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방울로 초미세먼지·세균 잡는 新공기청정기술 개발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2021.05.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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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물을 이용한 차세대 공기청정 기술을 개발했다. 미세먼지 저감 기능이 우수함은 물론 유지보수 방식도 간편해 운영 비용 절감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4일 최종원 박사 연구팀이 물의 정전분무를 이용한 고효율의 공기청정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연구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정전분무는 물에 높은 전압이 흐르면 물 분자 사이의 전기적 반응에 의해 높은 하전을 띈 수백만 개 이상의 작은 물 덩어리(액적)들이 서로 밀어내며 분사되는 현상을 말한다.

높은 밀도로 하전돼있는 물방울은 정전기적 인력을 통해 미세먼지를 끌어오게 된다. 기존에 물을 이용해 개발한 공기청정 기술에서는 물과 미세먼지가 직접 충돌해야 미세먼지를 제거할 수 있었지만, 정전분무를 이용하면 간접충돌만으로도 미세먼지를 포집할 수 있다.



연구팀은 실제 지하철 역사 안에서 새롭게 개발한 공기청정기술을 시험한 결과 입자 크기가 2.5μm(마이크로미터) 이하인 초미세먼지가 최대 98% 저감되는 결과를 얻었다.

정전분무 공기청정 기술은 실내에 떠다니는 세균과 바이러스, 악취 제거에도 효과적이었다.

물은 5~20 μm마이크로 미터 사이의 작은 크기가 되면 수소 이온과 수산화 이온으로 나뉘게 된다. 이 작은 물 덩어리가 높은 전기장 환경에 놓이면 표면의 수산화 이온이 소독약 성분인 과산화수소로 변한다. 또 물이 분무되는 노즐 주위의 산소 분자는 전기장을 지나면서 살균력을 지닌 오존수로 성분이 바뀌게 된다.


연구팀은 정전분무시 생성되는 과산화수소수와 오존수로 부유세균은 99.9% 이상, 총 휘발성 유기화합물은 96% 이상 저감되는 결과를 얻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정전분무식 공기청정기는 물을 보충하고, 물 필터만 교체하면 돼 유지보수 비용도 저렴하다. 여과 필터를 주기적으로 교체해야 하고, 팬 동력 소모가 많은 기존 여과식 공기청정기에 비해 경제적이라는 평가다.

최종원 박사는 "지하철, 지하상가 등 반밀폐형 공간의 실내 공기질을 관리하기 위해 집진, 살균, 총휘발성 유기화합물 산화 설비를 각각 설치하는 것은 비용과 공간적 제약으로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이라며 "물을 이용한 3-in-1 정전분무 기술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전분무 공기청정 기술에 관한 연구는 이제 막 기초 성능에 관한 검증을 마친 상태로 시장에 진입하기 위한 성능 검증을 넓혀갈 계획"이라며 "상용화될 경우 지하철, 어린이집, 학교, 병원, 백화점, 군부대, 종교시설 등 다중 이용시설의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공기질 개선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장한평역 플랫폼에서 3-in-1 정전분무 공기청정기 운전 모습.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서울교통공사 장한평역 플랫폼에서 3-in-1 정전분무 공기청정기 운전 모습. /사진=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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