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호실적에도 못 웃는 삼성...스마트폰 반도체 얼마나 부족하길래

머니투데이 박효주 기자 2021.04.29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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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샵.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딜라이트샵.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가 삼성전자 (82,400원 ▲1,600 +1.98%) 스마트폰 사업에 복병으로 떠올랐다. 1분기는 '갤럭시S21' 시리즈 흥행으로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신제품 출시 효과가 빠진 2분기가 문제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 시리즈를 앞세워 실적 방어에 나설 계획이지만, 스마트폰용 반도체 수급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면 이같은 계획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부품 공급 부족…삼성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 전망
삼성전자는 29일 1분기 실적발표 후 열린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는 반도체 부품 수급 문제로 제품 판매에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며 "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자동차와 디바이스 제조사들은 전례 없는 반도체 부족 현상을 겪고잇다. 이는 반도체 업계가 수요 예측에 실패하면서 빚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경기회복이 더딜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시장 수요가 폭증한 것이다. 여기에 주요 반도체 공장이 있는 미국 텍사스, 일본, 대만 등에 자연재해가 겹치면서 부족현상이 심화했다. 미국 정부 제재 우려에 중국 기업들의 반도체 사재기도 부족현상을 가중시켰다.



가장 먼저 수급난이 발생한 것은 차량용 반도체였는데, 이제는 스마트폰 시장까지 전이됐다. 지난달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사장도 주주총회를 통해 부품 수급 문제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고 사장은 "반도체 등 부품 수급 불균형이 매우 심각한 상태로, 2분기에 문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온라인으로 열린 '삼성 갤럭시 어썸 언팩' 행사 모습 /사진=삼성전자지난달 온라인으로 열린 '삼성 갤럭시 어썸 언팩' 행사 모습 /사진=삼성전자
현재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는 부품은 퀄컴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를 비롯해, 전력관리반도체(PMIC), 디스플레이 드라이버IC(DDI) 등이다. AP는 스마트폰 성능을 결정하는 핵심 칩이다. PMIC는 AP에 필요한 전원을 공급하는 반도체이며 DDI는 디스플레이 구동칩으로 모두 스마트폰을 제조하는 데 필수 반도체다.

이중 퀄컴 AP 공급 부족이 특히 심각하다. 삼성전자는 비수기인 2분기를 갤럭시A 시리즈를 앞세워 판매실적을 유지한다는 계획이었다. 지난달 중저가폰으로는 처음으로 '갤럭시A72'·'A52' 등 제품을 소개하는 언팩(공개) 행사를 열었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그런데 두 전략 제품은 모두 퀄컴 AP를 기반으로 설계된 제품이다. 삼성전자가 자체 생산하는 모바일 AP '엑시노스'를 사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엑시노스를 전략적으로 확산하고 있지만 하이엔드 모델인 갤럭시S21 등 고가폰에 주로 사용하며 물량이 많은 중저가폰에는 퀄컴AP 탑재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퀄컴AP의 공급 부족은 제품 생산에 영향을 미치고 전체 판매량 감소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태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 사장이 직접 지난달 중순 퀄컴을 방문해 AP 긴급 납품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공급망 관리 역량으로 피해 최소화"
반도체 품귀에 따른 스마트폰 생산 차질은 삼성전자뿐 아니라 전체 스마트폰 제조사가 공통적으로 겪고있는 사안이다. 중국 샤오미는 재고가 바닥난 AP를 사용하는 스마트폰 일부 모델 생산을 지난 2월 말부터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이 5%가량 감소하고, 특히 5G 스마트폰의 경우 2분기 생산량이 약 30%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와관련 삼성전자는 글로벌 SCM(공급망관리) 역량을 적극 활용해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계획이다. 서병훈 삼성전자 IR 담당 부사장은 "주요 공급사와 긴밀하게 협력해 필요한 부품 재고를 확보하고 부품공급, 배송기간 등을 최적화해 부품 부족으로 인한 문제를 최소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반도체 파운더리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통해 부품 생산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상반기 중 공급량을 단기적으로 늘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는 1분기 대비 부진한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삼성전자가 핵심부품 조달에 어려움으로 인해 ) 다른 스마트폰 부품 공급업체에도 주문량을 줄인 것이 확인되는 만큼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스마트폰 판매량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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