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도 '흑전', 정유업계 실적개선 레이스(상보)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1.04.29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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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9월 상업생산을 시작한 현대오일뱅크의 대산공장 제2고도화시설 모습.지난해 9월 상업생산을 시작한 현대오일뱅크의 대산공장 제2고도화시설 모습.


현대오일뱅크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S-Oil)에 이어 정유사들이 연타석 적시타를 치며 연간 실적개선 전망을 밝게 했다.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등도 좋은 실적을 예고하며 업계 전반에 봄기운이 돈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현대오일뱅크가 연결 기준 1분기 영업이익 4128억원을 기록했다고 29일 공시했다. 지난해 동기 5632억원 적자에 비해 흑자전환했다. 매출액은 4조536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순이익은 1936억원으로 역시 흑자로 돌아섰다.



사업별로 보면 1분기 정유사업은 매출 4조2858억원, 영업이익 211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는 물론 직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까지 1109억원 영업적자를 낸 것을 감안하면 실적이 극적 개선됐다.

정유사업 이익 개선의 주 원인은 글로벌 경기 개선 기대감과 미국 한파 영향에 따른 유가 상승이다. 정제마진도 회복세를 이어가면서 힘을 더했다.



석유화학사업도 매출 8270억원, 영업이익 872억원을 내며 영업이익 기준 흑자 전환했다. 일본 지진과 북미 한파로 인한 가동 차질로 제품 마진이 개선됐다.

올 11월 상업가동을 목표로 하고있는 HPC(중질유 석유화학분해시설)가 완공되면 연간 폴리에틸렌 85만톤, 폴리프로필렌 5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4분기부터 HPC 실적이 전체 이익에 반영된다. 추가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윤활기유사업은 매출 3077억원, 영업이익 1030억원의 견조한 실적을 냈다. 글로벌 정유사들의 낮은 가동률로 공급은 감소한 반면, 수요는 회복하면서 마진이 상승해 33.5%의 높은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다. 현대오일뱅크는 공장 가동률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 상황이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에쓰오일에 이어 현대오일뱅크도 큰 폭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정제마진이 회복세에 접어든데다 석유제품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여타 정유사들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에쓰오일은 지난 27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6292억원으로 전년 대비 큰 폭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5조3448억원으로 2.8% 늘었고 순익도 흑자로 돌아선 3447억원을 기록했다.

6292억원의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의 두 배를 웃돈 깜짝 실적이었다. 시황 회복에 힘입어 전 부문이 고르게 개선됐고 고부가가치 중심 제품믹스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내달 실적발표를 앞둔 SK이노베이션과 GS칼텍스 등도 흑자 전환이 가시적이다.

이들 정유4사에게 지난해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해다. 코로나19에 따른 운송수요 급감과 유가 급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해 1분기에만 4사 합쳐 4조원에 이르는 적자를 냈다. 연간 수요가 살아나지 않으면서 눈덩이처럼 누적적자가 늘어났다.

올 1분기 상승반전의 신호탄을 쏘아올리면서 연간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진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골이 깊었던 만큼 산도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1분기 급등한 유가가 조정에 들어갈 2분기만 잘 넘기면 하반기로 갈수록 실적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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