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혜숙, 남편 논문 부풀리기 의혹…"배우자 수학적 분석 뛰어나"

머니투데이 이창섭 기자, 한고은 기자 2021.05.04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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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021.5.4/뉴스1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들으며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2021.5.4/뉴스1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4일 교수 시절 지도하던 이화여대 대학원생 논문에 배우자를 공동 저자로 넣어 논문 실적을 부풀리기 했다는 의혹을 해명했다. 남편이 논문의 핵심 아이디어를 제공했고 논문이 없어도 배우자 승진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임 후보자의 '배우자 논문 실적 부풀리기' 의혹을 검증하는 질문이 쏟아졌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임 후보자 남편의 논문이 표절 논란이 있다고 지적하며 "학위 논문의 결론과 서로 다른 학술지 논문의 결론이 똑같은 글을 복사 붙여넣기 했다는 느낌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후보자가 작성한 학술지 논문이 제자의 논문을 사실상 복제한 것으로 보인다"며 "남편의 승진과 연구 실적을 위해 제자의 연구 실적을 가로챘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임 후보자는 "제자들이 모두 공동 저자, 제1 저자로 들어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제자의 논문을 표절해 남편 연구 실적을 부풀렸다는 의혹에는 "(남편이) 제1저자 역할을 수행했다. 논문의 핵심 아이디어와 전반적인 기술을 담당했다"며 "배우자의 승진에 필요한 점수는 이 논문이 없어도 확보했었다"고 답했다.

여당도 임 후보자의 논문 의혹을 거론하며 해명을 요구했다.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연구 윤리의 경우 정확한 정보를 갖고 있지 않아 잘못하면 국민이 상당히 잘못된 인식을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며 "제자 학위 논문과 유사한 논문의 제1 저자가 배우자가 된 것은 상당히 문제라는 주장이 있다"고 지적했다.

임 후보자는 "공동연구자들 간의 기여도에 따라 저자의 순서가 정해진다"며 "누가 가장 중요한 핵심 아이디어를 냈고 전체 스토리텔링을 했느냐에 따라 저자가 정해진다. 모두 그런 기준에 따라 부합하게 정해졌다"고 해명했다.


'꼭 배우자를 개입시켜야 했느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는 "저희 배우자는 수학적 분석에 뛰어나다"며 "제가 전체 논문을 구성한 다음에 남편이 한 부분을 맡아 수학적 분석을 하면 논문 전체의 구성이 좋아지고 더 좋은 저널에 논문이 게재될 수 있다"고 답했다.

임 후보자를 엄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임 후보자의 논문 실적 부풀리기 의혹을 두고 "논란될 사안이 아니다. 후보자와 후보자의 배우자는 같은 대학에서 같은 연구를 하면서 보완적 역할을 했다"며 "교수와 학생이 같은 프로젝트를 하는 것이 이공계의 관행이다"고 설명했다.

이에 임 후보자는 "동의한다"고 짧게 답했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2021.5.4/뉴스1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2021.5.4/뉴스1
앞서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임 후보자가 2002년 3월 이화여대 전자전기공학 전공 교수로 부임한 이후 자신이 지도한 대학원생의 논문에 배우자인 건국대 공대 교수 임모씨(58)의 이름을 총 18차례 공동 저자로 올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임 후보자의 배우자가 2003년 조교수 임용 후 부교수로 진급 전인 2006년까지 전체 게재한 국내외 논문 13건 중 총 9편이 임 후보자와 제자가 함께 참여한 논문이다. 배우자가 단독으로 게재하거나 다른 저자와 함께 참여한 논문은 4편이다.

이에 임 후보자의 배우자가 임 후보자와 제자 논문에 공동 저자로 참여해 논문 실적을 쌓고 이 실적이 부교수 진급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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