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 뚫는 모더나·화이자, 美 백신 동아시아 진출 본격화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2021.05.03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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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中 뚫는 모더나·화이자, 美 백신 동아시아 진출 본격화


미국이 개발한 코로나19(COVID-19) mRNA(메신저 RNA) 계열 백신의 동아시아지역 공급 확대가 본격화될지 주목된다. 모더나는 한국 지사 설립 절차에 사실상 돌입하며 한국 대량생산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고 화이자 백신은 조만간 중국 허가가 확실시된다는 말이 나온다. 백신 업계에서는 미국과 유럽의 집단면역 달성이 임박한 가운데 현존하는 백신 중 상대적으로 안전성·유효성이 우수한 두 백신의 동아시아권 공급 확장도 가속화된다는 해석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모더나는 최근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 내 사업을 위한 임원급 인사(제너럴 매니저, GM) 채용에 나섰다고 밝혔다.

모더나는 "한국에서 새 법인을 설립하고 수익 성장을 극대화할 인재를 찾는다"며 "한국 내 사업 조직을 구축하고 경영을 책임지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더나의 한국 지사 설립 절차가 시작된 셈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모더나가 한국을 코로나19 백신 핵심 위탁생산 기지로 삼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모더나는 현재 미국을 포함, 지사가 있는 스위스와 프랑스, 스페인 등의 기업하고만 위탁생산 계약을 맺었다"며 "한국 지사 설립이 위탁생산과 연계돼 있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로 모더나 역시 홈페이지 채용 공고에서 "(한국 내 사업을 책임질 임원급 인사는)백신 공급 계획 관련해서 한국 정부와 소통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와의 소통이 핵심 업무라는 점을 명시했다.


마침 우리 정부도 모종의 백신을 두고 '8월 국내 대량생산' 계약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을 공언한 상태다. 지난 달 백영하 범정부 백신도입TF 백신도입총괄팀장은 "국내 A 제약사가 해외에서 승인된 백신을 생산하는 것과 관련해 구체적 계약 체결이 현재 진행되는 거로 안다"며 "8월부턴 승인된 백신이 국내에서 대량으로 생산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시에도 모더나 백신 설이 나왔는데, 그 가능성이 이번 한국 지사 설립 절차 돌입과 함께 더 올라간 셈이다. 현재 위탁생산이 가능한 업체로는 모더나 백신의 국내 유통을 맡은 GC녹십자 (110,000원 ▼100 -0.09%)와 mRNA백신 생산능력을 갖춘 것으로 알려진 한미약품 (300,000원 ▼6,000 -1.96%) 등이 거론된다.

또 다른 mRNA 백신인 화이자 백신은 조만간 중국 허가가 날 수 있다는 언급이 나온다. 미국 화이자와 코로나19 백신을 공동 개발한 독일 바이오엔테크의 우구르 사힌 CEO(최고 경영자)는 최근 독일 외신기자클럽과의 화상 간담회에서 "중국 당국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며 "7월까지 승인은 확실시되며 7월부터 중국에 화이자 백신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7월 허가가 현실화하면 화이자 백신은 중국에서 사용되는 첫 서방권 백신이 된다. 현재 중국은 시노팜과 시노백 등 4개 자국 백신에 대해서는 사용을 승인했지만 미국 화이자와 모더나, 얀센을 비롯,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등 유럽 개발 백신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

중국이 내년 2월로 예정된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대비해 해외 백신 승인을 준비중인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주재 해외 기업의 요구도 있을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미국 개발 두 백신의 이 같은 동아시아권 생산 및 중국 허가 움직임은 지난해 말 글로벌 백신국면 진입 후 처음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과 유럽이 백신 물량을 바탕으로 곧 집단면역을 달성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이 같은 움직임이 나왔다는데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은 오는 7월 집단면역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 상태다. 미국은 성인의 55%가 1회 이상 접종을 받았고 유럽연합(EU)의 접종률은 이보다 낮은 20%대 지만 7월 말까지 역내 성인 인구 70%가 접종을 하기에 충분한 물량을 확보한 상태다. 반면 한국의 접종률은 2%대이며 중국은 4%대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미국 개발 백신이 동아시아권으로 본격적으로 풀리는 신호탄일 수 있다"며 "우리에게는 긍정적 신호이지만 관건은 실제 국내 위탁생산 성사 여부와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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