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호조세 이어간 현대차·기아, 반도체 '보릿고개' 온다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이강준 기자 2021.05.04 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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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호조세 이어간 현대차·기아, 반도체 '보릿고개' 온다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4월에도 판매 실적이 개선세를 유지했다. 코로나 기저효과에 힘입어 해외 판매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면서다. 1분기와 달리 차량용 반도체 부족에 따른 생산차질이 일부 현실화됐지만 판매에 급격한 타격을 미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 4월 국내외 완성차 판매량은 34만5777대를 기록해 전년 동월대비 106.2% 증가했다. 기아는 78% 증가한 24만9734대를 국내외에서 판매했다.

이같은 실적 호조는 현대차와 기아 모두 해외시장에서 높은 판매 증가세를 나타내면서다. 현대차의 경우 27만5558대로 판매량이 전년대비 185.1% 급증했다. 기아 역시 전년보다 120.9% 증가한 24만9734대를 해외에서 판매했다.



코로나 기저효과에 해외 판매 '급증세'…반도체 수급 차질 영향은 아직 크지 않아
높은 증가율은 판매 호조 외에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인한 기저효과가 극대화된 영향이 컸다. 지난해 4월은 공장 가동중단과 판매 부진 이중고가 가장 극심했던 시기기 때문이다. 실제로 당시 현대차와 기아의 해외 판매량은 각각 9만6651대로 8만9901대로 지난해 유일하게 10만대 아래로 떨어졌다.

내수에서는 현대차·기아 모두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현대차는 내수 판매량이 7만219대로 전년대비 1.2% 감소했고 기아는 1.5% 늘어만 5만1128대를 국내에서 판매했다.

현대차는 그랜저가 이달 9684대 팔리며 전체 판매세를 주도했다. RV(레저용차량)에서는 팰리세이드 5777대로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수소전기차 넥쏘는 이달 1265대가 판매돼 월간 최다 판매기록을 또다시 경신했다. 월 1000대 판매량을 넘어선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기아는 8개월째 월간 판매량 1위를 이어가고 있는 카니발(8670대)이 내수 판매의 중심에 섰다. 카니발을 비롯해 전체 RV 모델은 2만2207대의 판매고를 기록했다. K5 등 승용 모델은 2만2047대가 이달 판매됐다.

반도체 '보릿고개', 5월이 고비…현대차, 이번주 포터 생산 일시 중단
우려했던 글로벌 반도체 수급 부족 여파의 경우 아직 전체 판매에 큰 영향을 주진 않았다는 진단이다. 현대차와 기아는 선제적인 재고 관리로 1분기까지 정상 생산을 이어갔지만, 수급 부족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4월에는 생산차질을 피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울산1공장과 아산공장이 이달 가동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휴업을 했지만 전체 공장 중 일부만 했던 상황"이라며 "반도체 부족 영향이 일부 있었던 것은 맞지만 컸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부품 부족이 본격화될 수 있는 5월 상황이 고비다. 이전보다 공장 가동 중단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차는 이날 포터를 생산하는 울산4공장을 오는 6~7일 휴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다른 공장의 경우도 상황에 따라 추가 휴업에 돌입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앞서 지난달 22일 열린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서강현 현대차 부사장 역시 "수급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5월 이후 생산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반도체 수급 상황을 면밀하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부진 이어가는 나머지 완성차들…회생차질·노조갈등 여파 여전
현대차·기아 외 나머지 완성차업체들은 여전히 부진을 지속하고 있다. 반도체 부품 부족에 더해 인수차질, 노조갈등 등 추가적인 문제들이 발목을 잡고 있어서다.

회생절차에 돌입한 쌍용차는 4월 판매량이 전년대비 35.7% 감소했다. 일부 부품 협력사들이 또다시 납품거부에 들어가면서 12일간 공장가동이 중단되면서다. 임금협상을 두고 노조와 갈등을 지속 중인 르노삼성은 지난달 판매량이 28.6% 줄었다. 한국GM 역시 주력인 트레일블레이저의 해외판매 호조에도 국내외 전체 판매량은 25.4%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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