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쌍림동의 CJ제일제당 사옥 /사진제공=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구로공장 부지를 매각이 아닌 신탁으로 결정한 것은 이곳이 밀가루 생산의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생산시설이기 때문이다. 구로공장은 CJ제일제당이 생산하는 밀가루의 45%를 책임지고 있다. 2019년 유동성 위기 당시 서울 강서구 가양동 바이오연구소 부지를 1조500억원에 매각하고 인재원 건물 1동을 530억원 매각하면서도 구로공장 부지는 '세일 앤 리스백'(자산 매각 후 재임대) 방식을 차용한 신탁 계약을 했다.
슈완스가 미국 유통채널에서 운영중인 '아시안데스티네이선)Asian destination' 현장. /사진=CJ제일제당
하지만 슈완스는 코로나19(COVID-19)를 계기로 CJ제일제당이 미국에서 급성장하는 발판이 됐다. 슈완스는 지난해 2조8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CJ제일제당의 해외 성장을 주도했다. 식품사업 매출은 전년대비 12% 증가한 9조원을 기록했는데 이중 4조1000억원이 해외매출이다. 해외매출 비중은 슈완스 인수 전인 2018년 14%에서 지난해 46%까지 끌어올렸다.
해외사업의 성장 덕분에 CJ제일제당은 지난해 물류 자회사 CJ대한통운 실적을 제외하고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냈다.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잉여현금은 5000억원 플러스가 됐고, 현금성자산도 1조2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크게 호전됐다. 결국 CJ그룹의 슈완스 인수 결정이 잘못된 판단이 아니었음을 실적으로 증명해 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CJ의 재무구조 악화가 슈완스 때문만은 아니지만 크게 영향을 받은것은 사실"이라며 "작년 재무구조 개선으로 실적이 슈완스 인수 이전으로 회복하면서 당시 과감한 베팅이 틀리지 않았음을 숫자로 증명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