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지난 선풍기에도 돈 쓰는 파세코, 여름가전 공들이는 이유

머니투데이 유승목 기자 2021.04.27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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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세코, 미니 창문형 에어컨에 폴더블 선풍기 개발하며 '여름가전 전문 브랜드' 이미지 형성에 박차

유일한 파세코 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지난 26일 경기도 안산 파세코 본사에서 미니 창문형 에어컨과 접이식 써큘레이터 등 여름가전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유승목 기자유일한 파세코 대표(왼쪽에서 두번째)가 지난 26일 경기도 안산 파세코 본사에서 미니 창문형 에어컨과 접이식 써큘레이터 등 여름가전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유승목 기자


이른 더위로 소비자들의 여름채비가 빨라지면서 파세코가 여름가전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세로형 창문형 에어컨'으로 재미를 보자 폴더블(접이식) 써큘레이터까지 내놓으며 '냉방 시너지'를 노린다. 치열해진 국내 시장 경쟁을 버텨내는 동시에 글로벌 진출을 앞두고 '여름가전 전문 브랜드'라는 이미지를 강조하기 위한 포석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21년형 신제품인 '창문형 에어컨3 듀얼 인버터' 공식 판매를 시작한 파세코는 이보다 크기를 20% 줄인 미니 사이즈 창문형 에어컨 '리틀 자이언트(가칭)'를 내달 중 출시키로 결정했다. 77cm 높이의 다소 작은 창문에도 설치할 수 있다.



유일한 파세코 대표는 "창문형 에어컨 자체가 크기가 작은 터라 더 작은 제품을 개발하는 것도 쉽지 않았고, 원가절감이나 시장중복 문제도 있어 고민이 많았다"면서 "창 크기가 작아 기존 제품을 설치하기 어렵단 소비자 의견을 반영해 개발했다"고 말했다.

여름가전 블루칩으로 떠오른 창문형 에어컨으로 적지 않은 재미를 본 만큼, 라인업을 강화한 것이다. 파세코는 지난해 창문형 에어컨을 10만대 이상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60%를 기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매출액이 전년 대비 9.8% 증가한 1981억원을 냈고, 영업이익은 170억원으로 58% 기록하는 등 실적도 상승세다.



무엇보다 파세코라는 브랜드 각인효과를 얻은 효과가 컸다. ODM(제조자 개발생산)·OEM(주문자 상표부착생산) 중심의 중소기업 이미지를 벗을 수 있단 점에서 들인 비용이 아깝지 않다는 것이다. 파세코는 주방빌트인부터 생활가전까지 다양한 품목을 제조하고 있고, 캠핑난로가 유명하지만 국내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시장에서 브랜드를 제대로 알리는 데엔 창문형 에어컨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파세코가 선보인 폴더블 써큘레이터. /사진=파세코파세코가 선보인 폴더블 써큘레이터. /사진=파세코
국내에서 처음으로 '접이식 써큘레이터'를 내놓은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파세코는 2년 간의 개발기간을 거쳐 이용이나 보관 시 공간활용도가 높은 써큘레이터를 내놨다. 다이슨과 발뮤다는 물론 국내에선 신일전자 등이 주도권을 지키는 선풍기 시장에 굳이 비용을 들여 신제품을 선보인 것은 '여름가전 전문기업' 이미지를 구축하기 위한 포석이다.

실제 선풍기 시장에서 부각된 써큘레이터는 창문형 에어컨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단 분석이다. 공기 순환 효과가 커 에어컨과 함께 사용하면 냉방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단 점에서다. 삼성전자까지 창문형 에어컨을 내놓으며 시장 영향력이 위축될 수 있는 상황에서 짜낸 활로다.

파세코는 이 같은 여름가전 전문기업 이미지를 바탕으로 해외로 발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국내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해외 먹거리를 찾아야 생존할 수 있단 판단에서다. 베트남, 싱가포르로 창문형 에어컨 수출을 본격화한 파세코는 올해 해외시장 개척 원년으로 삼고 미국과 남미, 중동 시장 진출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유일한 파세코 대표는 "세로형 창문형 에어컨을 개발하면서 시장의 기준을 세웠듯이 내년엔 모든 선풍기가 접이식이 될 것"이라며 "작은 기업에 대한 불안감을 깨고 창문형 에어컨 등 여름가전 전문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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