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펀드결성 역대 최대…1분기에만 1조원 넘어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2021.04.27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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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전자상거래(이커머스) 플랫폼을 운영 중인 트렌비는 올해 1분기에 238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IMM인베스트먼트, 뮤렉스파트너스, 한국투자파트너스,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대형 투자사들이 돈을 넣었다.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술로 신약을 개발하는 스탠다임은 227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는 등 1분기에만 23개 기업이 100억원 이상 투자를 유치했다. 분기 기준 가장 많은 수준이다.

27일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1분기 벤처투자와 벤처펀드 결성 실적을 집계한 결과, 투자는 1조2455억원, 펀드 결성은 1조4561억원으로 역대 1분기 중 모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1분기 벤처투자 전년보다 4723억원 늘어
벤처투자·펀드결성 역대 최대…1분기에만 1조원 넘어


1분기 벤처투자 규모는 지난해 1분기보다는 61.1%(4723억원) 증가했다. 투자 건수와 피투자기업 수는 각각 989건, 558개사를 기록했다.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실적이다.

월별 투자는 매달 꾸준히 늘었다. 올해 1월 3322억원, 2월 3423억원로 늘었다가 3월에는 5710억원으로 전월(2월) 대비 약 66.8%, 1년 전(3167억원)과 비교하면 약 80% 이상 크게 증가했다.



전체 투자규모 중 9079억원(72.9%)는 후속투자였다. 이는 최근 5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1분기 후속투자 비중은 2017년에는 60%를 밑돌았다가 이후 매년 상승했다. 지난해에는 70% 수준을 넘어섰다.

ICT서비스·바이오·의료 투자액 1000원 이상
모든 업종에 걸쳐 투자가 증가했다. 최근 주력 투자업종으로 부각되고 있는 유통·서비스, 정보통신기술(ICT) 서비스, 바이오·의료업종은 전년동기 대비 1000억원 이상 투자가 크게 늘었다.

이들 3개 업종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투자 비중 상위 3개 업종에 포함됐다. 투자 규모는 유통·서비스 2444억원, ICT서비스는 3345억원, 바이오·의료는 3485억원이다.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관련 산업이 피해를 입어 투자가 부진했던 유통·서비스는 올해 1분기 전자상거래, 전문서비스 관련 투자가 크게 늘면서 투자가 1년 전보다 1440억원(143.3%) 증가했다. ICT 서비스, 바이오·의료 업종은 포스트 코로나 유망 업종으로 떠오르면서 작년 대비 각각 1152억원(52.5%), 1021억원(41.4%)씩 늘었다.

비대면 분야 투자 규모도 지난해 1분기(3515억원)보다 2102억원(59.8%) 늘어난 5617억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투자기업 수도 175개에서 87개사가 늘어난 262개로 나타났다.

100억원 이상 대형투자 유치 23개
벤처투자·펀드결성 역대 최대…1분기에만 1조원 넘어
100억원 이상 대형 투자를 유치한 기업 수도 역대 1분기 중 가장 많은 23개사로 확인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10개)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는 연간 기준으로 100억원 이상 대형 투자가 가장 많았던 해다.

올해 1분기 투자 흐름이 이어질 경우 올해 대형투자 기업 수는 기존 최다 기록을 넘어설 것으로 점쳐진다. 100억원 이상 투자유치 기업 수는 2016년 20개에서 29개→54개→70개→75개로 매년 점차 늘어났다.

1분기 1.4조 펀드결성..1월에 70% 집중
벤처투자·펀드결성 역대 최대…1분기에만 1조원 넘어
1분기 결성된 벤처펀드 규모는 1조456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보다 9483억원(186.7%) 늘어났다. 펀드 수는 53개로 전년동기(20개)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

1분기 펀드결성 실적의 약 70% 이상은 1조원 이상 결성된 1월달 실적(1조 468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모태펀드 자펀드로 선정된 펀드들에 3000억원 규모의 출자가 이뤄지면서 펀드 결성이 집중된 것으로 파악된다. 보통 모태펀드 선정 후 펀드결성까지는 3~6개월 소요된다.

정책금융 출자 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3245억원(231.0%) 늘어난 4650억원, 민간 출자 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6238억원(169.8%) 증가한 9911억원으로 나타났다.

1분기부터 공공영역에서 출자가 활발했다. 정책금융 출자는 모태펀드가 2370억원(작년 900억원), 산업은행·정부기금 등 기타 정책기관은 1180억원(190억원), 성장금융은 1100억원(315억원)을 기록했다. 민간 출자 부문은 금융기관 1840억원, 연금·공제회 2320억원, 벤처캐피탈(VC) 1993억원을 출자했다. 출자액은 각각 전년동기 대비 1000억원 이상 늘었다. 개인 출자는 1239억원(450억원), 법인 출자는 1952억원(800억원)으로 집계됐다.

아모레퍼시픽, 네이버 등 법인 출자 상위 대기업들인은 지난해 중기부가 출범한 스마트대한민국펀드 등 유망 스타트업 발굴을 위한 벤처펀드에 참여하고 있다.

"벤처 투자붐 지속…작년 실적 경신 기대"
중기부는 국내 벤처투자 열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투자가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1분기 벤처투자 역시 역대 최대 규모인 690억달러(약 76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강성천 중기부 차관은 "역대 최대실적을 달성한 작년 벤처투자 열기가 올해 1분기에도 이어지면서 1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며 " "작년 최대 실적을 기록한 6조6000억원의 펀드결성을 통해 채워진 풍부한 투자여력 등으로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작년 실적 경신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기부는 제2벤처붐 열기가 계속되도록 복수의결권 도입, 케이(K)-유니콘 프로젝트, 실리콘밸리식 금융제도 도입도 계속 추진하면서 투자와 회수, 재투자로 이어지는 체계가 원활히 작동할 수 있도록 보완할 점은 없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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