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신용대출 잔액은 3월말 잔액(135조3877억원) 대비 6조8401억원 증가한 142조2278억원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이 금융당국과 협의한 월별 신용대출 증가폭 관리 목표치 2조원의 3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다.
요구불예금 잔액 증가세는 둔화됐다. 3월엔 2.04%였던 증가율은 4월 한달 동안 1.46% 늘어나는 데 그쳤다. 요구불예금은 언제든 꺼내쓸 수 있는 통장으로, 이 잔액이 크게 늘지 않았다는 건 그만큼 통장에 돈을 쌓아두는 사람이 줄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실제 빚투 국면에서 요구불예금은 빠른 속도로 감소했었다.
업비트에 실명계좌를 내주고 있는 케이뱅크는 4월 한달 동안 고객 수가 146만명 늘었다. 같은 기간 수신 잔액은 3조4200억원이 불어나 총 잔액은 약 12조원으로 나타났다. 빗썸과 코인원과 제휴한 농협은행은 올해 1분기에만 신규 개설 계좌 수가 145.51% 급증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대규모 신용대출 증가는 하나의 계기가 있어야 가능하다"며 "너도 나도 코인에 투자하면서 나온 수치로 지난해 증시 활황 당시 대출 증가 양상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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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8일부터 진행된 SKIET 공모주 일반 청약도 신용대출 증가의 주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SKIET 청약은 최종 경쟁률 239.06 대 1을 기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증거금으로 역대 최대 규모인 80조5366억원이 몰렸는데, 개인의 경우 신용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을 가능성이 높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아직 SKIET 환불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신용대출 잔액이 불어나있는 상태"라며 "공모주 배정 이후 고객들이 대출금을 갚기 시작하면 다시 신용대출 잔액은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주택담보대출은 0.14% 증가하는 수준에 그쳤다. 가계대출은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으로 9조2266억원(1.35%) 늘어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많이 불어났다. 지난 3월 한달 동안의 가계대출 증가율 0.51%와 비교해 큰 폭으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