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재확산·장기화에 국산 인공호흡기·에크모 주목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21.05.02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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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아이씨에스, 지난달 인도에 1160대 공급…지난해 매출액 72%가 수출

멕아이씨에스의 중환자용 인공호흡기 'MV2000'/사진제공=멕아이씨에스멕아이씨에스의 중환자용 인공호흡기 'MV2000'/사진제공=멕아이씨에스


세계적으로 코로나19(COVID-19) 유행이 재확산되면서 국내 인공호흡기·ECMO(에크모, 체외막산소공급장치) 생산업체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지난 1일(현지시간) 기준 인도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40만명을 돌파하는 등 제3세계 국가를 중심으로 인공호흡기 수요가 폭증했다. 유럽이 지난해부터 인공호흡기 등 중요 의료물자의 역외수출을 금지하면서 국내 생산업체로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인공호흡기 생산기업 멕아이씨에스 (2,680원 ▼30 -1.11%)는 지난달 인도에서 세 차례에 거쳐 인공호흡기 1160대를 완제품과 SKD(반조립 형태)로 공급하기로 계약했다.



멕아이씨에스 관계자는 "지난달 9일과 16일에 각 200대씩을 SKD 형태로 공급했으며 추가로 지난달 27일 760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며 "추가 공급 물량은 5월 첫째주 중에 모두 긴급 출하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공급물량에는 중환자용 인공호흡기인 'MV2000'도 150대가 포함돼 있다"며 "그만큼 인도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도 보건·가족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각 주의 24시간 집계치 합산)는 40만1993명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수는 3523명으로 누적 사망자는 21만1853명이다.



40만명 돌파는 코로나19 집계 이후 최다 신규 확진 기록으로 최근 폭증세를 고려하면 확진자, 사망자 모두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실제 발병률과 사망률은 인도 당국이 공식 집계한 것을 훨씬 웃돌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멕아이씨에스 관계자는 "현재 인도에서 인공호흡기에 대해 물량 공급을 계속 요청하고 있는데, 당사는 다른 나라의 공급 요청 물량을 조정해 인도에 우선적으로 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998년 설립된 멕아이씨에스는 2006년 인공호흡기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한 이후 40여개국에 인공호흡기를 수출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세계 수요가 몰리면서 지난해 실적은 큰폭으로 개선됐다. 중환자용 인공호흡기 가격은 대당 2000만원 안팎이지만 최근 수요 급증으로 약 3~4배 수준까지 시장 가격이 올라갔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429% 증가한 681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30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매출액의 72.3%인 492억원이 수출로 벌어들인 금액이다. 올해도 인도 뿐 아니라 이탈리아·칠레·태국 현지 유통사들과 공급 계약이 잇따라 체결되고 있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위중증환자에 사용되는 에크모는 지난해 국산화를 위한 첫 발을 뗐다. 에크모는 종합병원 집중치료실 등에 설치되며 인공호흡기로도 치료가 어려운 증증환자에 사용되는 치료장치다. 환자의 몸에서 혈액을 펌프로 인공폐에 보내고 혈액에 산소를 넣어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 가스교환을 한 뒤 다시 몸으로 되돌리는 시스템이다.

질병관리청은 지난해 10월 3차 유행이 확산되던 당시 추경예산 104억원을 투입해 인공호흡기 300대와 에크모(체외막산소화장치·ECMO) 58대 등 중환자용 치료 장비를 추가 확보했다. 현재 의료현장에선 약 350대의 에크모를 운영 중이다.

국산 장비가 상용화된 인공호흡기와 달리 에크모는 스웨덴·독일·일본 기업 등에서 수입하는 치료 장비에 의존하고 있다. 이때문에 정부는 5년간 76억원을 투입해 에크모 국산화를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해 9월 4개 기관(삼성서울병원, 강원대학교(공과대학), 시지바이오, 인성메디칼)이 휴대형 심폐순환 보조장치(ECMO) 개발사업자로 선정됐으며 2025년 이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유현승 시지바이오 대표는 "제품 개발에 성공해 100% 수입산 외산 심폐보조장치를 대체하는 동시에 휴대형이라는 차별성을 토대로 해외시장에도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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