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내 자체생산" 포드의 배터리 독립선언…SK이노 영향은?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2021.05.04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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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BMW와 전고체 배터리 스타트업 '솔리드파워' 투자도 확대

/로이터=뉴스1/로이터=뉴스1


미국 완성차 업체 포드가 2025년 안에 배터리 셀 자체 생산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장은 배터리 셀 생산 전용공장을 지을 만큼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지 않으나, 2025년께에는 배터리 자체 생산이 의미 있을 만큼 전기차 판매를 하겠다는 목표를 밝히며 언급한 것이다.

하우 타이 탱 포드 최고 생산플랫폼·운영책임자(COO)는 3일(현지시간) CNBC와 인터뷰에서 "현재는 전용 배터리 공장을 정당화할 (생산) 판매 규모가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2025년까지는 우리가 발표한 (전기차 모델) F-150, E-트랜짓, 그리고 또 다른 배터리 전기차를 도입함에 따라 자체 공장을 정당화할 만큼 북미에서 충분한 판매량을 갖게 될 것"이라 했다.



제니퍼 플레이크 포드 대변인도 CNBC에 정확한 생산 일정은 전기차 시장·소비자 수요·연구개발(R&D) 상황에 따라 결정되겠으나, 2025년까지는 배터리 셀을 자체 생산하는 위치에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CNBC는 2025년 시한 등이 월가가 주시하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과 관련, 포드가 지금까지 내놓은 것 중 가장 자세한 일정이라 전했다.

이날 앞서 포드가 전고체 배터리 개발 스타트업 솔리드파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이날 솔리드파워는 포드, BMW, 벤처캐피탈 볼타에너지테크놀로지스로부터 1억3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솔리드파워는 포드가 2019년부터 투자해 온 회사로,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한다. 포드와 BMW는 내년 이후 솔리드파워의 시험용 전고체 배터리를 인도받을 예정이다.



타이 탱 COO는 같은 인터뷰에서 "향후 10년간 업계가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전고체 배터리로 전환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단 그는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포드의 총 투자규모는 공개를 꺼렸으며, 현재로선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투자규모가 "현저하게 더 작다"고만 설명했다.

포드는 지난해 수장 교체 후 배터리를 자체 개발하는 쪽으로 전략을 전면 수정했다. 짐 해킷 전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7월 공개석상에서 배터리 자체 생산이 "이익이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혔으나, 지난해 10월 취임한 짐 팔리 CEO는 배터리 셀 자체 생산 가능성을 시사해왔으며, 계획 '이행'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7일엔 1억8500만달러를 투자해 배터리 개발센터를 짓겠다고 발표했다. 내년 개소를 목표로 미국 미시간주 남동부에 배터리 개발센터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독일 폭스바겐,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등 경쟁사들이 자체 배터리 생산에 속도를 내며 포드 역시 자체 생산 경쟁에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풀이된다.


이러한 움직임이 나오는 건 완성차 업체의 배터리 셀 자체 생산이 전기차 생산 비용 절감의 핵심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배터리는 전기차 총 비용의 4분의 1 이상을 차지한다. 전기차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서도 배터리 셀 확보 능력이 중요하다는 인식이 완성차 업체들 사이에서 확대되고 있다.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신규 등록 차량 중 전기차는 2%에 불과했지만 2030년에는 25~30%, 2035년 45~50%가 예상된다.

한편 포드는 지난해 말 미국 시장에서 자사 첫 전기차 모델인 머스탱 마하 E를 출시했다. 포드는 트랜짓 밴을 올해 말 출시하고, F-150 픽업 트럭 전기차 버전을 2022년 중순까지 선보일 예정이다. 다른 전기차 모델 출시 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는 SK이노베이션 등으로부터 배터리를 공급받고 있으며, 내년 출시할 F-150 픽업트럭 전기차 버전에도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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