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컬렉션' 국립 미술관에서 볼 수 있을까… 이번주 중 발표

머니투데이 최민지 기자 2021.04.26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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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운구차량이 지난해 10월 경기도 수원시 소재 삼성가 선산에서 장지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운구차량이 지난해 10월 경기도 수원시 소재 삼성가 선산에서 장지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스1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상속 재산 처리 절차 발표를 앞두고 그가 보유하던 미술품 중 일부가 국립기관에 기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립현대미술관뿐만 아니라 각 지방의 대표 미술관에 분산 출연할 가능성이 대두된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30일 유산 상속분에 대한 상속세 신고납부 시한 전인 27~28일쯤 이 회장의 유산에 대한 상속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다.



여기에는 이 회장이 소유한 미술품 처분 방안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회장은 국내 최고의 수집가로 불리는 미술품 애호가다. 선대 이병철 회장부터 시작된 미술품 수집은 이건희 회장·홍라희 전 리움 관장 부부 대에 와서 더 활발해졌다.

'이건희 컬렉션'은 시가감정을 끝내고 최종 보고서를 작성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미술시가감정협회,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한국화랑협회 미술품감정위원회가 지난해 12월부터 5개월간 감정을 진행했다. 감정 결과 이 회장의 보유 미술품의 가치는 2조5000억∼3조원에 달한다고 한다.



현재까지 알려진 이 회장 소유의 미술품은 모두 1만3000여점으로 파악되는데 이 중 고미술품은 국립중앙박물관, 근현대미술품은 국립현대미술관에 보내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고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도 대구미술관(시립)과 전남도립미술관 등 지방 공립미술관과도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대다수인 나머지 미술품은 삼성문화재단 산하의 삼성미술관 리움(이하 리움미술관)과 호암미술관에 분산 출연할 것이란 추측이 나온다.

이 회장의 소장품으로 언급되는 작품은 이중섭의 대표작 '황소' 연작, 천경자의 정물 그림, 박수근의 '앉아있는 여인' 등 국내 근대미술 주요 수작들이다. 여기에 인상파 화가 모네의 '수련', 피카소의 '도라 마르의 초상', 샤갈의 '신랑신부의 꽃다발', 로스코의 '무제' 등 서구 거장들의 작품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다.

국보급 문화재도 상당 부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구려 불상 '금동미륵보살반가상'(국보 제118호),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국보 제216호)와 '금강전도'(국보 제217호), '백자청화매죽문항아리'(국보 제219호)와 '백자청화죽문각병'(국보 제258호) 등이다.


이들 문화재·작품들은 모두 리움·호암미술관에 전시된 것들이다. 이외에 이 회장이 개인 소유로 갖고 있는 작품은 정확히 알려진 게 없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 회장이 갖고 있는 문화재들은 개인 정보에 해당하므로 알려줄 수 없다"고 말했다. 호암재단 관계자 역시 "개인 소장품에 대한 것은 우리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들 미술품에 준하는 수준의 콜렉션이라는 것을 미뤄 짐작할 수 있다.



때문에 미술계는 이런 작품들이 국립기관에 기증되면 전시 수준이 한 단계 올라갈 것이라는 기대가 높다.

기부가 결정되면 각 미술관들은 정해진 절차에 따라 기증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회장 소유의 미술품 기부에 대한 협의를 진행 중인 국립현대미술관에 따르면 기증의사가 접수될 경우 감정평가를 먼저 한다. 이후 내외부 전문가들이 수증심의회의를 하고 실사를 진행한다. 이후 기존 미술관 소장품 중 빈 부분을 채울 수 있는지를 판단하고 소장처와 활용계획까지 서야 비로소 소장품 리스트에 올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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