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퓨얼셀의 수소연료전지, 세계 선박시장 변화 주도할 것"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5.04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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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제로'로 진화하는 그린뉴딜]수소경제브레인③ 문상진 두산퓨얼셀 R&D 신사업본부 상무

/사진=두산퓨얼셀/사진=두산퓨얼셀


"지금까지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연료전지 중심으로 사업을 확대해 왔습니다. 그룹 수소 태스크포스팀(TFT)이 수소의 생산·수송·저장·활용 등 전 밸류체인(가치사슬)에서 수소사업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새로운 기회를 탐색하고 있는 만큼, 두산퓨얼셀도 새 활용 영역으로 다양한 사업기회를 확대, 수소 발전의 풀라인업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국내 수소연료전지의 자타공인 강자인 두산퓨얼셀. 두산퓨얼셀 (18,850원 ▼580 -2.99%)에서 R&D/신사업본부를 책임진 문상진 상무(사진)는 3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두산퓨얼셀이 발전용 연료 중심에서 벗어나 건물, 선박 등 연료전지의 모든 분야를 커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수소 사업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는 두산 그룹의 미래 설계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 셈이다.



수소연료전지는 수소와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전기, 열을 생산한다. 미세먼지,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배출이 '제로'인 친환경 발전원이다. 특히 연료전지는 발전소는 물론 수소차나 드론까지 움직이게 하는 수소경제 핵심 동력이자 심장으로 불린다.

최대 90%의 변환효율로 전기·열에너지를 생산해낼 정도로 효율이 높고 다른 신재생에너지에 비해 환경 제약이 덜하단 점, 설치면적이 태양광이나 풍력 대비 30분의 1~300분의 1에 불과하단 점 등이 장점이다. 이런 장점이 부각되면서 정부도 2022년 수소발전의무화(HPS) 제도 시행을 앞뒀다. 이는 전력 생산, 판매 업체에 수소연료전지 발전 의무를 부과하는 제도다.



두산퓨얼셀은 수소연료전지 발전시장 점유율이 70%에 달할 정도로 입지가 독보적이다. 최근 3년 연속 신규 수주 1조원을 달성했다. 두산퓨얼셀은 지난 2014년 미국 발전용 연료전지 원천기술 보유업체 '클리어엣지파워'를 인수하면서 친환경 발전방식인 연료전지 시장에 진출한 뒤 꾸준히 기술 이전을 진행함과 동시에 사업 규모를 키워왔고 2019년 10월 (주)두산에서 분할·출범됐다.

문 상무는 "두산중공업 시절부터 연료전지를 꾸준히 개발해온 이력이 있었기에 인수 후 빠른 기술 내재화 및 관련 부품소재 업체로의 기술 이전에 속도를 낼 수 있었다"며 "초기 기술이전에서 벗어나 국내 업체들과 함께 추가 기술개발을 공동으로 진행,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구축에 기여하고 있단 점에서 큰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두산퓨얼셀은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 국산화율을 98%로 끌어올린 일등공신이다. 빠르게 시장에 뛰어든 만큼 두산퓨얼셀은 다양한 연료전지 기술도 섭렵중이다. 고분자전해질형 연료전지(PEMFC), 인산형 연료전지(PAFC)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는데다 3세대 연료전지로 꼽히는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로도 포트폴리오를 확장중이다. 연료전지는 전해질에 따라 종류가 나뉘는데 PEMFC는 차량용, PAFC는 중소 발전 및 난방, SOFC는 대규모 발전이나 선박용 등 특화분야가 조금씩 다르다. 즉, 각 기술을 확보함에 따라 사업 영토가 확장된다.


지난 3월 한국조선해양과 함께 친환경 선박용 연료전지 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영역 확장의 대표적 예다. 앞서 140여 척의 석유화학제품·원유 운반선을 보유한 글로벌 선사 나빅8과도 협업을 발표했었다.

문 상무는 "국제해사기구(IMO)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8년 대비 50% 감축하겠다고 밝혔는데 이는 기존 내연기관 엔진으론 맞출 수 없는 규제 수준"이라며 "두산퓨얼셀의 선박용 연료전지가 개발되면 기존 발전기는 물론 주추진용 내연기관까지 대체해 발전 효율을 40% 이상 높이고 오염물질도 줄일 수 있어 세계 선박산업을 선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두산퓨얼셀이 개발중인 트라이젠(Tri-gen) 시스템 역시 사업 확장에 기여할 획기적 발명품이다. 트라이젠은 LPG 등 가스를 원료로 전기, 열, 수소를 모두 생산할 수 있는데 사업 분야를 수소 생산까지 아우를 수 있단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 상무는 "특히 수소와 전기를 함께 충전할 수 있는 복합 충전소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데 전기차 급속충전을 위해 350kW 이상의 고전력을 전력망 교란 없이 바로 공급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며 "현재 트라이젠 모델 개발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고 올해 상반기 안에 내부 테스트를 진행, 가스공사와 함께 2022년 초 본격적으로 실증 및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귀띔했다.

두산퓨얼셀은 그린수소를 활용한 연료전지 운영도 염두에 뒀다. 문 상무는 "현재는 수소공급 인프라 제한으로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에서 수소를 얻는다"면서도 "앞으로 태양광이나 풍력 등 청정 재생에너지 기반의 청정수소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고 경제성을 갖추면 생산에서 배출까지 그야말로 '청정 끝판왕' 연료전지를 선보일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두산퓨얼셀은 두 개의 시장을 모두 공략할 뿐만 아니라 연료전지가 갖는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LNG터미널 모델, LNG 냉열 활용 초저온 창고모델 등 다양한 응용분야에서의 글로벌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HPS 제도 시행이나 각국 친환경 정책들이 더 강화되면 두산퓨얼셀을 향한 수요는 더욱 늘어날 수밖에 없다. 해외로의 판로도 크게 확장될 수 있다. 최근 연료전지 생산능력을 확장하는 등 대비에 나선 이유다.

두산퓨얼셀의 올해 신규 수주 목표는 전년 대비 31.5% 가량 늘어난 142MW다. 지난해 말 국내 익산공장 기준 최대 90MW의 생산능력을 2022년까지 275MW로 확대하는 증설 공사도 진행중이다. 2023년 SOFC 증설분까지 고려하면 국내 생산능력은 2023년 325MW, 2026년 이후 620MW까지 늘어날 것이란 증권가 추정이 나온다.

문 상무는 "오랜 동면기를 지나 이제 본격적으로 연료전지 가치를 알 수 있는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며 "두산퓨얼셀과 함께 성장하고 있는 기업들이 전세계 많은 연료전지 업체에 관련 부품과 소재를 수출하는 모습을 곧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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