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안동역이 지난해 12월 17일 운흥동에서 송현동으로 신축 이전했다. 새로 지은 송현동 안동역에는 지난 1월 개통된 KTX이음 열차 운행된다./사진=머니투데이 더리더
◇청량리에서 안동역까지 2시간…이전의 안동역은 역사 속으로경북 안동역이 지난해 12월 17일 운흥동에서 송현동으로 신축 이전했다. 새로 지은 송현동 안동역에는 지난 1월 개통된 KTX이음 열차가 운행된다. KTX 이음은 서울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양평역-원주-제천-단양-영주를 거쳐 안동역에 2시간 만에 도착한다.
안동역에서 ‘시내’인 운흥동을 가려면 차로 10분 정도 가야 한다. 운흥동에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안동찜닭 거리와 안동한우 거리 등이 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경상북도의 대표 관광지로 낙강물길공원을 꼽았다./사진=머니투데이 더리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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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물줄기 옆 산책로를 따라 걸으면 낙강물길공원 입구가 보인다. 낙강물길이 만든 연못과 분수대는 마치 동화 속을 구현한 듯했다. 숲속 정원에서 아담한 아치형 다리를 건너면 숲속 쉼터가 나온다. 이 지사는 낙강물길공원을 ‘사진 맛집’이라 불렀다. 어디서, 어떻게 찍어도 명소가 된다는 의미다. 숲속 쉼터를 지나 조금만 더 오르면 안동루에 올라갈 수 있는 계단이 나온다. 그곳에서 낙동강의 경치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월영교에 LED등이 만들어져 야경명소로 유명하다. /사진=경상북도 제공
민속촌 입구 관광 안내도에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이라고 적혔다. 정신문화 수도로 지칭하는 것은 안동이 조선 성리학의 기초를 완성한 퇴계의 본향이라 그렇게 부른다. 민속촌에 들어서니 조선시대로 ‘타임 슬립’한 듯한 기분이었다. 안동민속촌의 초가집이 모여 있고 가운데에는 연자방아가 돌아간다. 민속촌에서 더 위로 올라가면 구름에 고택리조트와 예움터 마을이 있다. 구름에 리조트는 1976년 안동댐 건설 당시 수몰위기에 처한 고택을 이곳으로 이전해 내부만 리모델링해 전통 숙박체험시설이 됐다. 예움터마을에서는 역사문화와 유교문화를 배울 수 있다.
민속촌길을 따라가다 보면 월영교 옆 수변에 ‘원이 엄마 테마길’이 나온다. 길가 철망 벽에 작은 병들이 달려 있다. 월영(月影), 달의 그림자다. 달빛이 비치는 다리의 모습이라는 뜻의 월영교는 국내 최대 크기의 목책교다. 특히 월영공원과 월영교, 민속촌길 일대에 LED등이 설치돼 야경명소로 유명하다. 월영교 다리 난간으로 푸른 불빛이 피어오르면 이 일대의 밤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 밤마다 월영교를 둘러싼 주변에는 안동호 보조호수 물에서 물안개가 피어올라 한 폭의 산수화 같은 경치가 만들어진다.
▲제사를 올리지 않고 먹는 가짜 제삿밥, 이철우 도지사는 이 음식을 추천했다./사진=경상북도
헛제삿밥 식당은 안동 지역 군데군데마다 볼 수 있다. 안동 헛제삿밥은 커다란 유기 그릇에 나물을 골고루 담고 밥과 함께 비벼 먹는다. 비빔밥에 간장을 넣어 먹는 게 특징이다. 고기와 무를 넣어 끓인 탕과 고기 산적, 간고등어 구이 등이 상에 오른다.
▲갈비는 생갈비와 양념갈비 두 종류다./사진=머니투데이 더리더
경상북도는 우리나라에서 한우가 가장 많은 지역이다. 특히 안동 한우는 지난해 축산물품질평가원의 출하지역별 소 도체(한우) 등급판정에서 87.4%가 육질 등급 1등을 받았다. 안동이 한우를 키울 수 있는 최적의 장소라는 의미다. 그러나 안동의 찜닭이나 국수에 비해 명성이 덜한 것은 사실이다. 산지에서 먹는 맛은 다를 것 같아 다른 음식이 아닌 ‘한우’로 정했다.
운흥동의 한우 거리는 구 안동역 건너편에 있다. 거리 안의 한 건물 굴뚝에 ‘안동갈비골’이라고 적혀 있다. 1960년대에 흥했던 경상섬유의 공장이다. 이곳 일대가 한우 전문 음식 거리로 2007년 조성됐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안동갈비골목에는 수입산을 취급하지 않는다. 모든 집이 한우와 갈비만 다룬다. 또 철판이 아닌 숯불에 구워 먹는 게 특징이다. 한우 거리의 식당들은 가격과 맛이 대체로 비슷하다. 갈비는 생갈비와 양념갈비 두 종류다. 양념갈비는 우리가 흔히 아는 갈비 양념 맛이 아닌, 마늘을 넣어 버무린 정도로 가벼운 맛의 마늘 양념이다. 가격은 1인분(200g)에 2만8000원 정도다. 3인분 이상을 먹으면 살이 조금은 붙어 있는 갈비뼈를 넣어 끓이는 갈비찜과 된장찌개가 무료로 제공된다.
안동갈비의 맛은 일반적인 한우와 달랐다. 육즙이 꽉 차 있고 갈비의 질긴 부분이 없어 입에 들어오는 순간 그저 녹았다. 숯에 구워 불 향이 살아 있고 간장에 찍어 먹어 느끼함이 없었다. 마치 ‘성공의 맛’ 같았다. 부모님을 모시고 간다면 이건 ‘효도의 맛’이 될 것이다. 5월 가정의 달에 경북을 방문하면 ‘안동갈비’를 사드려보자. 최고의 효도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기자의 한마디…‘안동 사람들은 친절하다’여행하다가 느낀 점은 ‘안동 사람들은 친절하다’는 것이다. 관광 명소, 맛집을 갈 때마다 지나가던 시민들은 “혼자 왔느냐”고 물었다. 서울에서 낯선 사람에게 ‘혼자 왔느냐’고 묻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혼자 왔다고 대답하면 숨겨진 명소를 알려줬다. 안동 시민들이 ‘가이드’인 셈이었다.
더불어 ‘사진 스폿’도 알려줬다. 낙동강 전경을 찍고 있는 기자에게 “안동댐 위로 올라가면 정자가 하나 나오는데, 거기서 찍는 낙동강이 잘 나온다”고 했다. 댐에서 바라보는 낙동강의 경치는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그곳에서 담소를 나누던 한 노객은 “서울에서 혼자 여행 오고. 참 낭만적이다”라고 말했다.
▶본 기사는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the Leader) 5월호에 실린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