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재개·美 FOMC 앞두고 붕괴된 '천스닥'…"단기 영향"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1.04.2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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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전략]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33.95포인트(1.06%) 내린 3181.47로, 코스닥은 22.74포인트(2.23%) 내린 998.27로 장을 마감했다. 2021.4.28/뉴스1  (서울=뉴스1) 성동훈 기자 = 28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직원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33.95포인트(1.06%) 내린 3181.47로, 코스닥은 22.74포인트(2.23%) 내린 998.27로 장을 마감했다. 2021.4.28/뉴스1


코스닥 지수 1000선이 붕괴됐다. 지난 12일 종가 기준 1000포인트를 넘은지 13거래일 만이다. 20년만에 되찾은 천스닥 시대가 단기에 막을 내릴지, 반등 후 천스닥 바닥을 다질지 주목된다.

28일 코스닥 지수는 전일대비 22.74포인트(2.23%) 내린 998.27에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12일 1000.65을 기록하며 20년7개월여 만에 천스닥 시대를 열었다. 1000선의 영광을 13거래일 만에 내준 셈이다.



외국인과 기관 매도공세가 지수 하락의 직접적 원인이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523억원, 2091억원 팔았다. 개인이 홀로 3921억원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방어하진 못했다.

외국인은 지난 26일부터 이날까지 사흘 간 코스닥 시장에서 3444억원 어치 팔았다. 기관도 1905억원 순매도했다. 두 수급 주체가 사흘 간 코스닥 시장에서 약 5400억원 규모 매물을 쏟아내면서 코스닥 시장 수급이 크게 흔들렸다.



개인이 지난 3월 코스닥 시장에서 6500억원 규모 자금으로 코스닥 지수를 4.6% 끌어올린 것을 감안하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만한 수급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도세가 곧 재개될 공매도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코스피 시장 대비 코스닥 시장 수급이 탄탄하지 못한 만큼 공매도 재개 전 일찌감치 주식을 매도해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심리가 강해졌다는 설명이다.

금융당국은 오는 5월3일부터 코스피 200종목과 코스닥 150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재개한다. 대형 우량주로 통하는 코스피 200종목 대비 코스닥 150종목은 IT, 바이오 등 중소형 성장주로 꾸려져 있어 상대적으로 외부 변수에 노출돼 있다.


실제 이날 코스닥150지수는 2.83% 하락해 코스닥 지수(-2.23%) 대비 낙폭이 더 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도 코스닥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가 3.10% 빠지는 등 1~17위까지 모두 파란 불을 켰다. 특히 제넥신 (7,270원 ▲10 +0.14%)(-6.12%), 씨젠 (22,100원 ▲200 +0.91%)(-4.49%), 에이치엘비 (106,700원 ▲400 +0.38%)(-3.17%) 등 제약바이오와 IT·장비주인 리노공업 (242,500원 ▼7,000 -2.81%)(-4.31%), 에코프로비엠 (233,500원 ▼6,500 -2.71%)(-3.94%), SK머티리얼즈 (402,900원 ▼10,100 -2.45%)(-5.35%) 등의 낙폭이 컸다.

(서울=뉴스1)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공매도 재개 관련 현장모의테스트에서 운영상황에 관해 질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2021.4.27/뉴스1  (서울=뉴스1) =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27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서울사무소에서 열린 공매도 재개 관련 현장모의테스트에서 운영상황에 관해 질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2021.4.27/뉴스1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5월3일 공매도가 코스피200과 코스닥150종목을 대상으로 재개되는데 코스피 대비 코스닥 수급이 약하다"며 "코스닥 지수가 2월 말 대비 10% 이상 단기 급등하면서 차익실현하려는 심리도 강했다"고 분석했다.

29일 새벽 예정된 4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공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의회 연설 등도 성장주에 대한 경계심을 키웠다는 진단이다.

임상국 KB증권 수석연구위원은 "5월 공매도 재개를 앞둔데다 FOMC에서 추가로 통화정책이나 금리 정책에 대한 시그널이 나올 가능성이 있어 성장주에 대한 경계심이 커졌다"며 "그간 성장 기대감에 IT, 바이오 종목들이 많이 올랐는데 미국에서 통화정책 스탠스를 바꾼다면 성장주가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 약세가 장기화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공매도가 당분간 시장 변동성을 키우더라도 강세장 기조에 있는 증시 방향성이 훼손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팀장은 "매년 사이클을 보면 1~3월은 코스닥이 강한 패턴을 보이는데 올해는 1000선까지 넘어서 부담이 있다"며 "대형주가 호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좋을 것으로 보이는데 공매도가 있다고 해서 그 추세가 꺾이진 않을 것이고, 강세장에서 코스닥만 소외되지도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도 "5월3일 공매도가 재개되면 증시 단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지만 과거 역사를 돌이켜볼때 시장의 방향은 바꾸지 못했다"며 "오히려 공매도 금지가 해제되면 그간 섣불리 투자하지 못했던 외국계 롱숏 헤지펀드들의 순매수 유인이 생겨나면서 국내 증시 유동성 등 수급 환경도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일대비 33.95포인트(1.06%) 떨어진 3181.47에 마감하며 사흘 만에 3200선을 내줬다. 외국인과 기관이 6090억원, 4291억원 순매도했고, 이에 맞서 개인이 1조621억원 순매수하며 지수를 방어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2.6원(0.23%) 오른 1113.0원에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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