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현대삼호·울산항만공사, 채권발행사 중 ESG점수 '최고'

머니투데이 황국상 기자 2021.04.27 17: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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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발전소, 2017~2020년 채권발행사 445개사 ESG 점수 산출

지속가능발전소는 2017년 9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주요 채권발행사 445개사의 ESG 통합점수를 분석했다. 조사대상 기업은 상장사 227개사, 비상장사 168개사, 공기업 50개사 등이다. / 자료 = 지속가능발전소지속가능발전소는 2017년 9월부터 2020년 9월까지 주요 채권발행사 445개사의 ESG 통합점수를 분석했다. 조사대상 기업은 상장사 227개사, 비상장사 168개사, 공기업 50개사 등이다. / 자료 = 지속가능발전소


최근 3년간 채권발행에 나선 상장사 227개사 중 한독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통합점수가 가장 우수한 곳으로 나타났다. 비상장사 168개사 중에서는 현대삼호중공업이, 공기업 50개사 중에서는 울산항만공사가 가장 ESG 통합점수가 높았다.

빅데이터·AI(인공지능) 기반 ESG 평가기관인 지속가능발전소는 최근 3년간 채권을 발행한 이력이 있는 445개 상장사·비상장사·공기업의 ESG 평가등급을 분석한 결과를 통해 27일 이같이 밝혔다.



이번 평가 결과는 신용등급이 투자등급에 해당하는 기업 중 ESG 통합점수가 높은 점수를 받은 기업들이 투자 권고 대상이 되고 신용등급은 우수하나, ESG 통합점수가 낮은 기업들은 투자자들로부터 경영관여(Engagement)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해준다.

조사대상 전체 445개사의 ESG 성과점수 평균은 2017년 기준 41.5점에서 2019년 기준 45.2점으로 3.7포인트 높아져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리스크 점수는 1.16점에서 1.08점으로 0.08포인트 낮아져 역시 개선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상장사 227개사 중 한독, 만도, LG이노텍, 가온전선, 한미약품 등 5개사가 ESG 평가점수가 가장 높은 5개사로 꼽혔다. 이들 227개사의 ESG 성과점수 평균은 2017년 43.9점에서 2019년 47.3점으로 개선됐으나 ESG 리스크 점수 역시 1.21점에서 1.26점으로 높아졌다.

비상장사 168개사 중에서는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케피코, SK루브리컨츠, 농협금융지주, 국민은행 등 5개사가 ESG 평가점수가 가장 높았다. 공기업 50개사 중에서는 울산항만공사, 예금보험공사, 김해시도시개발공사, 대구도시철도공사, 한국공항공사 등이 상위 5개사에 이름을 올렸다.

비상장사의 ESG 성과점수는 2017년 37.09점에서 2019년 40.58점으로 높아진 반면 ESG 리스크 점수는 같은 기간 1.5점에서 1.4점으로 낮아졌다. 공기업의 ESG 성과점수도 이 기간 45.65점에서 51.42점으로 높아졌으나 ESG 리스크 점수는 2.5점에서 2.0점으로 떨어졌다.


지속가능발전소는 "상장사의 경우 성과관련 이슈는 잘 관리하고 있으나 리스크는 그간 측정된 지표가 없어서 객관적으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고 했다. 또 비상장사·공기업에 대해서는 "규모가 있는 기업이라는 점에서 ESG 경영이 관리되고 있고 리스크도 낮아지고 있다"면서도 "리스크 자체가 높아서 경영전략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할 필요성이 대두된다"고 했다.

이와 함께 "기존 ESG 성과가 우수하다고 평가받았던 금융·지주사들은 최근 라임 펀드 사태 등으로 불거진 불완전판매 이슈로 금융감독원에서 수위 높은 징계를 받으면서 리스크가 상승해 전체적으로 순위가 떨어졌다"고 했다.

이어 "공기업에서는 50개사 중 10개사에서 ESG 리스크가 매우 높은 수준으로 분석됐는데 특히 한국토지주택공사(LH공사) 한국수력원자력, 인천항만공사가 가장 높은 ESG 리스크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특히 LH공사의 경우 2017년 금품로비로 직원이 입건되거나 뇌물수수, 발주현장 임금체불 및 안전사고 등 여러 ESG 이슈가 지속됨을 알 수 있다"고 했다.

윤덕찬 지속가능발전소 대표는 "ESG는 주식투자에서 주로 쓰였지만 사실상 채권투자에서 더 어울리는 기준"이라며 "ESG 채권이 아니어도 이미 주식처럼 채권운용에 ESG 전략을 통합하는 채권운용사가 늘고 있고, 제외·평가·관여의 3E 접근방법을 통해 ESG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지속가능발전소는 기업·기관이 자체적으로 공시한 지속가능보고서를 비롯해 각급 정부부처와 공공기관 등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 관련 공공 데이터를 분석해 ESG 성과점수를 산출해 낸다. ESG 성과점수는 매년 9월 발표가 된다.

여기에 지속가능발전소는 ESG 리스크 점수를 산출해 그 정도에 따라 ESG 성과점수를 차감하는 방식으로 ESG 통합점수를 산출해 낸다. ESG 리스크 점수는 매일 전국 95개 매체가 생산하는 1만5000여 뉴스 중 해당 기업의 ESG 관련 이슈를 추려내 이를 분석하는 방식으로 산출된다. 공기업 50곳에 대해서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공기업 지배구조 지침 등을 반영한 평가모델을 통해 점수가 매겨졌다.

지속가능발전소는 향후 기존 채권평가사 또는 신용평가사, 국내외 지수사업자 등과 채권 ESG 지수 개발을 통해 국내 채권의 ESG투자 활성화에 기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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