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진단·검사키트 '후끈'…코로나 재확산 나라들 속속 승인

머니투데이 박계현 기자 2021.04.2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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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허가기관 국내업체 자가검사키트, 전문가용 진단키트 잇따라 허가

브르켄란트주에서 피씨엘 자가진단키트 30만개를 시민에 배포하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사진제공=피씨엘브르켄란트주에서 피씨엘 자가진단키트 30만개를 시민에 배포하기 위해 작업하고 있다./사진제공=피씨엘


한국산 진단·검사키트 '후끈'…코로나 재확산 나라들 속속 승인
올해 초 성장세가 주춤했던 코로나19(COVID-19) 진단키트 업체들이 다시 수출 증가에 힘입어 반등세를 타고 있다. 지난 3월 이후 세계적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일일 확진자수가 역대 최대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고 한국·미국 등 주요 시장에서 자가검사키트 승인을 늘리면서 성장 발판이 마련되고 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D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 (1,759원 ▼39 -2.17%)가 지난 23일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긴급사용승인을 획득한데 이어 수젠텍도 독일 보건당국(BfArM)에서 자기검사키트의 개인용 사용 목적 승인을 획득했다.



앞서 엑세스바이오 (6,400원 ▼150 -2.29%)는 지난 14일 미국 FDA(식품의약국)에서 연속 검사(Serial Testing) 용도에 대한 긴급사용승인 허가를 받았다.

이날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세계 코로나19 발생은 9주 연속 증가해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주간(4월 18~24일) 신규환자는 568만명(WHO 기준)으로 그 전주(530만명)에 비해 더욱 증가했으며 주로 동남아지역을 중심으로 발생이 급증하고 있다.



지난 25일(현지시간) 기준 인도의 하루 코로나19 확진자수가 35만2991명을 기록하는 등 세계 코로나19 확진자수가 연일 최다 기록을 경신하면서 전문가용 진단키트, 자가검사키트 모두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다.

확진자수가 늘어나자 다급해진 각국 허가기관들이 확진자를 가려내는 보조적 수단으로 자가검사키트의 승인을 발빠르게 내주고 있다.

지난 23일 국내 식약처는 에스디바이오센서와 휴마시스의 코로나19 항원방식 키트 2개를 국내 첫 자가검사키트로 조건부 허가했다.


독일·오스트리아에서 승인을 받은 수젠텍 (5,690원 ▼30 -0.52%)의 개인용 자가검사키트는 국내 식약처 허가도 준비중이다. 개인용 자가검사 키트는 전문가용 진단 키트와 달리 콧 속 깊숙한 부위인 '비인두'에서 검체를 채취하지 않고 비강을 훑어 검체 채취를 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수젠텍 관계자는 "콧구멍에서 가까운 부분에서 채취가 가능한 비강 스왑 방식을 적용했기 때문에 비전문가도 통증 없이 쉽고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피씨엘 (1,218원 ▼29 -2.33%)도 지난해 12월부터 오스트리아 부르켄란트주 정부에 30만개 넘게 공급한 신속 항원검사키트를 공급한데 이어 국내 식약처 허가를 준비 중이다.

미국 FDA는 기존 유증상자로 제한하던 연속검사 진단 대상자를 무증상자로 확대시켰다.

미국 기업이지만 코스닥에 상장한 엑세스바이오는 애보트, 퀴델, 벡튼 디킨슨에 이어 미국에선 네번째로 연속 검사 제품으로 승인을 받았다. 연속 검사는 한 환자가 동일한 테스트를 이용해 일주일에 2회 코로나 감염여부를 검사하는 방법으로, 의사의 처방을 받아 병원이나 진단 검사센터에서 진단을 받을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3일 코로나19 자가검사가 가능한 항원 방식 자가검사키트 제품 2종에 대해 조건부 품목허가를 했다./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 23일 코로나19 자가검사가 가능한 항원 방식 자가검사키트 제품 2종에 대해 조건부 품목허가를 했다./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중소 진단키트 제조기업…지난해 최소 10배 이상 외형 성장
피씨엘, 수젠텍, 엑세스바이오 등 중소 진단키트업체들은 지난해 수출실적이 반영되며 최소 10배 이상의 외형 성장을 기록했다.

엑세스바이오는 지난해 매출액으로 182.9% 증가한 1218억원,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한 68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6일 공시한 1분기 실적에선 한 분기만에 연간 실적을 뛰어넘었다. 회사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대비 2136% 증가한 2257억원,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181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80%를 넘어섰다.

피씨엘은 지난해 매출액 537억원, 영업이익 25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액은 1500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수치다. 피씨엘은 2019년 매출액 3581만원, 영업손실 64억원을 기록했다.

수젠텍은 지난해 매출액으로 전년 대비 975.4% 증가한 414억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한 225억원을 기록했다.

대부분 기업이 국내 뿐 아니라 유럽, 미국 등에서 동시에서 조건부 승인이나 긴급사용절차를 밟고 있어 이들 기업의 올해 진단키트 수출 실적은 전년 대비 증가세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휴마시스 관계자는 "이미 자사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자가진단으로 사용하는 임상이 미국에서 최근 완료됐고, 현재 미국 FDA 긴급승인 절차를 밟고 있다"며 "또한 독일에서도 자가사용 허가 신청이 완료돼 심사가 진행되고 있는 등 수요가 있는 각 국가들의 절차에 따라 등록을 마칠 예정"이라고 말했다.

피씨엘 관계자는 "지난 3월부터 자사 제품이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먼저 자가진단키트로 허가를 받았다"며 "현지에서 PCR(유전자 증폭) 검사 대비 20분의 1 수준 비용으로 수퍼전파자를 신속하게 찾아내는 등 경제적인 진단 수단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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