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는 1년째 그대론데…제주행 발길은 'again 2019'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4.29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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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제주 여행객, 日 4만명 육박하며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회복…코로나 확산 우려도

지난 25일 오후 9시45분쯤 제주국제공항 택시승강장에서 관광객들이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저녁 늦은 시간에도 관광객이 붐비며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다. /사진=뉴스1지난 25일 오후 9시45분쯤 제주국제공항 택시승강장에서 관광객들이 차량을 기다리고 있다. 저녁 늦은 시간에도 관광객이 붐비며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는 모습이다. /사진=뉴스1


코로나19(COVID-19)로 억눌렸던 여행심리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며 제주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온화한 날씨를 보인 4월에 접어들며 제주 여행수요는 코로나 발생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29일 제주관광공사의 일별 내국인 입도객 통계에 따르면 4월(1~28일) 제주도 방문자 수는 95만2972명으로 집계됐다. 일 평균 3만4035명으로, 지난 12일(2만9381명)을 제외하면 4월 내내 매일 3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평균 1만6350명이 찾았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08%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세는 지난해 4월과 비교해 1년 간 달라진 것이 없지만 제주 관광수요만 나 홀로 폭증세다. 실제 이달 제주 방문 내국인 수는 2019년 4월(1~28일) 108만명을 거의 따라 잡았다. 코로나 이전 수준까지 회복한 것이다.
 봄철 제주도 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는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도착장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봄철 제주도 여행객이 증가하고 있는 지난 11일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도착장이 이용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뉴시스
제주 여행 열기는 현재진행형이다. 수도권에서 제주를 잇는 김포국제공항에 제주 여행객이 몰리며 미어 터진다.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이달 들어 제주 항공권 예약이 전년과 비교해 122% 늘었다. 인터파크투어 관계자는 "출발 직전 항공권 등을 구매하는 국내여행 트렌드를 감안하면 5월을 전후해 예약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봄부터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한 소비심리가 보복여행으로 옮겨 붙었기 때문이다. 백신접종과 정부의 트래블버블(TravelBubble·비격리 여행권역) 검토로 높아졌던 해외여행 기대감이 사그라든 것도 한 몫 했다. 국내 백신접종이 예상 외로 더딘 모습을 보이며 하반기 집단면역 가능성이 낮아지자, 아껴뒀던 연차 휴가 대상을 국내여행으로 돌린 것이다.



다음달 제주 여행을 계획한 직장인 김모씨는 "백신을 맞으면 자가격리를 면제한단 소식도 들었지만, 그래도 해외여행은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며 "성수기가 되기 전에 미리 휴가를 다녀오려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지난 25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푸른 바다를 감상하며 잠시 여유를 즐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확산세가 전국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지난 25일 오후 제주시 한림읍 협재해수욕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푸른 바다를 감상하며 잠시 여유를 즐기고 있다. /사진=뉴시스
관광업계에선 5월엔 가족여행과 신혼부부 허니문으로 제주 여행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본다. 지난해 같은 '황금연휴'는 없지만 '코로나 피로감'이 여행을 부채질 할 것이란 관측이다. 저비용항공사(LCC) 등 항공사들이 생존을 위해 초저가 항공권을 내놓는 등 출혈경쟁을 벌이며 높아진 접근성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벌써부터 제주도내 주요 호텔·리조트는 만실 행렬이다. 제주신라호텔은 5월 초 예약이 대부분 마감됐고, 다른 호텔들도 주말 OCC(객실점유율)이 오름세다. 올 초 두 차례 홈쇼핑 판매로 1만6000실을 팔아치운 그랜드 하얏트 제주도 해당 상품을 구매한 고객들이 본격적으로 입실을 문의하고 있다.

여전히 신규확진자가 600~700명을 오가는 등 지역감염이 잡히지 않는 상황에서 치솟는 여행수요가 방역에 독이 될 수 있단 우려도 나온다. 이달 들어 7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한 제주는 감염자의 67%가 타 지역 입도객 등 외부감염으로 나타났다. 임태봉 제주코로나방역대응추진단장은 "불가피하게 제주에 입도할 계획이 있다면 코로나 음성 확인을 받고 방문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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