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새 90% 뛴 구리, 공급도 부족…투자하려면

머니투데이 김지성 기자 2021.05.0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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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그래픽=이지혜 디자인기자


글로벌 경제가 정상화 국면을 맞아 구리 가격이 치솟고 있다. 전문가들은 구리가 구산업과 신산업의 접점에 있는데다 세계 각국의 정책이 구리 수요 증가로 이어져 당분간 상승세가 지속할 것으로 진단했다.



3일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구리 가격은 톤당 9949달러를 기록했다. 전날엔 장중 1만8달러까지 치솟으면서 2011년 2월 이후 10년 만에 1만 달러를 돌파했다.

구리 가격은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에만 13%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하면 90% 넘게 상승했다.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지난해 3월엔 톤당 4371달러까지 주저 앉았다.



구리는 실물경제의 선행 지표로 불린다. 전기, 전자, 통신, 건설 등 각종 산업 분야에서 구리가 필수적으로 사용돼 경기 회복기에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닥터 코퍼'(Dr. Copper·구리 박사)라는 별칭도 같은 이유에서 붙었다.

최근 구리 가격의 급등은 세계 경기 회복으로 수요는 급증했지만 공급은 부진한 탓으로 풀이된다.

특히 세계 구리 생산의 절반 이상을 흡수하는 중국에서 수요가 증가한 것이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정부간국제구리연구소(ICSG)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중국의 구리 수요는 13% 늘었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도 구리 가격 상승 요인 중 하나다. 앞서 바이든 정부가 발표한 인프라 투자 계획을 보면 전기차와 친환경 정책, 제조업 지원 부문의 예산 비중이 높다.

구리는 철도, 전력망, 주택 건설 등 대부분의 인프라 구축에 사용된다. 또 구리 사용량이 기존 내연차보다 2~6배 이상 많은 전기차 생산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구리 공급은 급등하는 수요를 맞추지 못하고 있다. 전세계에서 구리 정광 채굴량이 가장 많은 칠레와 페루의 경우 코로나19 확산이 올해 들어 더욱 심해지면서 채굴 작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구리 초과 수요 국면이 예상되는 가운데, 구리에 투자하려면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면 된다. 국내 구리 관련 ETF에는 TIGER 구리실물 (10,480원 ▲15 +0.14%), KODEX 구리선물(H) (6,955원 ▲55 +0.80%) 등이 있다. 최근 3개월 동안 이들 ETF 수익률은 각각 27%, 26%였다.

TIGER 금속선물(H) (5,585원 ▼5 -0.09%) ETF를 통해 구리뿐 아니라 알루미늄, 니켈 등 주요 산업금속 포트폴리오에 투자할 수도 있다. 이 ETF의 경우 같은 기간 20%의 수익률을 보였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구리는 구경제와 신경제에서 모두 사용되는 접점에 있다"며 "여타 원자재 대비 구리의 가격 상승 압력이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제의 반등 국면에 생산과 투자가 확대되며 구리 수요가 늘어나는 통상적인 사이클과 함께 각국의 친환경 정책 도입 속도가 예상보다 빠른 데 따른 모멘텀도 동반될 것"이라며 "올해 구리는 초과 수요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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