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은 16일 정의선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그룹 임직원들을 대상으로 온라인 타운홀미팅을 개최했다. 정의선 회장은 직원들의 사전 질문에 직접 답하며 현대차그룹의 미래 비전과 기업문화에 대해 논의했다./사진제공=현대차그룹
26일 현대차 (246,000원 ▼8,500 -3.34%)그룹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 (100,900원 ▼3,900 -3.72%)는 올 1분기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2조7330억원, 2조5572억원으로 각각 108.9%, 212.4%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도 43조97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늘어났다.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와 SUV(다목적스포츠차량) 등 고부가 차량, 각 브랜드별 신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개선된데 따른 것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였다.
특히 실적에 민감한 내부 상황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달 16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직원들과 직접 소통했던 '타운홀미팅' 자리에서 성과급 요구가 잇따르자 "올해 수익성이 많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데 수익성이 올라가는 만큼 보상을 정확하게 하겠다"고 약속한게 발단이 됐다.
이어 "여전히 결론이 없다고 답답해 할 수도 있겠지만 올해가 시작이라고 생각하고, 그동안의 성과·보상에서 아쉬웠던 부분들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사업에서 더 많은 성과가 날 것이고, 더 합리적인 제도에서, 다 함께 더 큰 보상으로 나누도록 책임지고 바꾸겠다"는 점을 명확히했다.
그럼에도 현대차그룹 내 사무·연구직 노조 설립은 현실화될 예정이다.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주요 계열사 직원 500여명이 이날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노조 설립신고서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연구직 노조 출범이 공식화되면 공정·투명 가치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 보상 체계 마련 요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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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성과급 논란은 현대차만이 아니라 재계로 확산되고 있는 문제"라며 "실적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과거처럼 미봉책으로 넘어가긴 힘든 분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한편 재계의 성과급 논란은 SK하이닉스 (175,600원 ▼8,200 -4.46%)가 지난 1월말 "기본급의 400%(연봉의 20%)를 지난해 성과급으로 주겠다"고 공지하면서 시작됐다. 영업이익이 2배로 늘었는데 전년도와 같은 성과급 규모에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라 제기됐다. 입사 4년차 한 직원이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 2만8000명에게 '선정 방식을 공개하라'는 돌직구 이메일을 보내면서 관련 사태는 일파만파가 됐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도 2019년부터 호실적을 냈지만 성과급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임직원들의 불만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 현대차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성과급은 경영 인센티브 150%에 격려금 120만원 규모였다. 이는 전년도 '성과금 150%+격려금 300만원'보다 낮은 수준이었다.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MZ세대의 사회진출을 주목했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며 '할말은 한다'는 신념을 가진 이들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영진의 과제로 부각된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