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기계 3사, 中 업고 영업익 '2배' 뛰었다…역대 최대 수요

머니투데이 최민경 기자 2021.04.28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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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신형 6톤급 휠 굴착기(DX60W ECO)두산인프라코어 신형 6톤급 휠 굴착기(DX60W ECO)


국내 건설기계업체들이 코로나19 공포에서 벗어나 'V자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해에 비하면 무려 '두 배' 가까운 성장이다. 주력시장인 중국의 경기가 회복되고 전 세계적으로 인프라 투자가 확대되면서 건설기계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28일 건설기계업계에 따르면 두산밥캣, 두산인프라코어, 현대건설기계 등 3개 국내 건설기계업체들의 올해 1분기 합계 영업이익은 5464억원으로, 전년 동기 2785억원에서 96.1% 증가했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2954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한 2조4869억원을 달성했다.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이다.



두산밥캣도 10년 내 최대 실적을 올렸다. 두산밥캣의 원화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1% 증가한 1조2248억원, 영업이익은 97.3% 증가한 1713억원이다.

현대건설기계도 2017년 출범한 이후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44.9% 증가한 797억원을,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51.6% 증가한 9649억원을 기록했다.

두산인프라코어와 현대건설기계의 경우, 주력시장인 중국 판매량이 크게 확대된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 올해 1분기 중국의 건설기계 수요는 전년 동기 대비 85% 증가한 11만4000대로 역대 최대 수요를 보였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지난달 중국 시장에서 총 4591대의 굴착기를 판매해 중국 진출 이래 최대 판매 기록을 달성했다. 올해 1분기에만 7152대의 굴착기를 팔았다. 현대건설기계는 1분기 중국 시장에서 3179대의 굴착기를 판매하며 전년 동기 1331대보다 2배 이상 높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올해 중국 내수 굴착기 판매량은 32만4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9.8%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 내 해외 업체들의 점유율이 하락한 가운데 현대건설기계만 유일하게 중국 내 점유율을 1% 늘리기도 했다. 현대건설기계는 이날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캐터필러 점유율이 2% 이상 빠지고 일본 기업 점유율도 모두 10위권 밑으로 하락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점유율 1%이 늘었다"며 "두산인프라코어도 선방했기 때문에 중국 기업 공세에 한국 업체들이 잘 대응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에 이어 세계 건설기계 시장 3위인 인도의 1분기 건설기계 수요도 전년 동기 대비 63% 증가한 7500대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현대건설기계는 인도에서 전년 동기 1106대 대비 40% 늘어난 1549대의 굴착기를 판매했다. 인도시장 점유율은 18.2%로 업계 1위와 격차를 좁히며 2위를 유지 중이다.

인도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5월 이후엔 백신접종으로 락다운(lockdown)이 완화되고 수요가 회복될 전망이다. 현대건설기계는 "코로나19 상황만 보면 올해가 더 심각한데 이번에 시행된 락다운은 작년보다 범위나 강도가 완화됐다"며 "작년엔 모든 생산이 일시중단이었는데 지금은 공장도 완전히 폐쇄하지 않고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북미,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도 경기 활성화 기대감에 따른 건설장비 수요가 증가하며 판매량이 늘었다. 북미 지역 수요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따른 경기회복효과로 2월까지 10% 증가했다. 바이든 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계획으로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전체 매출의 73%를 차지하는 두산밥캣의 실적도 계속 좋아질 전망이다.

유럽 시장도 3월부터 수요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유럽시장에서 특히 건설기계 부문은 50% 이상 매출이 늘었다"며 "올해 1분기 신모델을 본격 출시하며 시장 반응도 좋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중국과 유럽 점유율을 올려야겠다는 계획으로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시장도 건설 수주가 증가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수요가 34% 성장했다. 향후 대규모 주택공급 계획 등에 따른 건설 투자 증가로 양호한 시장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는 것도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 구리, 철광석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광산 개발 수요 등으로 인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건설기계 수요가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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