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원 항암신약 바이오 에이비온, 코스닥 세번째 도전

머니투데이 김도윤 기자 2021.04.29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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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억원 항암신약 바이오 에이비온, 코스닥 세번째 도전


항암 신약 개발 회사 에이비온 (6,060원 ▲70 +1.17%)이 코스닥 삼수에 도전한다. 최근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며 시가총액이 2000억원에 근접한 코넥스 주요 바이오 기업 중 하나다.



대표 파이프라인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 'ABN401'의 미국 임상 2상 진입과 기술수출(라이선스 아웃) 가능성 등에 대한 평가에 따라 이전상장 성공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온은 최근 코스닥 이전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한국거래소에 청구했다.



2007년 설립된 에이비온은 2016년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 합병을 통한 코스닥 상장을 추진했지만 심사 미승인으로 실패했다. 이어 2019년에도 이전상장을 추진했다 심사를 철회했다. 올해가 3번째 도전이다.

에이비온이 세번째 이전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이 진전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양한 파이프라인의 상업 임상 연구가 진척되면서 코스닥 이전상장 삼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대표 파이프라인 ABN401이 지난 1월 미국 FDA(식품의약국)로부터 임상 1/2상 계획(IND)을 승인받고, 미국 임상 2상 진입을 예고했다. 연내 비소세포폐암에 대한 유효성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 2상을 미국에서 시작할 계획이다.


ABN401은 간세포성장인자수용체(c-MET)를 저해하는 기전으로 암유발을 억제하는 표적항암제다. 에이비온은 ABN401의 전임상을 통해 비소세포폐암, 위암 등 고형암에서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재 글로벌 임상 1/2a상을 호주와 한국에서 진행하고 있다.

에이비온에 따르면 c-MET 저해제는 단독 혹은 복합제로 사용할 경우 암 유발 및 기존 약물 내성을 비교적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어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관심이 높다.

에이비온은 임상 시험을 통해 저용량 구간에서 안전성을 확인했고, 임상 2상부터 다른 표적항암제와 병용 임상도 추진할 계획이다.

글로벌 제약 업계에서 항암 신약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시장 환경은 에이비온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배경이다. 비소세포폐암은 전체 폐암 환자의 85% 이상이 진단받는 병으로, 2025년 환자 수가 107만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에이비온은 ABN401의 기술수출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글로벌 제약사의 항암제와 약물 시너지 평가 및 상관관계 시험(DDI)을 수행하기도 했다. 글로벌 파트너 유치에 힘을 쏟겠다는 전략이다.

에이비온은 ABN401 외 파이프라인에 대한 임상도 순차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변이 고형암 타깃 사이토카인융합 항암항체 'ABN201', 유방암과 난소암 등 타깃 클라우딘 항암항체 'ABN501', 다발성경화증(multiple sclerosis) 및 코로나19(COVID-19) 타깃 차세대 인터페론베타 제제 'ABN101', 국가 주도 생물재난 방어용 의약품 'ABN90X'(ABN 901, ABN 902, ABN903)의 상업 임상도 준비 중이다.

ABN101의 경우 대표적 자가면역질환인 다발성경화증을 1차 타깃으로 하는데, 코로나19와 같은 바이러스성 호흡기질환 등을 2차 타깃으로 한다.

에이비온은 ABN101을 다발성경화증뿐 아니라 코로나19 치료제로 동시 개발하고 있다. 올해 유럽과 한국에서 글로벌 임상 1상에 돌입하겠단 목표다. 앞서 2019년 삼성바이오로직스와 ABN101에 대한 위탁개발생산(CDMO)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다만 신약 개발은 불확실성이 높은 영역으로, 기술이전 등 성과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회사의 전반적인 재무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에이비온은 지난해 약 10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매출은 미미한 가운데 매년 50억원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집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에이비온 최대주주는 코스닥 상장회사 대원 (4,550원 ▲110 +2.48%)이 최대출자자인 '에스티-스타셋 헬스케어 조합 제1호'다.

코넥스 기업인데도 최근 단기간 주가 변동성이 높아진 점도 눈길을 끈다. 지난 3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때 한 주당 발행가액인 약 8132원인데, 현재 주가는 1만4000원대다. 지난해 말 6890원이던 주가는 지난 28일 장 중 1만855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IB(투자은행) 업계 관계자는 "에이비온은 항암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바이오 벤처로, 다른 바이오 회사들이 특정 물질을 먼저 확보한 뒤 적응증과 관련된 연구개발을 진행하는 반면 에이비온은 바이오마커를 먼저 설정하고 이 타깃 질환에 대한 병리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에이비온의 파이프라인 중 가장 개발 속도가 빠른 ABN401은 c-MET를 저해하는 표적항암제로서 현재 글로벌 1/2상 마무리 단계에 진입했다"며 "이를 바탕으로 미국 임상 2상을 위한 FDA IND 승인을 지난 1월에 획득했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또 "ABN401은 우선적으로 비소세포폐암 치료제로 개발 중이지만 추후 위암, 간암 등 다른 암종으로 적응증 확장뿐 아니라 병용치료 개발에서도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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