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4일 남양유업 본사에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결국 울먹이며 고개를 숙였다.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자식들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기로 했다. 홍 회장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직접 고개 숙여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불가리스 사태'로 창사 이후 최대 위기 상황에 내몰린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홍 회장은 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남양유업 본사 대강당에서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자 저는 남양유업 회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며 "자식에게도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후 고개를 숙이고 사과한 홍 회장은 "2013년 회사 밀어내기 사건과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저희 외조카 황하나 사건, 지난해 발생한 온라인 댓글 등 논란들이 생겼을 때 회장으로서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서 사과드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했어야 했는데 많이 부족했다"고 반성했다.
준비했던 입장문을 모두 발표하지 못했다는 홍 회장은 이후 자리를 떴다.
남양유업 CI/사진= 남양유업
불가리스 사태 이후 불매운동이 거세지고 영업정지 위기에 처하는 등 상황이 악화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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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에는 이광범 남양유업 대표가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겠다며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달에는 마케팅을 총괄했고 회삿돈 유용 의혹마저 나온 홍 회장의 장남 홍원식 상무가 보직 해임됐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달 13일 '코로나 시대의 항바이러스 식품 개발 심포지엄'에서 자사 항바이러스면역연구소와 충남대 수의과 공중보건학 연구실이 공동 수행한 동물 세포실험 결과 불가리스에 있는 특정 유산균이 바이러스 활성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발표했다.
이후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불가리스 7개 제품 중 1개 제품에 대해서만 세포 시험을 하고 전체 제품이 항바이러스 효과가 있는 것처럼 특정했다며 지난 15일 남양유업을 식품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30일 경찰 압수수색도 진행됐다.
세종시는 남양유업 세종공장에 2개월 영업정지 행정처분도 통보했다. 세종공장에서는 남양유업 제품의 40%가 생산되고 있다.
남양유업 불매운동에는 불이 붙었고 특허침해 의혹도 최근 불거졌다. 남양유업이 지난 2월 출시한 건강기능식품 '포스티바이오틱스 이너케어' 용기가 hy(옛 한국야쿠르트) '엠프로3' 용기 특허를 침해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