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물에 '남혐' 논란이 일었던 편의점 GS25는 사과문을 올렸고, 일부 남성 중심 커뮤니티는 또 다른 사냥감을 찾고 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2010년대 후반부터 남혐, 여혐이 반복을 넘어 혐오를 정당화하고 다른 집단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진화했다"고 지적했다.
(좌)GS25에서 올린 '전화 한통으로 생명을 구한 GS25 스토어매니저' 이미지. 일부 누리꾼들은 여기에도 메갈리아를 상징하는 손 모양이 2개나 있다고 주장한다. (우)일부 커뮤니티에 올라온 'GS25 불매운동' 이미지/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엄지와 검지를 C자형으로 만든 해당 손 모양은 메갈리아의 상징으로 통하며 한국 남성의 성기가 작다는 걸 조롱하는 의미로 전해진다. 앞서 유튜브 채널 '왜냐면하우스'도 해당 손 모양이 쓰여 논란이 됐다.
사과와 해명에도 일부 남성 중심 커뮤니티는 계속해서 해당 손 모양을 찾고 있다. 이들은 GS25의 SNS 계정에서 과거 올렸던 게시글들을 모두 보며 남혐 표현이 포함됐다고 생각되는 제작물들을 찾았다. 이어 GS25를 남혐 기업이라고 못 박고 불매운동까지 벌이고 있다.
다른 편의점 브랜드인 CU에서도 비슷한 손 모양이 있다며 글을 올리는 사람도 있다. 일상 생활에서 자연스럽게 나온 손 모양도 메갈리스의 상징으로 몰아가는 현상이 심해지자 이를 조롱하는 글까지 올라오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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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패션플랫폼 무신사는 홍보물에 비슷한 논란이 일자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구도"라며 "그동안 수 없이 만들어진 디자인과 유사한 구도의 이미지까지 문제 삼는다면 이는 분명 억울한 희생자를 만들어 또 다른 혐오를 부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유없는 차별과 혐오가 사라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혐오' 이미지 덧씌워... "男女 성 대립 극에 달했다"
남초 커뮤니티에서 GS25 게시글 중 메갈리아의 손 상징과 비슷한 모양을 한 게시글을 찾고 GS25를 '남혐 기업'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표시한 부분이 남초 커뮤니티에서 '남혐'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이다/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전문가들은 남혐, 여혐을 넘어 남녀 성간 대결로 치닫고 있다고 분석했다. 남성들과 여성들은 상대의 성을 경쟁집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빠르게 확산됐고, 불공정하게 대우를 받는 것도 다 상대의 성 때문이라 간주한다고 설명했다.
최항섭 국민대 사회학과 교수는 "남혐 역미러링 이미지도 SNS, 댓글 등으로 빠르게 확산됐다"며 "메갈리아, 일베 같은 커뮤니티 등에서 불공정한 대우를 받는 게 상대 성 때문이라고 간주하고 '자기 집단만 옳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일시적으로 상대성에 대한 강한 불만 표출 때문에 혐오 논란이 끊이지 않는 것"이라며 "콘텐츠 등을 제작할 때 2030세대의 성 관념을 공유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내부에서만 콘텐츠를 검토할 게 아니라 외부 일반인들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