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약회사에 대한 신뢰 하락은 국민 건강과 산업 발전, 기업가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업계 전반의 위기의식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 4월 21일 식약처는 특별점검을 통해 변경허가를 받지 않고 첨가제를 임의 사용하는 등 약사법 위반 사례가 확인된 종근당의 9개 품목에 대해 잠정 제조·판매 중지 조치를 내렸다.
증권가에선 종근당의 높아진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쏟아졌다.
신영증권은 종근당에 대해 "식약처 제재 조치에 따른 판매 중지로 실적 개선과 신뢰 회복에 한동안 부정적일 듯"이라며 목표주가를 21만원에서 18만5000원 하향조정했다.
키움증권 역시 "종근당은 항상 안정적인 실적을 시현했는데 올해 1분기는 식약처 조치로 보수적 회계처리가 진행되며 실적이 예상치를 하회했다"며 "식약처 조치 등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종근당 목표주가는 22만원에서 16만원으로 대폭 낮췄다.
반면 변경 허가를 통해 실적 악화 요인을 만회할 수 있단 평가도 나왔다.
KTB투자증권은 종근당에 대해 "올해 1분기 예상치 못했던 식약처 제재란 부정적 요인이 발생해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했다"며 목표주가를 21만원에서 19만원으로 내렸다.
다만 "식약처의 제조 및 판매 중지 조치 기간은 미정이지만, 이 조치로 인한 실적 마이너스 요인은 변경 허가를 통해 복구 가능한 사안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신뢰하락은 기업가치와 직결…업계 "자정 노력"식약처 제재 조치에 따른 신뢰 하락은 기업가치에도 직접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 우리 증시에서 종근당 주가는 지난 4월 21일 식약처 제재 조치 발표 당일 전일 대비 6.1% 하락했다. 현재 주가는 식약처 제재 조치 발표 직전(4월20일) 주가(14만8500원)보다 약 15% 떨어졌다.
종근당뿐 아니라 식약처 제재 조치를 받은 바이넥스, 비보존(비보존 헬스케어)도 마찬가지다.
지난 3일 부국증권은 바이넥스에 대해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성장, 코로나19(COVID-19) 러시아 백신 '스푸트니크V' 위탁생산 컨소시엄 참여 등이 기대된다"면서도 "바이넥스는 식약처로부터 일부 제품(6개 자사 품목과 32개 수탁 품목)에 대한 잠정 제조 및 판매 중지 조치를 받았는데, 최종 행정처분 조치에 따른 불확실성이 잔존한다"고 진단했다.
바이넥스는 지난 3월 8일 식약처의 제재 조치 발표 당일 주가가 전일 대비 28.5% 급락했다. 비보존 헬스케어 (890원 ▼20 -2.20%) 역시 지난 3월 12일 식약처 제재 조치 발표 당일 주가는 전일 대비 9.9% 하락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제약 산업 신뢰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의약품품질관리혁신TF를 신설하고 의약품 품질 관리 개선을 위한 구조적 문제 해결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또 의약품 제조 시설에 대한 현장 조사를 병행하기로 했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3개 회사가 단기간에 식약처로부터 제재 조치를 받은 건 이례적"이라며 "시장과 소비자 불신 확산에 따른 제약 업계 전반의 피해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개별 기업마다 식약처 조치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다를 것"이라며 "식약처의 최종 제재 조치가 어떻게 나오느냐, 또 제재 조치를 받은 품목의 시장 점유율이나 대체 가능 여부 등에 따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종근당 관계자는 "불미스런 일이 일어나 죄송한 마음"이라며 "다만 주성분이 아닌 공정의 문제로, 약효나 안전성엔 이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차원에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원인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적 영향에 대해선 "잠정 제조 및 판매 중단 품목에 대한 조치가 얼마나 빠르게 복구될지 등에 따라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