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경영진이 11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기념 ‘오프닝 벨’을 울렸다. 이날 행사에는 고객과 배송직원, 오픈마켓 셀러 등도 온라인으로 함께 했다. 무대 위에는 김현명 쿠팡 IR 팀장, 강한승 쿠팡 대표이사,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박대준 쿠팡 대표이사, 존 터틀 NYSE 부회장, 거라브 아난드 쿠팡 CFO가 서 있다.(사진 왼쪽부터) 2021.03.11
◇설립 11년만에 롯데·신세계와 어깨 나란히 한 '쿠팡'쿠팡은 이로써 자산 총액 5조원 이상 71개 대기업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유통업을 영위하는 기업으로는 롯데, 신세계, CJ, 현대백화점, 하림, 이랜드, 애경 등에 이은 것이다. 업계에선 설립 10여년 만에 대기업으로 성장한 쿠팡에 대해 '경이롭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 /사진=임성균 기자 tjdrbs23@
세 업체는 엎치락뒤치락하면서 e커머스 시장을 키워나갔다. 2013년까지만해도 3사의 이용자 수는 크게 벌어지지 않았다. 2013년 11월 기준 월간 사용자 수(MAU)는 △쿠팡 504만명 △위메프 375만명 △티몬 370만명이었다.
◇'로켓배송'으로 앞서간 쿠팡…손 마사요시의 과감한 투자김 의장은 앞서나갈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에 2013년쯤 김 의장은 IT 개발자를 쿠팡에 합류시키기 위해 박대준 공동대표와 미국 실리콘밸리를 돌아다녔다. 그렇게 영입한 개발자들과 함께 유통 혁신을 시작한 게 2014년이었다. 쿠팡은 2014년 직매입 모델 익일 배송 서비스인 '로켓배송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했고, 본격적으로 성장가도에 올랐다. .
쿠팡은 2014년 매출 3484억원(영업손실 1215억원)에서 2015년 매출 1조1337억원(영업손실 5470억원), 2016년 매출 1조9159억원(영업손실 5652억원) 등으로 외형적으로 로켓성장했다.
손마사요시(孫正義·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손 회장의 이런 공격적인 투자와 끊임없는 적자에 업계에선 "미쳤다"라는 얘기가 끊이지 않았다. 쿠팡의 적자가 2018년 1조1300억원에 달했지만 김 의장과 손 회장은 "계획된 적자"라며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나' 최종목표, 가시화이들의 계획은 적중했다. 쿠팡에 따르면 2020년 쿠팡을 이용한 이용자 수는 1485만명으로 전년 대비 25.9% 늘었다. 규모의 경제가 구현되면서 쿠팡은 2020년 매출 13조9235억원(전년비 94% 증가), 영업손실은 전년 7200억원에서 1700억원 줄어든 5500억원을 기록헀다. 코로나19 방역비로 쓴 5000억원을 빼면 곧 흑자 전환한 것과 다름 없다는 시각도 있다.
경이로운 성장세에 힘입어 쿠팡은 지난 3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도 성공적으로 상장했다. IPO(기업공개)로 4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한 쿠팡은, 앞으로도 투자를 지속하겠다는 태도다. 현재 쿠팡이 가진 경쟁력을 더욱 확고히 해 e커머스를 넘어 유통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다.
10일(현지시간) 뉴욕 월스트리트 심장부에 휘날리는 태극기. 쿠팡의 상장을 앞두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건물에 쿠팡의 로고와 함께 태극기가 게양돼있다. 2021.03.10
아울러 쿠팡은 조달 자금으로 신사업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최종 목표인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나'를 구현하기 위해서다. 쿠팡은 현재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쿠팡플레이', 음식배달앱 '쿠팡이츠' 등을 운영 중이다. 쿠팡으로 음식을 배달시키고, 필요한 물품을 쇼핑하며, 여가시간엔 콘텐츠로 힐링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다. 미국 아마존의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덩치가 커지며 지위가 달라지고 있는 쿠팡의 성장세는 무서울 정도"라며 "쿠팡이 당초 목표했던 '쿠팡없이 어떻게 살았나'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