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존심 구긴 테팔, 코로나19 주방용품戰 락앤락에 밀려

머니투데이 이재윤 기자 2021.04.25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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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구긴 테팔, 코로나19 주방용품戰 락앤락에 밀려


글로벌 주방용품 업체 테팔이 한국에서 락앤락 (6,420원 ▲10 +0.16%)에 밀리며 자존심을 구겼다.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영향으로 주방용품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터줏대감인 락앤락이 선전하면서 테팔의 연간 매출액을 앞섰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테팔과 WMF 등을 공급하는 그룹세브코리아(Groupe SEB, 이하 세브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이 1882억6900만원으로 전년대비 1.7%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8억9500만원으로 같은 기간 71.3%뛰었다. 해외기업에 대한 외부감사기준이 2019년 바뀌면서 세브코리아가 실적을 공개한 건 16년 만에 처음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영향으로 주방용품 업체들의 실적상승 기대감이 높았지만, 세브코리아는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신소재를 적용한 테팔 신제품 '크리스탈 티타늄 코팅' 등 차세대 제품을 선보였다. 팽경인 세브코리아 대표는 온라인으로 열린 신제품 간담회에서 "한국은 품질 기대감이 전 세계 상위 수준"이라며 "최초 계발단계부터 한국 소비자의 눈높이에 맞췄다"고 말했다.



세브코리아는 지난해판매촉진비 138억7900만원, 광고선전비 43억8400만원 등 영업활동(판매비와 관리비)으로 460억원 가량을 사용했다. 이 중 급여로 68억1000만원을 사용해 임직원(102명) 평균 연봉은 6670만원이다. 세브코리아는 80억원 가량의 배당도 실시했다. 세브코리아는 모기업인 프랑스 세브 인터내셔널 SAS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세브코리아는 국내 주방용품 대표 업체인 락앤락에게도 뒤쳐졌다. 주방용품업계에선 코로나19 영향으로 고급 제품에 관심이 쏠리면서 테팔 등 해외 브랜드가 시장을 독차지할 것이란 전망이 높았다. 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락앤락 등 국내제품보다는 해외 브랜드가 잘 팔릴 것으로 예상했는데 결과는 예상과 반대였다"고 말했다.

락앤락은 지난해 세브코리아보다 220억원 가량 높은 판매고를 올리면서 2019년(154억원)보다 차이를 벌렸다. 중국 등 해외수출 비중이 높은 락앤락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5019억8500만원을 기록했고, 이 중 41.9%인 2104억9200만원을 한국에서 팔았다. 락앤락은 지난해 소형가전 브랜드 락커룸(옛 제니퍼룸)을 인수하면서 코로나19 영향으로 늘어난 주방용품 수요를 흡수했다.


특히 해외 온라인 판매량이 증가하면서 연매출 5000억원대를 회복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외식보다 집밥을 선호하는 수요가 늘면서 주방용품이 잘 팔렸고, 신사업으로 추진한 주방용 소형가전 등이 실적 상승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락앤락 관계자는 "외형 성장은 물론 수익성까지 개선되는 성과를 거뒀다"며 "주력 카테고리 육성과 트렌드를 반영해 성장 기조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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