일 아침 내 자리를 맡을 것으로 이사들이 동의했다"고 말했다. 다만, 버핏은 언제 회장 자리에서 물러날지에 대한 구체적 일정을 확인하지는 않았다.

아벨은 버크셔에너지 사업부를 미국의 주요 전력발전소로 키웠고 이후 2018년부터 버크셔의 비(非) 보험 사업부를 도맡고 있다. 로이터가 인용한 많은 애널리스트들과 투자자들에 따르면 캐나다 서부 앨버타주(州) 출신의 아벨은 오래 전부터 버핏의 뒤를 이를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그는 버크셔의 기업 문화를 잘 이해하고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캐슬킵투자고문의 스티브 허버스트로흐 파트너는 아벨이 "소박하면서도 절제됐으며 해박하지만 겸손하면서도 진지하다"고 평가했다. 버크셔의 보험사업부를 책임지는 아지트 자인(69)도 또 다른 후계자로 주목을 받았지만, 버핏은 CNBC방송에 상대적으로 젊은 아벨이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주말 버크셔 주주총회에서 버핏의 단짝 사업파트너 찰리 멍거(97) 부회장이 버핏 후계자를 아벨로 국한하며 버핏의 선택이 제한됐을 수도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멍거는 버크셔의 탈중앙적 비즈니스 모델을 설명하면서 아벨에 대해 "기업문화를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지만, 또 다른 후계자 후보였던 자인을 언급하지 않았다.

버핏은 1965년 네브라스카주 오마하에서 버크셔를 설립해 게이코자동차보험부터 BNSF철도까지 수 십개 사업으로 확장해 6280억달러짜리 투자회사로 키웠다. 버핏이 75세를 맞이했던 지난 2006년 주주서한에서 후계 구도를 언급하면서 핵심이슈로 다뤄졌다.


워런 버핏 버크셔 회장 © 로이터=뉴스1워런 버핏 버크셔 회장 © 로이터=뉴스1
◇ "1등급 인간"…유틸리티로 큰돈 벌어

아벨은 버핏과 같은 카리스마나 쇼맨십은 부족하지만, 장기적 투자사고와 현명하게 돈을 쓰는 능력, 버크셔 기업문화에 책임을 다하는 모습으로 버핏의 신임을 얻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오래된 버크셔 주주인 제임스 암스트롱은 로이터에 아벨에 대해 "규제 당국에 대처하고 인수합병을 처리한 경험이 풍부하며 많은 사람들을 관리하는 데에 탁월한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버핏은 지난 2013년 한 동영상 메시지에서 아벨을 "1등급 인간"(a first-class human being)이라고 칭하기도 했다.

버핏은 "이 세상에 똑똑한 사람은 많지만, 어떤 똑똑한 사람은 정말 멍청한 짓을 한다"며 "아벨은 멍청한 짓을 절대 하지 않을 똑똑한 녀석"이라고 말했다. 아벨은 앨버타 대학교를 1984년 졸업해 다국적 회계컨설팅업체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와 에너지업체 칼에너지를 거쳐 1992년 미드아메리카 에너지를 통해 버크셔에 합류했다. 버크셔는 미드아메리카에너지를 2000년 인수했다.

아벨은 2008년 미드아메리카의 최고경영자(CEO)로 올라 배당지급보다 수익을 쌓아 버크셔 에너지사업에 큰 돈을 벌어줬다. 일반적으로 수익보다 배당지급을 우선하는 유틸리티(전력수도) 업계에서는 이례적인 행보였다.

덕분에 아벨은 네바다의 유틸리티업체인 NV에너지와 앨버타의 전력송전업체 알타링크를 매입해 버크셔는 신재생에너지 부문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버크셔 에너지부문은 미국에서 최대 주택부동산 중개업체 중 한 곳의 지배지분을 보유한다.

아델이 대중 앞에 선 일은 많지 않지만, 대중의 시선을 불편하게 여기거나 긴장하는 것 같지는 않다. 지난 2014년 루게릭병에 대한 관심을 모으고 기부를 독려하기 위해 시작된 캠페인 '아이스버킷 챌린지'에 참여해 얼음물을 뒤집어쓰고 카메라 앞에서 엄지척 인증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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