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텍, MLCC대박조짐 매출+이익급증 '주가 퀀텀점프'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21.04.25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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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목대해부]하반기, 상장사 가운데 가장 실적개선 기대되는 기업. MLCC 증설논의

편집자주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 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기업들의 주가가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오르는 것을 퀀텀점프라고 한다. 적자기업에서 수천억원대 흑자기업으로 변모하며 지난해 주가가 급등한 코로나19(COVID-19) 진단키트 기업들이 대표적이다.



퀀텀점프 기업을 발굴하기란 쉽지 않다. 주가가 오르려면 매출이나 수익이 획기적으로 늘어야하는데, 판매처가 확보됐다 해도 생산설비가 확충되는 속도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실적에 반영되는 시점까지 시차가 발생한다는 얘기다.

그러나 드물게 제조업체에서도 퀀텀점프가 나오곤 하는데 신규사업이 큰 성공을 거두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여기에 시장수요까지 늘어나는 상황이라면 상승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아바텍 (12,210원 ▲20 +0.16%)은 이런 측면에서 올해 하반기가 가장 기대되는 상장기업이다. 수 년간 물밑에서 개발해온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양산과 대기업 납품성공이 이어지면서 주가가 큰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국내최고 진공박막 코팅기술 보유업체, 2000억 MLCC 매출 조만간 더해진다
아바텍, MLCC대박조짐 매출+이익급증  '주가 퀀텀점프'


2000년 설립된 아바텍은 LCD패널 슬리밍(식각) 및 고기능 ITO(투명전극) 박막코팅 전문기업이다. 국내 최고 진공박막코팅 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LCD패널 식각과 ITO 및 금속코팅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일원화하기도 했다.

TV나 모니터, 휴대폰 커버로 쓰이는 유리기판은 얇으면서도 강도를 유지하고 전기를 통하게도 해야하는데, 이런 공정작업이 아바텍의 주력 사업이었다.


2011년부터 씬 글래스(Thin glass) 및 ITO 코팅에 주력하면서 연간 매출액이 500억원대에서 1000억원대로 커졌으나 2016년 이후에는 디스플레이 시장이 둔화되면서 아바텍의 성장곡선도 다소 완만해졌다.

지난해 매출액은 757억원으로 부문별 비중은 △LCD패널 식각 49.8%△IM ITO 코팅 30.9% △금속코팅 17.7% △기타 1.6% 등이었다. 영업이익은 37억원을 달성했다.

기타 사업아이템은 △디스플레이 및 터치패널에 적용되는 화학강화 글래스 △자동차 매립 네비게이션용 커버 글래스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용 기능성 필름 △자동차 및 태양전지용 필름 코팅 △진공증착 기술을 활용한 백색가전 외장용 글래스 표면처리 등이다.

현재 상황만 놓고 보면 퀀텀점프가 가능하다고 보기 어렵지만, 물밑 상황을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난해 상반기 IT용 기종개발이 마무리된 후 하반기 양산제품 공급이 시작된 MLCC가 최근 국내 대기업과 공급계약이 체결된 것이다.

MLCC는 반도체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는 `댐` 역할을 한다. 회로에 전류가 들쭉날쭉하게 들어오면 부품이 망가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자산업의 쌀'이라는 별명이 붙는데 가로세로 길이는 각각 머리카락 굵기 수준으로 맨눈으로는 작은 점으로 보인다. MLCC를 300㎖짜리 와인잔에 절반가량 담으면 가격이 1억원을 훌쩍 넘을 정도로 비싸다.

일반적으로 스마트폰 한대당 800~1000개의 MLCC가 사용되고, 자동차에는 최소 3000개에서 1만5000개까지 필요하다. 그런데 최근 자율주행 기능을 더한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서 MLCC의 수요도 급증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MLCC 업체로는 일본 무라타(세계 점유율 38%)가 있으며 국내에는 삼성전기(세계점유율 23%), 삼화콘덴서 등이 대표적인 기업이다.

2018년 하반기부터 450억 투자해 MLCC라인 구축. 지난해부터 양산시작
MLCC/사진제공=아바텍MLCC/사진제공=아바텍
아바텍은 수년전 MLCC 시장이 크게 확장될 것으로 보고 적잖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해 제품을 개발해왔다. 2018년 하반기부터 현재까지 약 450억원 이상의 자본을 투입해 코팅 장비, 적층기 및 소성 장비 등 최신 고사양의 각종 공정 장비를 도입하고 MLCC 제조 라인을 구축해왔다.

시장에서는 MLCC의 공정이 복잡하고 어려워 아바텍의 성공 가능성을 희박하게 봤는데, 이를 180도 뒤집는 결과가 나왔다.

관계사가 지니고 있는 정밀제어 및 자동화 설계기술을 바탕으로 핵심장비를 내재화하는데 성공했고 여기에 생산성까지 더해졌다. 자체 세라믹 조성 기술 및 소성기술이 더해지며 MLCC의 핵심인 품질 신뢰성이 확보됐는데, 테스트 결과 경쟁사를 압도하는 성적이 나온 것이다.

박명섭 아바텍 대표는 "품질이 정말 뛰어나다는 테스트 결과를 받고 있어 예상을 뛰어넘는 기간에 제품개발을 성공했다는 것이 안팎의 평가"라며 "기술력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개발부터 납품까지 필요한 프로세스 개발을 한 번에 진행하는 독특한 방식을 택했는데 기대 이상의 성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신사업은 '기술개발→테스트→보완→재평가→설비투자→증설' 등 순차적인 과정으로 진행되는데, 아바텍은 테스트 이후 단계를 통합해 진행했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MLCC수요가 예상보다 빠르게 급증할 것이라는 판단에 전 기종을 함께 개발하면서 해외기업에 수백개의 평가를 동시에 진행했고 신규투자도 병행했다"며 "글로벌 1위 업체인 무라타 수준이 안되면 제품을 출시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었는데 많은 노력 끝에 최고의 품질을 확보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MLCC는 가전 뿐 아니라 자동차에도 쓰이기 때문에 품질의 제1척도를 신뢰성과 균일성으로 본다.

박 대표는 "산업용과 자동차 전장용 MLCC의 경우 품질 균일성이 특히 중요한데, 자량 MLCC는 적도 사막의 고열도 버텨야 한다"먀 "일반 MLCC는 영하 55도에서 영상 80도까지 테스트를 하는데 자동차용은 영상 125도까지 보장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바텍의 MLCC는 자동차 전장사업에 쓰일 용도를 감안하고 개발했기 때문에이런 허들을 충분히 넘어선다.

아바텍은 2020년 상반기 IT용 MLCC 개발에 성공했고 하반기부터 국내 기업에 양산제품 공급이 시작됐다. 올해 3월에는 국내 대기업과 제품 품질평가 및 공급계약을 완료하고, 관련 제품을 공급하면서 본격적인 사업단계에 진입하고 있다.

2021년 3월 대기업과 MLCC 제품 품질평가 및 공급계약 완료. 글로벌 업체와도 납품협의
아바텍, MLCC대박조짐 매출+이익급증  '주가 퀀텀점프'
산업용(X7R) 고용량 MLCC은 2020년 하반기에 개발완료하고 공급을 위해 글로벌 기업과의 신뢰성 테스트와 물밑논의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있어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수 있다는 것이 증권가의 시각이다.

박 대표는 "전기자동차용 MLCC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해 고신뢰성 소프트 터미네이션(Soft-Termination) 기종을 개발하고, 전기자동차용 시장 진입을 위한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AEC-Q200 테스트 및 IATF-16949 인증을 획득했다"며 "현재 개발 완료한 최고용량의 전기자동차용 MLCC는 국내 자동차 부품기업의 제품 평가가 완료돼 양산공급에 곧 들어간다"고 강조했다.

아바텍은 제품개발과 함께 양산설비 구축을 병행했기 때문에 현재 확보한 물량이 상당하다. 캐퍼(생산능력) 기준으로 연간 360억개 설비를 확충해놨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400억원 안팎의 규모다.

전방산업 여건도 좋다. 아바텍의 MLCC는 태양광 발전을 중심으로 하는 산업용 제품과 자동차 전장용, IT기기용 등 3가지 수요처에 맞춰져 있다. 태양광은 녹색성장과 기후변화 협약강화로 앞으로 수년간 수요가 급증할 전망이다.

태양광 발전으로 생겨난 전기는 직류-교류 변환을 거친 후 발전소로 송전되는데, 변환과정에서 MLCC가 많이 투입된다. 자동차 전장용 MLCC 역시 전기차와 자율주행 시대에 조기 진입하면서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아바텍이 납품한 기업들에서 좋은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데, 예상 이상으로 MLCC 수요가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추가 설비증설에 나서야할 상황이다. 고용량, 고전압, 고신뢰성 MLCC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기자동차와 5G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박 대표는 "현재 월 30억개의 생산능력을 10배로 키워 월 300억개, 연간 3600억개 캐퍼를 확충해야 할 것 같다"며 "여러 여건을 감안해 3단계로 캐퍼증설을 진행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MLCC로만 연간 4000억원 안팎의 추가 매출이 발생하는 셈이다.

수요폭발에 생산량 10배 증설 논의 . 투자 마무리되면 매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박명섭 아바텍 대표/사진제공=아바텍박명섭 아바텍 대표/사진제공=아바텍
현재 아바텍은 서울에 MLCC 홍보관 및 영업소를 개설하고, 국내외 고객 지원 및 잠재 고객사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확대하고 있으며, 마케팅 강화를 위해 온오프라인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다.

회사에서는 올해 매출액 목표로 900억원을 잡았는데, 증권가의 예상은 다르다. 증권가 관계자는 "태양광, 가전, 자동차 등 여러 분야의 MLCC 수요가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며 "아바텍이 현재 확보한 설비 가동율에 변동이 없다면 목표 이상 매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MLCC 생산이 월 200억개를 넘으면 국내 2위 업체로 발돋움할 수 있다"며 "과거 디스플레이 투명전극 코팅 사업에서 대규모 물량을 처리하면서도 안정적으로 수율을 관리한 경험이 밑거름 될 것"이라고 말했다.

MLCC 성과에 따라 세자릿수에 가까운 영업이익 증가율도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까지 디스플레이 업황부진으로 기존 주력사업의 실적이 좋지 못했고 MLCC 개발비가 반영되면서 수익성까지 둔화됐으나 올해는 디스플레이 수요가 급증했고 개발비 상각도 상당부분 진행됐다.

실적개선은 이미 시작됐다. 아바텍의 지난 1분기 매출액(별도기준)은 199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순이익은 10억원을 기록했다.

박 대표는 "디스플레이 시장의 회복으로 기존 사업은 호조를 보이고 MLCC 매출이 더해지는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며 "추가로 상각해야 하는 개발비도 있으나 전반적인 수익성은 개선되리라 본다"고 언급했다.

아바텍, MLCC대박조짐 매출+이익급증  '주가 퀀텀점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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