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산업계 봄 온다, 차·반도체·철강·정유 실적 턴어라운드

머니투데이 우경희 기자 2021.04.28 0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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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IL 울산공장 전경S-OIL 울산공장 전경


긴 경기침체 겨울의 끝이 보인다. 소재와 중간재, 소비재 기업이 동시에 회복의 신호탄을 올렸다. 완성차와 반도체에 이어 오래 침체됐던 철강·정유·화학사도 바닥을 찍고 올라간다. 기업이 뛰자 1분기 GDP(국내총생산)은 예상을 크게 상회했다.

정유사 중 처음으로 실적을 집계한 에쓰오일은 27일 실적발표를 통해 1분기 연결 영업이익 6297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흑자 전환했다고 밝혔다. 시장 기대치를 두 배 가까이 웃돈 깜짝 실적이다. 당기순이익도 3447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같은 날 현대제철은 1분기 3039억원의 영업이익을 신고하며 흑자 전환했다. 앞서 1조5500억원(전년 동기 대비 120% 증가) 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한 포스코(POSCO)와 함께 철강 양대 대표주자가 모두 완연한 회복세다.

철강·정유 상승반전은 산업계가 고대하던 터닝포인트다. 앞서 삼성전자가 1분기 전년 대비 44% 늘어난 무려 9조3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고 현대차는 2016년 이후 최대인 1조6566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자동차와 반도체·휴대폰 등 소비재와 중간재가 모두 회복세다.



여기에 소재산업 대표 격인 철강과 정유, 화학사들마저 상승기류에 올라타면서 산업계에 반전 분위기가 분명해졌다. 전방산업이 호조를 보이는 만큼 수요가 지속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 수출도 지속적으로 늘어나 이를 뒷받침 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이 다시 뛰기 시작하자 국가 경제 전체에 화색이 돈다. 한국은행은 이날 1분기 GDP가 전분기 대비 1.6% 성장했다고 밝혔다. 2~4분기 호조로 연간 경제성장률이 3.5%에 이를거라는 전망도 내놨다.

기다리던 낭보다. 문재인 대통령은 GDP보고 직후 국무회의에서 "올해 1분기에 이미 코로나 이전 경제수준을 넘어섰다"며 "한국 경제는 코로나의 어둡고 긴 터널을 벗어나 경제성장의 정상궤도에 올라섰다"고 자평했다.


또 다른 의미있는 보고서가 같은 날 나왔다. 대한석유협회는 이날 1분기 한국산 정유제품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27.4% 줄어든 9094만배럴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2011년 1분기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적은 양이다.

정유업계는 오히려 반등의 시그널이라고 본다. 손해를 감수한 억지 밀어내기 수출이 줄어들었다는 의미여서다. 외려 수출채산성은 지난해 1분기 배럴당 -1.8달러에서 올 1분기 9.4달러로 대폭 반등했다. 수출 상승 반전이 예상되는 가운데 수출할 수록 이익이 커지는 구조다.



경기선행 지표 격인 항공유 대미 수출량은 1월 123만3000배럴에서 3월 331만5000배럴로 크게 늘었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확대되며 경기에 화색이 돌면서다. 미국교통안전청(TSA) 집계 미국 공항 이용객은 1월 2360만명에서 3월 3805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철강사들은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최근 6월분까지 수출계약을 모두 마무리했다. 없어서 못 팔 판이다. 원자재 수요가 급증하면서 조선업엔 수주대박이 터졌다. 대표선수 격인 한국조선해양은 올 1분기에만 총 69척 55억6800만달러를 수주해 연간 목표의 40%에 근접했다.

소재 중심의 산업 호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연관산업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치며 산업 전반이 상승 곡선을 그릴 가능성이 높다. 김영중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글로벌 철강 제품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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