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실적에 축포 터트린 금융주…증권가 "더 간다"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2021.04.26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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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포인트]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창구에서 시민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 올해 2월 가계대출이 1000조원을 넘어섰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03조100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6조7000억원 증가했다. 매년 2월 증가액 기준으로 보면 통계가 작성된 2004년 이후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2021.3.10/뉴스1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10일 오후 서울 시내의 한 은행 창구에서 시민이 대출상담을 받고 있다. 올해 2월 가계대출이 1000조원을 넘어섰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2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1003조1000억원으로 전월에 비해 6조7000억원 증가했다. 매년 2월 증가액 기준으로 보면 통계가 작성된 2004년 이후 두 번째로 큰 증가폭이다. 2021.3.10/뉴스1


1분기 실적 발표 시즌이 한창인 가운데 금융주들이 깜짝 실적으로 축포를 쐈다. 순이자마진(NIM) 개선으로 실적 호조가 예상됐던 상황인데, 예상보다 더 좋은 실적으로 투자자들을 한껏 들뜨게 하고 있다. 주주환원 기대감도 커지는데 주가는 아직 저평가 상태다.



26일 오후 12시8분 신한지주 (41,250원 ▼650 -1.55%)는 전일대비 550원(1.47%) 오른 3만8000원을 기록 중이다. 하나금융지주 (52,300원 ▼1,200 -2.24%)KB금융 (62,600원 ▼1,400 -2.19%), 우리금융지주 (13,460원 ▼40 -0.30%)는 강보합세다.

지방 금융지주사인 DGB금융지주 (8,000원 ▼100 -1.23%)는 2%대 상승세고 JB금융지주 (11,850원 ▼240 -1.99%), BNK금융지주 (7,750원 ▼70 -0.90%)도 각각 1%대 오르고 있다. 이들은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았다.



지난 21일 우리금융지주를 시작으로 22일 KB금융, 23일 하나금융지주와 신한지주가 연달아 1분기 실적 발표를 하고 있는데 모두 시장 컨센서스를 웃도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우리금융지주, KB금융, 신한지주 모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다.

하나금융지주의 연결 기준 1분기 지배주주 순이익은 834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늘었다. 같은 날 실적을 내놓은 신한지주도 지배주주 순이익 1조1919억원으로 28% 증가했다고 밝혔다. 시장 컨센서스를 각각 16%, 10% 뛰어넘은 깜짝 실적이다.

앞서 실적을 내놓은 KB금융과 우리금융지주도 지배주주 순이익 1조2700억원, 6716억원을 달성해 같은 기간 각각 74%, 30% 급증했다. 모두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이다.


금융주의 깜짝 실적은 이자 수익은 늘고, 비용은 줄었기 때문이다.

연초부터 미국 장기채 금리가 상승하면서 시중은행 대출 금리가 올라갔다. 이에 예대 마진(대출이자- 예금이자) 확대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개선이 예고돼 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예금은행 신규 예대금리차는 1.89%포인트로, 전월대비 4bp(베이시스포인트) 상승해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 증가했다.

실제 하나은행의 1분기 순이자마진은 대형은행 중 가장 높은 0.08%포인트 개선됐고, 우리은행은 0.06%포인트, 신한은행과 국민은행은 0.05%포인트씩 증가했다. NIM이 상승했다는 것은 은행이 같은 돈을 빌려주더라도 벌어들일 수 있는 수익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증시 호황에 힘입은 증권사 실적 호조에, 순이자마진이 개선된 카드·캐피탈사도 힘을 보탰다.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반면 지난해 코로나19 대비 대규모 충당금을 쌓아온 덕분에 비용은 크게 줄었다. 전배승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지주는 은행 성과급 지급에도 불구하고 대손비용이 2018년 3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며 "신한지주도 대손비용이 지난해 1분기보다 34% 줄어 큰 폭 이익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에 금융지주사들은 앞다퉈 배당금 확대 계획을 알리고 있다. 지난해는 코로나19, 사모펀드 사고 등에 대비해 금융당국이 배당제한을 두면서 뜻대로 배당을 하지 못했다.

KB금융지주는 배당성향을 30%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을 공공연히 밝히고 있고, 신한지주도 하반기부터 분기 배당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하나금융지주는 분기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금융주들이 실적에 고배당 매력까지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는 점에 주목한다. 은행주는 PBR(주당순자산가치비율)이 0.4배 수준으로 청산가치(1배)에도 못 미친다. 최근 주가가 많이 오르긴 했지만 PER(주가수익비율) 역시 4~5배 수준으로 코스피 PER(13배)를 고려하면 크게 낮다. 외국인도 1분기 실적 발표를 계기로 금융주에 주목하고 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현재 배당을 감안하면 주가 하락 리스크는 제한적인 반면, 주주 환원 증대 기대감은 커진다"며 "과거 KB금융 주가가 배당수익률이 3.8%까지 낮아질 때까지 상승한 바 있는 만큼 금융주 배당수익률을 4~5%로 가정한다면, 연말까지 20~30% 가량의 추가적인 상승 여력이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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