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새 주린이 170만 계좌 텄다…'토스증권 돌풍' 비결은

머니투데이 정혜윤 기자 2021.04.29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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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민 토스증권 대표박재민 토스증권 대표


토스증권에 1주일새 주린이(주식 어린이) 170만이 모였다.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토스증권 돌풍 배경은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진행된 '주식 1주 선물받기' 이벤트다. 신규 계좌를 개설하는 고객에게 무작위 추첨으로 현대차, 삼성전자, 네이버 등의 주식 1주를 지급하는 행사였다. 이 이벤트를 토스증권이 처음 시도한 건 아니다. 기존 증권사도 비슷한 이벤트를 여러차례했다.



하지만 유독 토스증권에서 '흥행 돌풍'이 거셌다. 1900만명이 이용하는 토스 플랫폼, 쉬운 가입 절차 등이 바람을 일으켰다. 지난달 15일 정식으로 토스증권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오픈한 뒤 한달 반만에 계좌 수는 약 210만개(28일 기준)까지 늘었다.

박재민 토스증권 대표는 지난 26일 서울 강남구 토스증권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입소문이 빠르게 퍼져나갔고 토스의 쉽고 간편한 UX(고객경험)가 잘 맞아떨어진 결과"라고 했다.



박 대표는 "아무리 적은 돈이라도 내 돈이 들어가면 신중해진다"며 "보다 쉽게 주주가 되는 경험을 하게 해주면 어떨까 하는 마음이 통했던 것 같다"고 했다.

토스증권 론칭 초기에 투자를 왜 꺼리냐는 설문을 진행했는데 전체 응답자 중 54%가 '돈을 잃기 싫어서'라고 답했다. 또 44%는 '어떤 주식을 사야할지 모르겠어서'라고 응답했다. 이를 바탕으로 고객의 첫 투자 고민을 줄여주자는 의미로 주식 1주 선물 이벤트를 기획했다.

박 대표는 "무엇보다 토스증권에서 한 번 투자를 경험하면 매력을 느끼고 계속 이용하는 고객이 많을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고 했다.


증시 활황으로 주린이가 급증한 것도 토스증권에 호재였다. 박 대표는 "지난해 주식 시장 호황기에 주식 투자자가 600만명에서 900만명으로 성장하고 많은 사람들이 주식 시장으로 유입된 것도 긍정적이었다"고 했다.

주식·코인 넘나드는 2030, '투자' 어떻게 해야 할까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27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 고객센터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2021.4.27/뉴스1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27일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 고객센터에서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황이 표시되고 있다. 2021.4.27/뉴스1
최근 2030세대는 주식투자뿐 아니라 가상자산(암호화폐)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2030세대가 암호화폐와 주식을 오가며 줄타기를 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박 대표는 "투자에 정답은 없다"고 했다.

다만 주가는 회사가 만들어낸 캐시플로우(현금흐름) 등 가치 판단의 근거가 있지만 가상자산의경우 가격만 있을뿐 가치판단이 어렵다. 이 때문에 기본적으로 투자자가 가격이 적정한지 판단하기 힘들다.

그는 "암호화폐(가상자산)의 경우 반토막이 나거나 10%가 될 수 있고 리스크가 높다는 자산인 것을 알고 투자해야 한다"며 "전체 자산에서 일부만 투자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박 대표는 2030세대에게 "투자라는 건 단기적으로 한 번 벌고 빠지는 게 아니라 계속 습관화하고 장기적으로 자산을 불려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런 관점에서 투자 자산이 어떤 성격을 갖고 있고 이게 얼마만큼 리스크가 큰지 등을 잘 이해하고 투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식 투자도 예외는 아니다. 그는 "지수가 3200에서 4000까지 오를 수도 있고 떨어질 수도 있고 예측하기 힘들다"면서 "투자에 접근할 땐 내가 잘 아는 주변 기업과 업종 등을 눈여겨보고 그 기업의 성장 가능성과 리스크를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해외주식 거래, MTS 업데이트…토스증권은 '업그레이드 중'

일주일새 주린이 170만 계좌 텄다…'토스증권 돌풍' 비결은
토스증권은 올해만 세번째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금 확충에 힘쓰고 있다. 박 대표는 주식 1주 이벤트처럼 성장을 가속화할 수 있는 마케팅이나 인재 영입, 내년 초로 준비중인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등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6월 안으로 해외주식 거래 서비스도 시작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해외 주식 거래를 할 때도 국내 주식을 할 때와 다른 이질감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데 방점을 찍고 있다"며 "기존 증권사의 지연 시세, 환전 등의 불편함 등도 개선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서비스는 먼저 시작하되 소수점 거래는 당분간 힘들 수 있다. 박 대표는 "금융위원회와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소수점 거래)제도화가 진행되고 있어 이에 대한 정리 이후 서비스를 해나갈 것"이라고 했다.

토스증권이 '간편함, 쉬움' 등을 무기로 주린이를 끌어들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일각에선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는 등의 불만도 제기한다.

이에 대해 박 대표는 "론칭 한달동안 여러 개선이 있었다"며 "홈 화면에서 주식 등락률만 보이던 것을 가격까지 같이 볼 수 있도록 했고 주식 평균가격(평균매수단가)이나 주식을 매매하는 과정에서 실현한 수익 등을 볼 수 있는 화면도 만들었다"고 했다.

그는 "봉차트나 거래량 정보, ROE(자기자본이익률) , PER(주가수익비율) 같은 재무 정보도 부족한 부분으로 인지하고 있고 개선 중"이라며 "접속장애 등 인프라 개선과 확대 등을 통해 보강하고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마지막으로 "과거 저축만으로 자산을 형성할 수 있었지만 저금리, 저성장,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 환경에서 투자는 자산 형성을 위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투자자들이 본인의 투자스타일을 찾고 성장해나가는데 좋은 동반자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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