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출신도 영입" 성장에 날개 단 명품 e커머스 플랫폼 3인방

머니투데이 오정은 기자 2021.05.0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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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파페치(Farfetch) 꿈꾸는 명품 플랫폼, 앞다퉈 인재 영입

"샤넬 출신도 영입" 성장에 날개 단 명품 e커머스 플랫폼 3인방


명품을 온라인에서 구매할 수 있는 럭셔리 플랫폼 스타트업 3인방이 올해도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국면에서 급성장한 머스트잇, 발란, 트렌비는 올해 또 한번의 도약을 위해 인재 영입에 나섰다.

'럭셔리 커머스' 걸맞는 인재 영입으로 몸집 불려
3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온라인 럭셔리 부티크 발란은 샤넬코리아에서 10년간 근무하며 럭셔리 브랜드의 유통망 관리와 디지털 전환을 담당한 김은혜씨를 리테일 부대표로 지난 4월19일 영입했다. 김은혜 신임 부대표는 샤넬코리아에서 마케팅과 리테일, 면세 부문을 담당했고 청담동 플래그십 스토어 오픈 과정도 지원했다. 발란은 샤넬 출신의 김 부대표 영입으로 고객 VIP 서비스 개선, 글로벌 브랜드 발굴을 강화할 예정이다. 김 부대표는 샤넬에서의 경험을 살려 발란에서 고객들이 만나게 될 '고객 경험'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트렌비도 지난달 초 베인앤드컴퍼니 상무 출신인 민예홍씨를 최고전략책임자(CSO)로 영입했다. 펜실베니아대학교 와튼스쿨 대학원 MBA를 수료한 민씨는 트렌비의 최고전략책임자로 미래 핵심사업과 글로벌 시장 개척을 담당하게 됐다. 올 들어 트렌비가 신규 론칭한 중고 명품 리세일(재판매) 사업 확장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스타트업으로 출발한 이들이 기성 명품업체와 컨설팅 업체에서 인재를 영입하며 몸집을 불리는 것은 신사업 확장과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서다. '명품'이라는 재화 특성상 스타트업인 이들은 명품의 최대 유통경로인 백화점과도 경쟁해야하는데, 온라인에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해 소비자를 끌어들일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발란에 합류한 김은혜 부대표는 "소비자들이 럭셔리 브랜드를 구입하는 것은 단지 비싼 제품을 구매하는 것 이상의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온라인에서 처음 럭셔리 제품을 구입했던 고객에게 명품을 구매하는 것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김은혜 발란 부대표, (오른쪽) 민예홍 트렌비 최고전략책임자/사진=각사 (왼쪽)김은혜 발란 부대표, (오른쪽) 민예홍 트렌비 최고전략책임자/사진=각사
온라인에서 명품을 구매하던 소비층의 저변이 2030세대에서 4050세대로 확장되면서 서비스 변화에 대한 필요성도 커지고 있다. 발란은 2021년 들어 45세~54세 고객 비중이 지난해 17%에서 올해 1분기 29%로 급성장했다고 밝혔다. 55~64세 이용자도 지난해 7%에서 올해 16%로 크게 늘었다. 발란은 늘어나는 고객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최근 서울과 수도권에서 당일배송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관련 전문가를 비롯한 인재 채용을 크게 늘리고 나섰다.

명품 스타트업 3인방, 올해도 거래액 100% 넘게 느는 중
명품 온라인 스타트업 3인방 가운데 거래액이 가장 큰 것은 머스트잇이다. 머스트잇은 지난해 거래액이 2019년 1500억원 대비 66% 증가한 2500억원을 달성했다. 스타트업 설립 초기부터 흑자를 냈던 머스트잇은 지난해도 흑자를 달성하면서 당기순이익이 77% 늘기도 했다.
트렌비도 지난해 연간 거래액이 2019년 대비 2.5배 늘었다. 첫 서비스 개시 이후 3년 8개월 만에 월간 활성 사용자 수 450만명을 돌파했다. 트렌비는 올해 거래액 목표치를 전년비 2.5배 성장으로 설정한 상태다. 월 평균 거래액은 15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4월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6번째 해외지사를 설립하며 상품군 확대를 위한 거점도 늘리고 있다.

2020년을 계기로 몸집을 불린 발란은 올해도 1분기에만 거래액이 289% 상승하며 폭발적 성장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1분기 플랫폼 방문자수도 전년 동기대비 118% 증가했다.


(왼쪽부터)최형록 발란 대표, 박경훈 트렌비 대표, 조용민 머스트잇 대표/사진=각사 제공(왼쪽부터)최형록 발란 대표, 박경훈 트렌비 대표, 조용민 머스트잇 대표/사진=각사 제공
머스트잇은 지난해 7월에는 서비스 고도화를 위한 기술 개발 투자, 마케팅 및 인재 채용 등에 집중하기 위해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유치했으며 투자 당시 기업 가치는 1000억원 이상을 인정받았다. 트렌비도 2019년 70억원 규모 시리즈A 투자를 유치한 뒤 올해는 220억원의 라운드C 투자를 유치하면서 총 누적 투자금액 400억원을 달성했다.

트렌비에 C라운드 투자를 리드한 김홍찬 IMM인베스트먼트 상무는 "명품 버티컬은 최근 몇 년 사이 매우 뜨거운 분야가 되었다"며 "트렌비는 기술적 차별성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며 가장 빠른 성장을 보여준 기업"이라고 투자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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