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달면 사진뜬다"..네이버 발표에 네티즌들 시끌시끌

머니투데이 윤지혜 기자 2021.05.04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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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3일부터 네이버 뉴스에 댓글을 달면 프로필 사진이 공개된다./사진=네이버오는 13일부터 네이버 뉴스에 댓글을 달면 프로필 사진이 공개된다./사진=네이버


오는 13일부터 네이버 뉴스에 댓글을 달면 프로필 사진이 노출된다. 네이버는 댓글 자정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이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사실상 댓글 검열이라고 반발하고 있어 향후 시행여부가 주목된다.

4일 네이버는 "댓글모음 페이지로 매번 이동하지 않고도 댓글 사용자를 쉽게 알 수 있도록 13일부터 기사 댓글 목록에서도 내가 설정한 프로필 사진을 함께 서비스한다"고 밝혔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해 3월 악성 댓글을 줄이기 위해 '댓글모음'이란 댓글 이력제도를 도입했다. 이용자가 본인 댓글 공개 여부를 정할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댓글 작성자 아이디를 누르면 지금까지 쓴 모든 댓글 목록과 닉네임, 프로필 사진 등을 볼 수 있게 한 것이다.

댓글 작성자를 구분할 수 있게 해 책임감을 높이려는 조치였으나, 뉴스 댓글 창에선 여전히 아이디 앞 4자리만 공개돼 이용자 식별이 어렵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네이버는 13일 오후 3시 이후 작성한 댓글과 답글에 프로필 사진과 4자리만 공개된 아이디를 함께 나타낸다.



네이버는 이번 정책으로 악성 댓글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 네이버는 댓글모음 페이지 도입 등으로 지난해 상반기 악성 댓글 작성이 감소해 규정 위반으로 삭제되는 댓글 건수가 63.3% 감소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일부 이용자들 댓글도 검열 비판

그러나 이용자들 사이에선 일종의 댓글 검열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뉴스 댓글을 달 때마다 개인 사진이 담긴 프로필이 공개되면 표현의 자유가 위축될 수 있다는 목소리다. 댓글 이력제 도입 당시에도 자칫 댓글 문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더욱이 네이버 뉴스 프로필은 블로그·포스트·지식iN 프로필과도 연동할 수 있어 개인 식별을 넘어 특정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이용자들의 주장이다.


네이버보다 먼저 댓글 이력제를 도입한 포털 '다음'은 댓글창에서 이용자 닉네임 전체가 뜨지만, 프로필 등 다른 정보는 공개하고 있지 않다.

한 누리꾼은 "악플도 아니고 일반적인 댓글에까지 이용자의 프로필 사진을 공개하는 건 과도하다"라며 "다른 사람의 사진을 도용할 경우엔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누리꾼 역시 "댓글 이력 공개도 선진국에서 볼 수 없는 프라이버시 침해인데, 프로필까지 공개한다는 건 댓글을 쓰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실효성 없는 정책이라는 비판도 있다. 이용자가 프로필 사진을 설정하지 않거나, 개인을 식별할 수 없는 사진을 올리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프로필 사진을 공개하는 경우 여러 가지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으나, 일부가 가려진 아이디만으로는 이용자 식별이 어렵다는 의견이 많아 이용자를 더 쉽게 인지하도록 했다"라며 "정체성 강화로 댓글 이용자의 책임 있는 댓글 작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시행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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