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계약 백신' 90% 공급일정 미정…"계획 투명공개해야"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021.05.03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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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5일 오전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관내 만 75세 이상 어르신들이 화이자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지난 4월 15일 오전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관내 만 75세 이상 어르신들이 화이자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정부가 계약을 완료한 1억9200만회분의 코로나19 백신 중 90%가 공급일정이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부족에 대한 우려가 거센 가운데 보급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실이 백신도입총괄팀으로부터 제출받은 백신 현황 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말부터 지금까지 계약한 백신 물량은 1억9200만회분(9900만명분 중 1809만회분만 상반기 도입이 확정됐다.



현재까지 정부가 실제 확보한 백신은 412만3000회분 정도다. △국제 백신 공급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를 통해 54만9000회분(화이자11.7만·아스트라제네카 43.2만) △아스트라제네카(AZ) 157만4000회분 △화이자 200만회분 등이다.

정부는 2분기에는 코백스 196만5000회분(AZ 166만8000만회분, 화이자 29만7000회분), AZ 700만회분, 화이자 500만회분 등 총 1397만회분의 백신 도입을 확정했다.



추가로 얀센·모더나·노바백스 등으로부터 총 271만회분의 2분기 공급을 협상해 상반기 최종 2080만회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3분기에는 약 8000만회분(누적 1억회분), 4분기에는 약 9000만회분을 도입해 누적 1억9000만회분을 도입할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정부가 이제부터 3·4분기에 걸쳐 도입할 나머지 1억7400만회분(전체의 90%)의 계약 물량에 대해 아직 공급일정조차 확정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아직까지 관련 일정을 두고 각 백신사와 협의 중에 있다. 추후 접종 일정에 차질을 빚지 않기 위해 백신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권의원은 "(정부가)'충분한 물량을 확보했다'고 말하지만 어떤 백신이 언제, 얼마만큼 들어오는지 어느 누구도 정확하게 공개를 하지 않고 있다"면서 "정작 내가 언제 백신을 맞을 수 있는지 아는 국민들이 거의 없는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계획보다 늦어지면 늦어지는 대로 수급 상황과 구체적 접종 계획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면서 "대국민 홍보용 '백신 확보' 발표만 내놓을 것이 아니라, 당장 내일이라도 가져올 수 있는 실질적 백신 확보에 모든 외교력을 동원해달라"고 전했다.

한편 방역 당국은 예방접종 일정에 차질이 없다고 거듭 밝혔다. 질병관리청은"5월 중순부터 AZ 백신 약 700만회분이 순차적으로 도입될 예정"이라며 "5월 초에는 위탁의료기관 및 보건소, 군부대 등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남은 물량을 활용해 접종이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대행도 전날 "일각에서 '화이자백신 바닥' 등의 표현으로 지나친 불안감을 가져오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며 "백신 접종은 계획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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