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도 키트로 진단'…K-진단키트 美 진출 노린다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21.05.03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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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노믹트리, 대장암·방광암 진단 키트 美 탐색 임상 돌입

지노믹트리 얼리텍 대장암 진단 키트/사진제공=지노믹트리지노믹트리 얼리텍 대장암 진단 키트/사진제공=지노믹트리


코로나19(COVID-19)로 관련 진단키트 기업들이 급성장하면서 진단 바이오 기업 전반으로 시장의 관심이 확대되고 있다. 진단 대상자의 검체를 채취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코로나19 진단키트처럼 암도 신속 진단키트로 발병 여부를 진단하는 것이 가능하다. 국내에선 지노믹트리·싸이토젠·젠큐릭스·엔젠바이오 등이 관련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일부 상용화하고 해외 임상에 도전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바이오마커 기반 체외 암 진단 기업 지노믹트리 (22,550원 ▼1,500 -6.24%)는 지난달 23일 임상시험 및 증설을 위한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600억원 규모의 전환우선주(CPS)와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1개 기관을 대상으로 100억원 규모 CPS를 발행했으며, 11개 기관에는 500억원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지노믹트리 관계자는 "이번 CB발행 조건은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이 모두 0%로 회사에 유리한 조건"이라며 "수요예측에 당초 계획보다 3배 많은 자금이 몰렸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얼리텍 대장암 진단 키트의 미국·중국 등 해외 임상과 국내 임상에 투입할 예정이다. 또 일부는 암 조기진단 분석센터 규모 증설에 사용할 계획이다.

지노믹트리는 대한대장항문학회와 지난해 4월부터 대장암 고위험군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얼리텍 성능평가용 연구자 주도 임상을 진행했다. 지난달 대장암 발생 고위험군 및 60세 이상 참여자 751명 중 1차(466명) 중간분석을 진행한 결과를 발표했다. 대장암을 진단해 내는 민감도(진양성률)가 100%(대장암 환자 10명 모두 양성), 질병이 없을 때 '없음'으로 진단해 내는 특이도(진음성률)가 87.9%로 나타났다. 연구자 주도 임상시험은 올해 6월경 종료될 예정이다

국내와 동시에 미국에선 2024년 종료를 목표로 대장암 진단 키트의 탐색임상을 시작했다. 탐색임상은 FDA 시판 전 승인 목적으로 검체 300개 중 70%(200여개) 이상의 검체 모집을 마친 상태다. 회사는 오는 2022년 CRO(임상시험수탁기관)를 선정한 뒤 확증 임상을 시작할 계획이다. 확증 임상은 2024년까지 마칠 계획이다.


또 회사는 대장암 키트 뿐 아니라 방광암 키트의 확증임상, 미국 탐색 임상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미 방광암 키트의 국내 탐색 임상은 마무리한 상태다.

안성환 지노믹트리 대표는 "방광암의 경우 일반적인 암 발생비율이 낮기 때문에 혈뇨 환자 등 암에 걸릴 수 있는 위험인자가 높은 사람을 대상으로 탐색 임상을 진행했다"며 "혈뇨 환자의 약 20%가 방광암 진단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이 필요한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확증 임상과 함께 미국에서도 탐색 임상을 시작할 예정으로 현재 UCLA 비뇨기과에서 IRB(임상연구윤리심의위원회)를 신청해서 평가중인 단계"라고 덧붙였다.

싸이토젠 (13,560원 ▼30 -0.22%)은 살아 있는 CTC(순환종양세포)를 분리해 HDM칩(고밀도 미세공칩)에 배양하고 이를 토대로 진단을 내리는 플랫폼 기술 기업이다. 연내 미국 내 CLIA(Clinical Laboratory Improvement Amendments)를 통해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회사는 지난 3년간 일본 다이찌산쿄, 서울아산병원 김상위교수팀과 3년간 공동연구를 진행한 결과를 지난달 열린 미국 암 연구학회에서 공개했다.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바이오마커인 AXL의 발현을 장기 추적한 결과, AXL의 발현이 관찰되는 경우 최소 4주에서 3개월 이전 시점에서 암의 재발 여부를 사전에 진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바이오 뿐 아니라 IT기술을 기반으로 한 기업들도 진단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옵토레인은 디지털 PCR(유전자 증폭)을 반도체 광학센서 위에서 빠르고 간편하게 구동하는 디지털 실시간 PCR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기존 바이오기업들과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시료 내 극미량의 유전자를 활용해 0.01% 수준의 민감도로 진단이 가능하다.

엔젠바이오 (6,410원 ▼150 -2.29%)는 유전체 분야 진단 시약 및 소프트웨어 제조 판매 전문기업으로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 분석 플랫폼을 구
축해 정밀진단에 나서고 있다. 현재 온코닉테라퓨틱스, 오토텔릭바이오 등 국내 바이오 기업 여섯 곳과 동반진단 제품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엔젠바이오 관계자는 "임상시험이나 진단 후 투약 전 동반진단 키트를 활용하면 환자에게 약효가 나타날지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것이 가능하다"며 "신약을 직접 개발하지 않고도 NGS 기반 정밀진단 제품만으로 시장을 확대해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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