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관리 어려운 동학개미, 한화운용 직판서비스로 해방"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1.05.04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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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디지털전략본부장 인터뷰…"'파인앱' 출시로 2030 경제적 자유 줄 것"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디지털전략본부장/사진 제공=한화자산운용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디지털전략본부장/사진 제공=한화자산운용


"동학개미, 서학개미가 많아진 것은 펀드매니저를 못 믿어서다. 직판(직접판매) 채널인 '파인(PINE)'을 통해 신뢰를 회복하겠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디지털전략본부장은 오는 11일 직판 애플리케이션인 '파인' 출시를 앞두고 이 같은 포부를 내비쳤다. '파인'은 소나무처럼 든든한 투자메이트가 되겠다는 뜻을 담았다.

대형 자산운용사 중에서 직판앱을 출시하는 것은 한화운용이 처음이다. 앞서 중소형 자산운용사인 메리츠자산운용과 에셋플러스자산운용이 직판앱을 출시했지만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했고, 삼성자산운용은 ELF(주가연계펀드) 위주 온라인 플랫폼만 운영 중이다.



대형 운용사 최초이지만, 그는 이것도 늦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동·서학개미의 등장이 기존 펀드매니저와 금융권에 대한 불신에서 비롯된 만큼 진작 직판앱 등을 출시해 투자자와 소통했어야 한다는 반성이 담겼다.

최 본부장은 "라임, 옵티머스 사태를 따져보면 고객과 소통하지 않은 운용사 문제가 더 크다"며 "펀드를 만드는 사람들이 은행이나 증권사에 판매 보수를 준다는 이유로 고객 설명 의무를 그들에게 전가했기 때문에 사고가 발생한 것이고, 고객들이 펀드상품에서 등을 돌리는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이에 자산운용사나 펀드매니저 모두 고객과 직접 소통에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파인'에 가입한 동학개미들이 증시에서 승리의 기억을 갖고 경제적 자유를 가질 수 있도록 돕겠다고도 강조했다. 파인 출시일을 5월11일, 동학농민혁명일로 맞춘 이유다.


파인앱은 철저히 2030 동학개미 눈높이에 맞춰 만들었기 때문에 직관적인 UI(사용자 인터페이스)로 구성됐다. 펀드도 투자자 눈높이에 맞춰 엄선한 7개 라인업만 선보인다. '예금금리+α'를 추구하는 국내외 채권펀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언택트 트렌드 투자상품과 연금저축용 TDF(타겟데이트펀드) 등이다. 추후 직판앱 전용 펀드도 출시할 계획이다.

최 본부장은 "기존 직판앱은 만물상처럼 펀드를 나열해놓고 고객한테 공부해서 고르는 식인데 이건 초등학생들더러 메이저리그에서 뛰라는 것과 다를 바 없다"며 "우린 상품과 운용역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해서 7개 라인업으로 출발할 예정이고, 추후 넷플릭스 오리지널 콘텐츠처럼 '파인'만의 펀드도 내놓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동학개미의 경제적 자유'를 추구하는 만큼 직판앱에 펀드 정보 외에 2030 투자자들의 탐구욕을 채울만한 투자 정보도 제공할 예정이다. 투자 컨설팅과 동영상 콘텐츠, 펀드매니저의 투자레터(LETTER) 등이 그것이다.
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디지털전략본부장최영진 한화자산운용 디지털전략본부장
판매보수는 업계 최저 수준인 0.1~0.2%로 책정했다. 앱 전용펀드의 경우 운용 보수도 일반 펀드보다 낮게 설정할 예정이다.

그는 "시스템 구축비용을 제거하면 거의 수수료가 제로에 가까워 우리 앱이 자산운용사 발(發) 수수료 인하 단초가 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1~2.5%의 수수료가 절약되면 그만큼 고객들의 수익이 올라가게 된다"고 강조했다.

파인앱을 필두로 자산운용업계가 고객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투자자들이 건강한 투자습관을 체득해 궁극적으로 투자환경이 달라진다면 금융기관들도 신뢰를 되찾을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 본부장은 "중국 마윈 알리바바 회장이 '위어바오' 상품(MMF)으로 개인 자금을 200조원 모아 글로벌 최대 ETF(상장지수펀드)에 맞먹는 규모로 성장했듯, 국내 운용사들은 개인투자자를 소홀히 하면 안된다"며 "개인투자자 역시 70년간 생명보험사 자산을 운용해온 한화자산운용의 노하우를 빌리면 자금이나 네트워크, 정보 비대칭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만큼 진정한 동반성장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운용은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원격근무 서비스를 도입한 회사이기도 하다. 현재 시범운영을 거쳐 오는 6월 본격 서비스를 앞뒀다. 이 역시 최 본부장이 진두지휘했다.

최 본부장은 "원격 근무를 통해 직원들이 자기주도형 근무를 하게 되면서 디지털 노마드 DNA를 축적하게 됐다"며 "직원 출퇴근시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고 '줌(ZOOM)'을 통해 회의를 하면서 프린트물도 거의 안 쓰게 돼 ESG 선두 운용사다운 모습을 더욱 갖추게 됐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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