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3주 연속 지지율 하락에…"사면론, 당 입장 아냐"

머니투데이 이사민 기자 2021.04.28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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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동(왼쪽)·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의원 2013.10.18/뉴스1 =권성동(왼쪽)·김기현(오른쪽) 국민의힘 의원 2013.10.18/뉴스1


4·7 재보선 직후 국민의힘에서 고개 든 전직 대통령 '사면론'에 차기 원내대표 후보로 나선 이들이 연이어 거리를 두고 있다. 이들의 '사면론 거리두기'가 최근 당의 지지율 하락세와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힘 원내대표 유력주자 2명 "사면론은 이낙연이 먼저 제안"
국민의힘 원내대표 유력주자 두명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에 한발 떨어지려는 모양새를 연일 취했다. 김기현 의원은 28일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직 대통령의 사면을 건의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의 입장에 대해 "당하고 의논한 것이 아니라 독자적인 견해를 가지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문제는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대통령의 결단 사항이라고 이해를 하는 것이지 우리가 사면을 건의할 생각도 없고 그렇게 한 바도 없다"며 "사면론은 이번에 불거져 나온 것이 아니고 올해 초 이낙연 전 대표가 새해 첫 화두로 제안을 한 것"이라고 일축했다.

권성동 의원도 지난 27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사실 사면 얘기는 우리 당 요청이 없었음에도 당시 민주당의 이낙연 대표가 꺼낸 일"이라며 "뒷얘기를 조금 취재해보니 (사면론은) 이 전 대표 혼자의 생각이 아니라 청와대와 교감을 통해 꺼낸 발언이라 알고 있다. 그만큼 정부·여당이 국민 통합을 위해 '두 전임 대통령 사면이 불가피한 게 아닌가' 하는 인식을 갖고 있던 것"이라 전했다.



권 의원은 "그런 인식에 우리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런데 사면 문제를 우리가 아닌 정부·여당이 먼저 제기했기 때문에 푸는 문제도 정부·여당의 결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과 권 의원 모두 사면론의 빌미는 지난해 12월 "적절한 시기가 오면 두 전직 대통령 사면을 대통령께 건의하겠다"고 말한 이 전 대표가 제공했다며 책임을 넘긴 것이다.

선거 끝나자마자 나온 '사면론+탄핵 부정'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4·7 시도지사 보궐선거 당선인 초청 오찬에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박형준 부산시장과 환담하고 있다. 2021.4.21/뉴스1  (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4·7 시도지사 보궐선거 당선인 초청 오찬에 앞서 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 박형준 부산시장과 환담하고 있다. 2021.4.21/뉴스1
국민의힘은 재보선에서 승리하자마자 '사면론'을 꺼내 들었다.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홍남기 국무총리대행에게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석방을 대통령에게 건의해주시겠나"라며 "저를 포함해 많은 국민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이 잘못됐다고 믿고 있다"며 탄핵 불복까지 시사했다.


박형준 부산시장도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마친 뒤 "더 큰 통합의 차원에서 국민의 대표였던 전직 대통령들의 사면을 어렵게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김 전 위원장이 지난해 12월 "두 전직 대통령의 과오에는 정경유착의 어두운 그림자가 짙게 깔려 있다"며 대국민 사과를 한 지 4개월 만에 역행하는 주장이 나온 셈이다.

국힘 지지율 3주 연속↓..."사면론=전술적 실패"
'사면론'과 박 전 대통령 탄핵에 불복하는 발언은 야당의 여론조사 하락세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이달 19~23일 전국 18세 이상 253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4월 3주차 국민의힘 지지율은 전주 대비 0.5%포인트(p) 내린 36.6%를 기록했다.

이는 야당이 압승한 재보선 직후 발표된 4월 1주차 지지도인 39.4%과 비교했을 때 2.8%포인트(p) 하락한 것이다. 국민의힘 정당지지율은 선거 이후 계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4월 1주차 39.4% △4월 2주차 37.1% △4월 3주차 36.6%로 3주 연속 하락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9%포인트(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제기된다. '박근혜 키즈'로 정치에 입문한 이준석 국민의힘 전 최고위원은 21일 KBS라디오에 나와 사면론에 대해 "그것을 왜 야당이 먼저 꺼내나. 저는 전술적 실패라고 본다"며 "당에서 사면을 먼저 꺼냈을 경우 '선거에서 이기더니 가장 먼저 하는 게 그거냐'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어서 저 같으면 안 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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