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앤테크, 1분기 호실적에도 "관세 부담"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2021.05.0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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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타이어, 온·오프로드 SUV용 '다이나프로 AT2'한국타이어, 온·오프로드 SUV용 '다이나프로 AT2'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57,500원 ▲900 +1.59%)가 1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2분기부터 적용되는 미국 추가 관세가 재무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4일 오후 2시20분 현재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는 전날보다 1.45% 떨어진 4만7600원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1조6168억원, 영업이익은 76% 급증한 186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이 시장 평균 예상치(컨센서스) 1664억원을 웃돌았다.

완성차 기업들의 생산 부진으로 신차용 타이어(OE)는 부진했지만 교체용 타이어(RE) 수요 회복으로 전체 판매량이 늘었다. 특히 RE 수요가 강했던 유럽과 중국 법인 매출이 전년 대비 각각 45%, 66% 증가했다.



18인치 이상 고인치 승용차용 타이어 판매 비중이 약 38%로 전년 대비 4%P 상승한 점은 수익성을 개선시켰다. 원자재 가격이 인상됐지만, 3~5월 국내를 시작으로 유럽과 미국, 중국 등에서 3~5% 가량 제품가격을 인상해 상쇄됐다.

다만 오는 7월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한국산 타이어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여부를 결정한다는 점이 변수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 말 한국타이어에 대해 38.07% 예비 판정 관세를 결정했다. 경쟁사인 금호타이어는 27.81%, 넥센타이어는 14.24%로 예비 결정됐다.

우리나라에서 수출하는 타이어에만 관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해외공장에서 생산되는 물량을 공급하면 관세를 피할 수 있다. 한국타이어는 우리나라 2곳, 중국 3곳, 헝가리 1곳, 인도네시아 1곳, 미국 1곳 등에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한국타이어는 연간 약 2조원어치를 수출 중이며 이 중 20~30%가 미국 수출"이라며 "관세 확정 시 연간 약 1500억~2300억원의 재무 부담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부 물량은 인도네시아, 헝가리 공장에서의 수출로 전환할 수 있겠지만 이에 따른 국내 공장 가동률 하락은 신규 수요를 확보하기 이전까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편 관세 불확실성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의견도 나온다.

권순우 SK증권 연구원은 "관세 우려보다는 RE 수요 증가, 고인치 타이어 비중 상승, 가격 인상, 전기차 전용타이어 수주 및 탑재 확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중국 니오(NIO)의 ES6, EC6 를 비롯해 포르쉐의 718 박스터(Boxster) 등에도 신차용 타이어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EV(전기차) 타이어 비중을 높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우호적인 업황을 감안하면 향후 원자재 가격이 추가 상승하더라도 제품가격에 전가가 가능할 전망"이라며 "2분기에는 미국 테네시 공장의 2단계 증설로 고객 다변화도 기대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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