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카·쿠페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차가 작다, 내부가 좁다, 비싸다 등이다. 빠르게 달리고 주행 자체의 재미에 초점을 맞추다보니 연비도 좋지 못하다. 시속 5030의 나라인 대한민국에서는 적합한 차종은 아니다.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시승했던 BMW 840i xDrive는 문도 두 개고 차체도 매우 낮은 쿠페였지만 흔히 떠올리는 단점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디자인적으로는 쿠페가 맞는데, 기능적으로는 고급 세단에 가까웠다.
BMW 840i 전면부 /사진=이강준 기자
BMW 840i 측면부/사진=이강준 기자
차를 타게 되면 고급감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차량 내부에 평범한 플라스틱이 들어간 부위가 거의 없었다. 차 내부 구석구석 알칸타라 재질이 들어갔고 시트는 빨간색 가죽으로 고급스럽게 마감했다.
/사진=이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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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행 성능에 대해서는 말할 것도 없다. 제로백이 4초대이며, 평소 컴포트 모드에서는 시속 80㎞ 이하 구간에서는 엔진 소리가 전혀 들리지 않다가 스포츠 모드로 바꿔주면 시속 50㎞대만 되어도 인공적으로 엔진 사운드를 키워줘 도심속에서도 스포츠카 감성을 느낄 수 있다.
/사진제공=BMW코리아
BMW 840i 트렁크/사진=이강준 기자
어떤 쿠페는 여행용 캐리어 가방 하나 싣기도 쉽지 않을 정도로 차 크기가 작다. 그래서 매일 타고 다니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840i의 트렁크는 골프 캐디백 하나는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넉넉히 들어갔다. 2열 좌석 폴딩이 가능한만큼 더 많은 짐을 넣기에도 전혀 모자람이 없다.
BMW 840i의 어댑티브 크루즈를 작동시킨 모습/사진=이강준 기자
BMW 840i는 '무선' 애플 카플레이와 안드로이드 오토를 지원한다. 유선으로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는 차들은 많지만 이를 무선으로 할 수 있는 모델들은 흔치 않다.
BMW 840i는 온도 조절 같은 운전시 자주 활용하는 '공조'시스템은 버튼으로 조절할 수 있게 디자인됐다./사진=이강준 기자
기자도 평소 무선 충전기능을 잘 쓰지 않았다. 어차피 유선으로 스마트폰을 차에 연결하면 충전이 자동적으로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840i의 경우 차에 탑승하자마자 바로 무선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시동을 건 후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은 무선 충전기 위에 올려두고 주행 중에는 거의 보지 않았다. 무선 스마트폰 연동 덕분에 '안전주행'까지도 덤으로 하게 된다.
단점은 불편한 시트다. 장거리 주행에 적합하지 않다는 쿠페의 단점을 840i도 극복하지는 못했다. 당일치기로 강릉을 다녀오며 약 500㎞ 주행했는데 노면 잔진동이 허리로 바로 올라왔다. 한시간 이상만 주행해도 허리가 저려올 정도였다. 헤드레스트(머리받침대) 역시 지나치게 튀어나와 있어 목·허리가 골고루 아파지기 시작했다.
종합적으로 수도권에서 잘 포장된 도로만 주행하는 소비자의 경우 840i는 적절한 차다. 장거리 운행을 자주 한다거나, 3명 이상 차에 태워야하는 소비자에게는 적합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