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항은 물류전쟁 중(상)] "코로나로 선박 부족한데 화물은 밀려들고"

뉴스1 제공 2021.05.04 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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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신항 전체 장치율 90% 넘어…평상시 대비 20%↑
장기화 땐 제품생산 차질, 제품가격 상승 가능성도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편집자주]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극심한 물류 적체 현상을 빚고 있다. 우리나라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선박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부산항에서 일종의 병목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선박확보에 어려움이 따르자 선박 운임비가 상승하고, 이에 따라 중소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는데다 무엇보다 수출대란으로 이어질 수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같은 사태와 돌파구를 상하로 나눠 짚어본다.



부산항 신항 선석에 크고 작은 컨테이너선이 접안, 분주하게 하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 뉴스1©부산항 신항 선석에 크고 작은 컨테이너선이 접안, 분주하게 하역작업을 벌이고 있다. / 뉴스1©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 = 국내 최대 무역항인 부산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여파로 극심한 물류 적체 현상을 빚고 있다.

4일 부산항만공사(BPA) 측에 따르면 부산항 전체 물동량은 코로나 이전보다 크게 늘지 않았지만 코로나19펜데믹으로 선박 운항 스케줄이 들죽날죽하면서 선박 회전율이 급감, 현재 부산 신항 전체가 선적 대기 중인 화물로 포화상태에 놓였다.



특히 신항 4부두(HPNT) 터미널의 경우는 사태가 심각한 수준이다.

BPA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만 해도 HPNT에서는 보통 컨테이너를 3단까지 쌓는 수준이었다. 그러나 현재는 화물 이동공간(0.5단) 포함 총 5.5단인 최대 높이를 넘어 6단까지 쌓일 경우가 적지않게 발생하고 있다.

지난 3월 부산항의 컨테이너 월간 물동량은 200만70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 20피트는 5899(길이)x2348(폭)x2390(높이)㎜)로, 2006년 개장 이후 처음으로 200만TEU를 넘어섰다.


이 같은 상황이 길어질 경우 선적지연에 따른 선박간 입항 스케줄이 꼬이는 등 차질이 발생하게 되고, 결국 부두 생산성 하락과 선박 회전율 급감으로 이어져 수출난 악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업체 입장에서는 선박의 흐름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화물을 실어나를 배와 컨테이너를 구하지 못하고, 수출해야 할 화물을 제때 싣지 못하면서 사실상 '물류마비' 사태를 맞고 있다.

백용주 부산항만공사 신항지사 차장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코로나 검사 등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체선현상이 벌어져 하역을 제때 소화하지 못하면서 선박 스케줄이 굉장히 엉켜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보통 배가 부산항에 도착해 하역 작업을 하고 다른 선박이 해당 물류를 싣고 나가는 시스템으로, 장치 기간이 보통은 3일 정도 걸리는데 포트가 포화상태다 보니 현재는 7~8일 정도 소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 신항 야드에서 컨테이너를 수직으로 쌓을 수 있는 최대 높이는 5단인데 최근에는 부두별로 4단에서 5단까지 쌓이고 있다"며 "현재 신항 전체 장치율은 평소 대비 20%이상 높은 수준인 90% 이상으로 회전이 안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백 차장은 "급한 수출 건에 대해서는 업체에 신항 인근 빈 땅을 임대해 주고 있다"면서도 "해당 부지가 넓지 않아 큰 도움은 안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해운 화물 대란이 본격화하면서 관련 업계의 고심은 깊다. 장기화 땐 물량이 쌓이면서 생산 자체를 하지 않게 되고, 운임료 상승에 따라 제품 가격 상승도 불가피해지면서 결국 소비가 원활하지 않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박호철 부산항만공사 글로벌 사업단장은 "운임료 협상력이나 재정력이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한 중소업체의 경우는 더 심각한 상황"이라며 우려했다.

그러면서 "부산에서 나갈 수 있는 배 확보가 중요한데, 세계적인 흐름을 봐서는 현재 한국의 비중을 늘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는 "우리 국적 선사(SM,HMM)의 적체율이 최근 30% 채 안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외국 선사의 경우 중국이 운임 여건이 좋다 보니 현재 많이 빠진 상황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현재가 가장 피크 상황으로, 내년부터 신항 3곳이 완성되고, 건조 중인 선박들이 올해 말부터 확보되면 서서히 균형 찾아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관련 장비를 확충하거나 부두가 더 있으면 상황은 나아질 것이지만 이마저도 단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며 "근본적으로는 미국 등을 중심으로 선박 운항이 정상화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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