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 위기 아닌 기회…디지털 전환·애자일 전략 필수"

머니투데이 한고은 기자, 임찬영 기자, 강민수 기자 2021.04.29 16:12
글자크기

2021 키플랫폼 - 특별세션1: 과학기술이 이끄는 넥스트 노멀 시대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기 시작한지도 이제 1년이 지났다.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을 말하는 '넥스트 노멀' 시대, 그 중심에는 '과학기술'이 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부터 기후위기 대응까지 과학기술에 인류의 생사가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와 관성으로 제 속도를 내지 못했던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역시 빠르게 산업현장에 스며들고 있다.



29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글로벌 콘퍼런스 '2021 키플랫폼(K.E.Y. PLATFORM)' 특별세션서 과학기술 전문가들은 넥스트 노멀 시대의 특징을 이같이 진단하며 신속하고 민첩한 애자일(Agile) 전략 등을 통한 디지털 전환 시대의 적응적 실행력을 강조했다.

"에너지·자원 오남용, 기후변화…위기를 낭비하지 말자"
 김상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이 28일 오후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0 키플랫폼' 분과회의(국가과학기술 체계 패러다임 시프트와 오픈 사이언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김상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장이 28일 오후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0 키플랫폼' 분과회의(국가과학기술 체계 패러다임 시프트와 오픈 사이언스)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김상선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원장은 몇 가지 키워드로 코로나19 이후의 넥스트 노멀 시대를 정의했다. △에너지·자원의 오남용 △기후위기 등 글로벌 문제 대응을 위한 협력 △글로벌 밸류체인의 불안정성 △위기상황에서 정부의 역할과 국민들의 참여 △인포데믹(잘못된 정보의 유행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 △소득·디지털 격차 심화 등이 그것이다.



김 원장은 "정부는 이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결국 과학기술에 있다는 인식하에 과학기술계를 특별히 배려하고 있다"며 "정부 예산수요가 상당히 많은 상황에서도 올해 과학기술 예산은 전년대비 13.1% 증가한 27조원 규모"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정부가 △감염병 등 바이오·헬스분야 R&D(연구개발) 강화 △한국형 뉴딜사업 △소재·부품·장비 고도화 전략 △2050 탄소중립 추진 등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데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또 2019년 일본의 수출규제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대응 전략을 준비했던 경험을 소개하며 위기를 통해 미래를 준비하는 태도를 강조했다. 그는 "팬데믹 속에서 글로벌 밸류체인이 와해되는 경험을 하면서 소부장 문제가 일본만의 문제는 아니구나 깨달았다"며 "지금 수입해서 쓰고 있는 소부장의 국산화나 공급선의 다변화를 넘어 미래에 필요한 소부장을 선제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목표하에 대응을 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급격한 변화 속도에 맞는 애자일 전략 필요"
김재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이 29일 오후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1 키플랫폼'에서 오픈 사이언스 시대의 디지털 전환과 애자일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김재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원장이 29일 오후 여의도 콘래드 서울에서 열린 머니투데이 주최 '2021 키플랫폼'에서 오픈 사이언스 시대의 디지털 전환과 애자일 전략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김재수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원장은 △오픈 사이언스 △디지털 전환 △애자일 전략 등 3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김 원장은 "디지털 전환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변화하는 속도에 맞출 수 있는 애자일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애자일 전략은 전략구성이나 계획 수립에 너무 많은 시간을 투자하기보다는 빨리 계획해서 내놓고, 시장의 피드백을 받아서 전략을 개선하고 이 과정을 반복하는 것"이라며 "디지털 전환 시대에는 이같은 접근법이 맞다"고 설명했다.

공공부문 R&D 분야에도 애자일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이 김 원장의 지론이다. 공공 R&D 과제의 경우 정부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과제 설계에 많은 시간을 투입하게 되고, 그만큼 안정적인 과제를 지향하게 된다.

그는 "공공부문에 있어서도 애자일 전략 도입이 필요하다"며 "R&D 과제에 있어서도 유연성을 부여하고, 실패에 대해서도 용인하는 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넥스트 노멀시대 유망기술은…비대면 의료·자율주행 물류시스템 주목
넥스트 노멀 시대 유망기술은 뭘까. 박노언 KISTEP 기술예측센터 연구위원은 비대면 서비스가 적용될 수 있는 10대 영역과 미래사회 기술을 제시했다.

박 연구위원은 △헬스케어 △소비 △제조 △교육 △교통 △정보통신 △데이터 보안 △금융 △건설 △에너지·환경 영역에서 온택트 기술이 활발히 적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헬스케어의 경우 맞춤형 의료, 원격형 의료로 서비스가 확장되고, 소비영역에서는 자율주행 기반의 물류시스템 등이 각광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박 연구위원은 "헬스케어 분야를 보면 스마트폰 기술을 활용해 시공간의 제약 없이 질병을 진단하고, 환자들을 포함한 교통 약자들이 병원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필요한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등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며 "계단을 자유롭게 오르내리며 배달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기술이나 자율주행차의 이동식 편의점이 등장하는 상상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은선 KISTI 데이터분석본부장은 "언택트 시대에 AI 분야 등에서 많은 기업이 혜택을 받는 게 필요하다"며 "이것을 구축하는 데 중요한 사업화 단계가 간단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을 단순하게 나눠선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데이터를 한군데 모아 구축하고 관리하는 모델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전문가를 넘어 기술사업화 영역에서도 큐레이터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고객센터도 디지털 전환으로 365일 24시간 대응…AI로 암 극복"
AI(인공지능) 기술을 산업 현장에서 적용하며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는 기업들의 사례도 소개됐다. KT가 소개한 AI컨택센터는 AI 챗봇과 보이스봇이 7000개 시나리오를 기반으로 실제 사람처럼 상담을 지원한다. 365일 24시간 상담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상담사의 근무환경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AI 의료 기업 루닛은 딥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한 AI를 통해 암을 비롯한 질병의 진단 및 치료에 기여하는 솔루션을 개발·서비스하고 있다. 주요 9개 폐질환과 유방암 진단을 보조하는 '루닛 인사이트'는 96~99%의 질환 검출 정확도를 보여준다.

AI를 활용해 이상 부위로 의심되는 곳을 표시, 의료진이 병변을 조기에 검출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환자의 프로필에 따라 개인별 맞춤형 검진 AI에 의해 맞춤형으로 검진이 이뤄지고 진단되며 치료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