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실적 1번 타자 에쓰오일, 흑자전환 성공…'어닝 서프라이즈'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2021.04.27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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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실적 1번 타자 에쓰오일, 흑자전환 성공…'어닝 서프라이즈'


국내 정유업계 4인방 중 첫 실적발표자로 나선 S-OIL(에쓰오일·S-Oil (76,000원 ▼900 -1.17%))이 영업이익 기준 시장 기대치를 두 배 가까이 웃돈 '깜짝실적'을 달성했다. 시황 회복에 힘입어 전 부문이 고르게 개선중인데다 특히 고부가 제품 생산량을 극대화한 효과가 작용했다는 설명이다.

27일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한 6292억원, 매출액은 2.8% 늘어난 5조3448억원이라고 밝혔다. 당기순이익도 흑자로 돌아선 3447억원이다.



이는 전일 기준 증권가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를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일 기준 에쓰오일의 올해 1분기 실적 추정치는 매출액 5조3515억원, 영업이익 3409억원이었다.

앞서 에쓰오일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영업이익이 817억원을 기록,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면서 회복세에 본격 진입했음을 알렸다. 지난해 1분기 영업손실액은 코로나19(COVID-19)의 급속한 확산 탓에 사상 최저 수준인 1조73억원을 냈었다.



에쓰오일은 올해 1분기 큰 폭으로 늘어난 영업이익에 대해 "주요 제품 마진 증가 및 재고관련이익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재고관련 이익만 지난해 말 기준 670억원에서 올해 1분기 기준 2850억원으로 늘었다.

또 "정제마진은 코로나19 영향이 계속되며 약세를 유지했다"면서도 "회사의 주요 제품인 휘발유와 경유 마진은 글로벌 백신 접종 영향으로 수요 회복세를 보이며 지속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에쓰오일에 따르면 글로벌 수요의 점진적 회복에 힘입어 주력 제품인 휘발유와 경유 스프레드(제품에서 두바이유 가격을 뺀 값)가 전분기 대비 각각 배럴당 2.1달러, 1.4달러씩 올랐다.


석유화학제품의 경우 폴리프로필렌의 탄탄한 마진 흐름이 이어졌고 산화프로필렌(우레탄 등 소재 원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된 강한 상승세가 지속됐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봐도 1분기 기준 전 부문이 고르게 증가해 모두 흑자를 기록했다.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유부문이 매출액 3조7974억원, 영업이익 3420억원을 기록했다.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액 1조211억원, 영업이익 983억원을, 윤활기유 부문은 매출액 5263억원, 영업이익 188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 악조건 속에서도 실적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던 윤활기유 부문은 매출액 비중은 작지만 영업이익률은 35.9%에 달해 가장 높은 수익성을 자랑했다.

에쓰오일은 "윤활기유는 견조한 시장 수급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져 과거 호황기 수준의 높은 스프레드를 보였다"며 "울산공장의 최대 가동률을 지속해 수익성 높은 제품 생산을 극대화하는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호실적의 배경으로 에쓰오일은 또 신규 석유화학 복합시설인 RUC(잔사유 고도화시설)/ODC(올레핀 하류시설)의 가동 효과가 본격적으로 시현되는 단계에 들어섰음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2018년 말 상업운전을 시작한 RUC, ODC는 초창기 운전 과정에서 파악한 개선점과 운영 경험을 반영하여 지난해 3분기 대규모 정기보수를 완료한 이후 줄곧 최대 가동률을 유지해오고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RUC/ODC 운영이 안정되면서 '석유에서 화학으로' 혁신 전환에 성과를 내고 있다. 또한 회사의 수익 구조도 바꿨다"고 말했다.

한편 2분기에도 견조한 실적 흐름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우선 경기회복과 코로나 백신 접종 확산 및 드리이빙 시즌 시작에 따라 운송용 수요 증가로 정제마진이 상승할 것이란 예상이다. 또 중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의 소비진작 정책, 자동차, 가전, 포상재 섹터 수요도 좋다.

또 신규 시설의 높은 원가 경쟁력, 운영 효율성,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를 바탕으로 기록적 수익을 실현한 만큼 2분기에도 긍정적 성장이 예상된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석유 제품 또한 세계 각국에서 경쟁력 없는 설비들의 폐쇄가 늘고 있어 증설에 따른 공급 증가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산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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