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조' 실탄 쌓은 SK이노 "친환경사업 속도"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5.03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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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조' 실탄 쌓은 SK이노 "친환경사업 속도"


SK이노베이션 (103,800원 ▼2,400 -2.26%)이 SKIET의 공모청약 흥행에 힘입어 친환경 시대에 발맞춘 사업 체질 전환에 가속도를 붙일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구주 매출뿐 아니라 페루 광구 매각, SK루브리컨츠 지분 일부 매각 등을 통해 3조원이 넘는 자금을 확보하면서 최태원 SK 그룹 회장이 주창하는 '파이낸셜 스토리' 경영에서 그룹 주력 계열사로 저력을 보여줄 채비를 마쳤다.

3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1일 코스피 데뷔를 앞둔 SKIET 상장을 통해 1조3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손에 쥔다. SK이노베이션이 기존에 보유했던 SKIET 주식 1283만4000만주 구주매출을 통해서다. SKIET의 공모가가 희망밴드 최상단인 10만5000원에 결정되면서 1조3475억원의 현금 확보가 확정됐다. 이번 상장 이후 SK이노베이션의 SKIET에 대한 지분율은 기존 90%에서 61.2%로 내려간다.



SK이노베이션은 앞서 윤활유 사업 자회사 SK루브리컨츠 지분 40%를 국내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에 매각하면서 1조1000억원을 확보했다. 2019년 페루 광구 매각 결정으로 챙길 1조2500억원까지 더하면 3조원 이상의 실탄이 쌓인 셈이다. 조만간 SK종합화학 지분 일부 매각 등도 검토해 추가 재원 마련에 나설 전망이다.

목적은 하나다. 빠른 시간 내 탄소 중립 기업으로 거듭나 친환경 시대에도 생존을 넘어 성장하는 기업이 된다는 전략이다. 현재 시점에서 '알짜'로 보이는 기업이라도 중장기적 미래 관점에서 판단해 과감한 결단을 잇따라 내리는 중이다.



당면 현안으로는 미국 조지아에 짓고 있는 배터리 1·2 공장에 이은 3·4 공장 조기착공이 거론된다. SK이노베이션이 약 3조원을 투자해 건설 중인 배터리 1·2공장의 생산능력은 21.5GWh 수준이다. 1공장은 2022년 양산 목표, 2공장은 2023년을 전후한 시점 양산이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 2단계 공장, 즉 3·4공장 착공 계획도 내정한 상태다. 조지아 2단계 공장의 총 투자 규모를 5조6000억원으로 잡고 빠르게 성장할 미국 전기차 시장에 조기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내부 검토를 마치는대로 착공 시기나 생산 규모 등에 대해 공식 발표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진명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2023년 기준 글로벌 배터리 생산능력은 85GWh로 연평균 42% 증가해 국내 셀 업체 중 가장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며 "이 중 미국 공장 비중은 25%로 미국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본격적인 실적 성장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소송 관련 비용 소멸 및 공격적인 캐파 증설 등에 힘입어 배터리 손익분기 도달 시점은 앞당겨질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3일 올해 1분기 실적발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전일 기준 매출액 추정치는 전년 동기 대비 11.9% 감소한 9조8391억원 영업이익은 흑자로 돌아선 3469억원으로 기대됐다.

지난해 1분기 SK이노베이션은 1조7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냈다. 최근 정유업황 회복세에 힘입어 SK이노베이션에 대한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한 달전(1154억원) 대비 우상향 중이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정유사업부의 침체가 회복되고 배터리·분리막의 성장성이 확대되면서 SK이노베이션의 주가에 프리미엄이 붙고 있다"며 "잇따른 증설 및 수주확대로 배터리 흑자전환 시기가 가까워질수록 가치는 추가 상향이 가능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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