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탐방] '인류의 미래, 해양과학으로 찾는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뉴스1 제공 2021.04.28 08:06
글자크기

수중건설로봇 등 바다를 통한 미래 먹거리 창출
"해양생태계 보존, 정책과 국민 지지 있어야"

[편집자주]부산지역에는 우리나라 해양항만수산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국가경제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설립된 많은 기관이 있다. 해양항만수산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바다를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활용·유지하기 위해 힘쓰고 있는 기관을 찾아 성과와 비전, 지역상생을 위한 노력을 들어본다.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전경© 뉴스1한국해양과학기술원 전경© 뉴스1


(부산=뉴스1) 손연우 기자,백창훈 기자 = 한국해양과학기술원(KIOST)은 1973년 설립 이후, 40년간 바다를 연구해 온 국내 유일의 종합해양연구기관이다.



KIOST는 '바다에서 찾는 국민의 행복, 인류에 공헌하는 해양과학기술'을 비전으로, 해양과학 기초연구와 첨단기술을 개발하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최근에는 지구온난화, 해양쓰레기, 미세플라스틱 등 사회 현안문제를 해결하고 미래 먹거리를 찾기 위한 임무도 수행 중이다.



부설기관으로 극지연구소와 선박해양플랜트 연구소를 두고 있으며, 해양과학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우리나라가 세계적 수준의 해양 경쟁력을 갖추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해 왔다.

세계적으로 해양공간 지배권과 해양자원 확보를 위한 패권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각국은 국가 차원에서 대형연구선 건조 등 해양 연구를 위한 인프라를 확충하고 새로운 해양생물·자원·친환경에너지 생산 등에 공을 들이고 있다.

KIOST는 이러한 국제 정세에 발맞춰 우리나라 해양연구의 구심점 역할을 하면서, 바다에서 인류의 난제를 해결하고 해양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해양에너지·수중건설로봇 등 바다를 통한 미래 먹거리 창출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KIOST는 에너지원이 다양한 바다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 해양에너지와 수중건설로봇 분야에 관심을 갖고 친환경 에너지와 관련된 산업을 육성하고 있다.

2009년부터 KIOST는 울돌목에 세계 최대 규모의 수직축 조류발전소를 건설하고, 유속이 빠르고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는 바닷속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는 조류발전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KIOST 관계자는 "조류가 빠르기로 유명한 울돌목 바다에서 조류의 방향과 속도에 따라 스스로 방향을 바꾸고 최적의 효율을 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해 상용화가 진행된다면 조류를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본격적인 길이 열린다"고 기대했다.

이와 함께 KIOST는 2013년 해양수산부와 수중건설로봇 국산화를 목표로 개발을 시작, 우리기술로 세계 수중건설로봇 시장에서 경쟁하겠다는 의미를 담은 URI 3형제(URI-R, URI-T, URI-L) 개발을 완료했다.

통영해상과학기지 전경© 뉴스1통영해상과학기지 전경© 뉴스1
바다를 통해 해양에너지를 얻기 위해서는 해양구조물 설치와 유지보수 등 관리에 투입될 수중건설로봇도 필요한데, 그동안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수중건설로봇이 없어 100% 해외에 의존했다.

KIOST에 따르면 수중건설로봇 개발로, 작년에는 국내 뿐만 아니라 베트남 수중 공사에도 참여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친환경 고압력 부표 개발·민간 기술 이전

최근 발생하고 있는 해양쓰레기의 원인을 살펴보면 해외의 경우 육상에서 떠내려 온 쓰레기의 비율이 높은 반면 수산업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는 상대적으로 해양에서 발생하는 쓰레기양이 많은 실정이다.

특히 스티로폼 부표는 미세플라스틱을 발생시키는 주범으로 알려져 있다. 비용이 저렴한데 비해 부력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파도나 충격에 잘 부스러지고 제 때 회수되지 않으면 해류를 타고 바다로 퍼져 나간다.

현재 미역·굴·김 등 국내 양식장에서 사용되는 부표 5500만 개 중 3941만개가 스티로품 부표로, 전체의 약 71%를 차지할 정도 비중이 크다.

이 같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KIOST에서는 내구성이 강한 폴리에틸렌(PE) 소재에 자외선 차단제를 혼합, 최근 친환경 고압력 부표를 개발하고 민간에 기술을 이전했다.

KIOST 관계자는 "부표 내부에는 에어캡과 에어스틱을 결합해 부력과 인장력, 압력을 높였다"며 "수압이나 파도의 충격으로 인한 파손 우려가 적으며, 자외선으로부터 마모를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술이전으로 기업의 매출증대와 정부의 양식장 내 스티로폼 부표 사용 제로화 목표 달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 미세플라스틱 위해성 규명, 기름유출 추적기술 개발

KIOST는 현재 우리나라 해양환경에서의 미세플라스틱 위해성 규명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국내 해역에서 크기 20㎛ 미만인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가장 정밀하고 체계적인 오염지도를 세계 최초로 작성, 이 연구 결과를 근거로 정부는 양식장에서 사용하는 부유물의 한 종류인 발포스티렌 부자재를 규제하는 정책을 수립하기도 했다.

통영해양과학기지 바다목장 전경.© 뉴스1통영해양과학기지 바다목장 전경.© 뉴스1
아울러 KIOST는 기름 유출 사고 발생 시 1시간 내 유지문(油指紋)을 감식할 수 있는 현장용 기술을 개발, 해양환경 보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지문이란 사람마다 지문이 다른 것 처럼 각각의 기름이 갖고 있는 고유의 화학적 조성을 말한다.

기존에는 해역에서 채취한 기름을 실험실로 가져와 전처리 및 고가의 장비로 정밀분석을 거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됐는데, 이같은 기술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해 질 전망이다.

KIOST관계자는 "정확도 역시 기존 실험실에서 진행되던 정밀 감식기법의 90% 수준으로 신뢰성 또한 높다"며 "개발 기술은 현장용 장비에 적용 가능해 각종 유해물질 모니터링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될 전망"이라고 알렸다.

◇ 지속가능한 개발로 해양생태계 보전

해양환경 문제의 심각성이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KIOST는 해양환경의 훼손과 변화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위해서는 해양생태계 복원을 위한 기술개발과 국가와 지자체의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KIOST 관계자는 "해양의 자정능력 범위 안에서 이용과 개발이 진행돼야 하지만, 산업화로 인해 발생한 폐기물이 적절하게 처리되지 않고 바다로 흘러드는 해양쓰레기와 미세플라스틱 문제, 화석연료 사용 증가로 발생하는 부영양화와 해양산성화는 인류가 직면한 대표적인 해양환경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KIOST는 미래지향적 연구 수행으로 독창적 연구 성과를 창출하고, 국가·사회적 현안문제 해결을 위한 체계적인 해양과학기술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R&D(연구개발)가 KIOST의 몫이라면 해양생물의 다양성 보전, 해양생태계 보호·복원, 갯벌의 지속가능한 보전 등은 국가와 지자체의 몫"이라고 했다.

덧붙여 "이러한 정책은 국민의 지지가 있을 때 더욱 추진력을 얻는다"며 국민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