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앞에 무너진 2020 주인공 BBIG…"중요한 건 펀더멘털"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2021.05.04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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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공매도 부분 재개가 이뤄진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공매도모니터링센터에서 직원들이 공매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2021.05.0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공매도 부분 재개가 이뤄진 3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공매도모니터링센터에서 직원들이 공매도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2021.05.0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지난해 국내 증시의 주인공이었던 BBIG(배터리·바이오·인터넷·게임)가 공매도 공포 속에 추풍낙엽처럼 스러졌다. 공매도 금지 기간 주가 급등에 따른 고평가 부담 때문이다.

BBIG 속에서도 업종별로 주가 흐름은 엇갈린다. 향후 실적 개선이 뚜렷한 배터리는 주가가 빠르게 회복 중인 반면 바이오는 좀처럼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COVID-19) 국면에서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한 인터넷과 게임 역시 이틀 연속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4일 오후 12시 11분 TIGER KRX BBIG K-뉴딜 (5,975원 ▼80 -1.32%)은 전일대비 30원(0.25%) 떨어진 1만1960원에 거래되고 있다. TIGER KRX BBIG K-뉴딜은 한국거래소에 만든 KRX BBIG K-뉴딜지수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다. 지난해 코로나19 국면에서 BBIG 훈풍을 등에 업고 출시됐다.

KRX BBIG K-뉴딜지수을 구성하는 종목은 △LG화학 (370,500원 ▼8,000 -2.11%)삼성SDI (401,000원 ▼4,500 -1.11%)SK이노베이션 (103,800원 ▼2,400 -2.26%)삼성바이오로직스 (781,000원 ▼9,000 -1.14%)셀트리온 (172,900원 ▼4,200 -2.37%)SK바이오팜 (82,700원 ▼1,700 -2.01%)NAVER (182,400원 ▲1,700 +0.94%)카카오 (48,600원 ▼500 -1.02%)더존비즈온 (54,700원 ▼2,200 -3.87%)엔씨소프트 (164,900원 ▼3,900 -2.31%)넷마블 (57,000원 ▲900 +1.60%)카카오게임즈 (20,750원 0.00%) 등이다.



구성 종목별로 살펴보면 공매도로 인한 충격은 명확히 차이난다.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종목들은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바이오는 하락 중이다.

BBIG 개별 지수 ETF의 주가 흐름을 살펴봐도 알 수 있다. TIGER KRX 2차전지 K-뉴딜은 1.33% 상승 중인 반면 TIGER KRX 게임 K-뉴딜(1.7%), TIGER KRX 바이오 K-뉴딜(0.58%), TIGER KRX 인터넷 K-뉴딜(0.73%)은 하락 중이다. 업종별 특성 때문이다.

배터리 관련 종목은 올해 1분기 사싱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연간 실적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는 올해 1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3412억원으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올렸다. 삼성SDI 영업이익 1332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46% 급증했다. SK이노베이션도 올해 1분기 4000억원을 뛰어넘는 영업흑자가 기대된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향 리튬이온전지 수출금액은 올해 4월 전년동월 대비 411% 급증했다. 11개월 연속 증가세"라며 "조 바이든 행정부 전기차 정책 지원 기대감이 높은 상황에서 주요 OEM(주문사 상표 부착 생산)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향 수출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수출로 잡히지 않는 유럽 현지 생산 비중 증가를 고려할 때 개선은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의 경우 종목별로 주가 흐름이 엇갈린다. PER(주가수익비율) 수준에 따라 회복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종목들이 있는 반면 하락세가 이어지는 종목도 있다. TIGER KRX 바이오 K-뉴딜을 구성하는 10개 종목 중 6개 종목은 하락세인 반면 4개 종목은 상승 중이다.

종목별로 보면 상대적으로 PER 낮은 녹십자 (109,100원 ▼1,500 -1.36%)(50.32배), 셀트리온 (172,900원 ▼4,200 -2.37%)(68.61배), 셀트리온헬스케어 (75,900원 ▼4,500 -5.60%)(68.88배)은 상승, 삼성바이오로직스 (781,000원 ▼9,000 -1.14%)(207.85배), 신풍제약 (12,570원 ▼500 -3.83%)(667.33배) 등은 하락 중이다. 실적 불확한 제약바이오 특성상 고평가된 종목에 공매도가 몰릴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결국 공매도 부담에도 믿을 수 있는 부분은 실적 뿐이라는 설명이다. 김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는 금지도, 재개도 수급 이벤트로 이후 주가 흐름은 펀더멘털에 의해 움직일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는 1분기 실적에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코스피200 을 구성하는 200개 종목 중 79개 종목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대체로 전망치를 상회하고 있다. 김 연구원은 "어닝서프라이즈가 흔해졌기 때문에 좋은 종목보다 안 좋은 종목을 거르는 아이디어를 활용하는 투자가 필요할 때"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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