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갖고 있던 아들 폰…한강 사망 대학생 父의 의심

머니투데이 김지현 기자 2021.05.04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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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에서 실종됐다 닷새 만에 시신으로 발견된 고(故) 손정민씨(22)의 휴대전화 포렌식이 진행된다. 경찰은 필요한 경우 실종 당시 함께 있었던 친구를 조사한다는 계획이다. 정민씨의 아버지 손현씨(50)는 끝까지 아들의 죽음의 의혹을 밝혀내겠다는 입장이다.



한강 실종 대학생 휴대폰…경찰 포렌식 진행
서울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손정민씨 빈소. /사진=김지현 기자서울 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손정민씨 빈소. /사진=김지현 기자


손씨는 3일 서울 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된 정민씨 빈소에서 취재진과 만나 아들의 휴대폰 포렌식을 서울 서초경찰서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정민씨의 휴대전화는 경찰 측이 수거해간 상태로 경찰은 진상 규명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손씨가 아들의 휴대폰 포렌식을 요청한 것은 실종 당일 함께 있던 친구 A씨가 기록을 지웠을 수도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달 25일 오전 3시30분쯤부터 A씨는 정민씨의 아버지 손씨를 만나기 전까지 휴대전화를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포렌식 작업을 토대로 필요할 경우 정민씨와 함께 술을 마셨던 친구 A씨도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일정은 잡힌 것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지난달 27일과 29일 두 차례 A씨를 상대로 최면요법에 나섰지만 그럴듯한 증거를 찾진 못한 것으로 전해진다. 손씨는 "29일엔 A씨 측이 변호사를 선임해 데리고 함께 왔다"며 "황당하고 괘씸했다"고 밝혔다. 손씨 측 역시 변호사 선임을 검토 중이다.

CCTV 남성 3명 관련없어…손씨 "꼭 밝혀낸다"
손정민씨 아버지가 블로그에 올렸던 사진손정민씨 아버지가 블로그에 올렸던 사진
정민씨가 마지막으로 목격됐던 반포한강공원 인근 폐쇄(CCTV)회로에 찍혔던 남성 3명은 정민씨의 실종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지난 1일 CCTV 속 남성 3명을 불러서 조사한 결과 정민씨의 사망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고 말했다. CCTV에 찍힌 남성 3명은 중학생 2명과 고등학생 1명 등 10대로, 당시 추격전을 벌이며 장난을 치고 있었던 것으로 진술했다.

CCTV 영상이 공개됐을 당시 남성 3명이 빠른 속도로 한강변 도로를 뛰어가는 모습이 담겨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실종 사건과 관련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손씨는 "아내가 혹시 영상 속 학생들이 정민이를 쫓는 것 아니냐고 했었는데, 아닌 걸로 밝혀졌다"고 했다.

손씨는 아들의 죽음의 이유를 끝까지 밝혀내겠다는 입장이다. 손씨는 "직접 가보면 실족사를 할 가능성이 적을 곳이다"라며 "가능하다면 사비를 내서 민간 잠수사를 고용해서라도 A씨의 휴대전화를 찾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 손씨는 아직 A씨 측에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했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손씨는 "만약 친구가 자기 부모와 통화를 했던 (새벽) 3시30분쯤 내게 연락을 하기만 했어도 정민이는 죽지 않았을 것"이라며 "5시가 넘어도 나와 아내에게 연락을 하지 않은 데에 대한 적어도 사과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민씨는 지난달 24일 밤 11시쯤 한강공원에서 A씨와 술을 마시고 현장에서 잠든 뒤 실종된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이튿날 새벽 3시30분쯤 자신의 부모와 한 통화에서 정민씨가 취해 잠들었는데 깨울 수가 없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친구는 부모와 통화 후 다시 잠들었고, 1시간 뒤 일어나 짐을 챙겨 집으로 향했다. 일어났을 당시 정민씨는 자리에 없었고, 친구는 정민씨가 먼저 집에 갔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오전 4시30분쯤 반포나들목 CCTV에서 A씨가 공원을 나오는 모습이 포착됐으나 정민씨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A씨가 정민씨의 부모와 통화한 오전 3시30분부터 4시30분 사이가 실종 시점으로 판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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