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1분기 순익 8344억..전년비 27% 증가

머니투데이 김상준 기자 2021.04.23 18:01
글자크기

(상보)

/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사진=하나금융그룹 제공


하나금융그룹이 1분기 순이익 834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초 '주식 열풍'으로 증권 부문 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등 비은행 부문 약진이 두드러졌다. 지속적인 그룹 포트폴리오 개선 노력으로 '은행 쏠림' 현상을 상당 부분 해소한 셈이다. 하나금융은 이를 바탕으로 올해에도 중간배당에 나설 계획이다.

하나금융은 1분기 순이익이 8344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3일 발표했다. 지난해 동기 대비 27%(1774억원) 증가한 수준이다. 코로나19(COVID-19) 사태 장기화로 금융 여건은 여전히 불안했지만 은행은 수익률 방어에 성공했고, 비은행 계열사는 약진했다. 그 결과 이자이익과 수수료이익을 합한 그룹 핵심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1% 증가한 2조1917억원을 기록했다.



수수료이익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수수료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7.3% 증가한 6180억원으로 집계됐다. 자산관리수수료, 신용카드수수료 등 주요 수수료이익이 증가하면서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등 주식 투자 열풍으로 증권사 실적이 크게 확대된 점이 영향을 끼쳤다. 하나금융투자는 1분기 동안 전년 동기 대비 192.9% 증가한 1368억원의 수익을 냈다. 하나카드는 디지털 혁신 노력에 힘 입어 손익 체질 개선이 지속돼 전년 동기 대비 139.4% 증가한 725억원의 1분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캐피탈도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7.8% 증가했다.



증권·카드·캐피탈 등 비은행 부문이 골고루 성장하면서 그룹 전체 수익 중 비은행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게 늘었다. 1분기 비은행 부문 이익 비중은 전년 동기 대비 14.1%포인트 증가한 39.9%로 나타났다.

하나금융은 향후 추가적으로 비은행 부문 M&A에 나설 뜻도 밝혔다. 안선종 그룹전략총괄(CSO)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자본을 투자한 증권과 캐피탈은 경쟁력을 확보했다고 본다"며 "다만 상대적으로 그렇지 못한 카드와 보험 부문에 대해선 자본력을 바탕으로 기업 가치를 제고할 다양한 기회를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자이익도 방어했다. 올 1분기 이자이익은 1조57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2% 확대됐다.


전년 기준금리 인하로 조달비용이 하락한 가운데 저금리성 예금이 증가해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됐다. 1분기 그룹과 은행 NIM은 각각 1.61%, 1.36%로 전분기 대비 각각 0.06%포인트, 0.08%포인트 상승했다. 이후승 하나금융 그룹재무총괄(CFO)는 "은행 NIM은 원화대출 프라이싱으로 0.06%포인트, 포트폴리오 관리로 0.02%포인트 증가했다"고 말했다.

은행 대출 성장도 양호한 수준이었다. 실수요 중심의 가계, 기업대출 증가세 지속으로 은행 원화대출은 전분기 대비 2.1% 상승했다.

건전성 측면에서도 안정세를 유지했다. 3개월 이상 연체된 고정이하여신(NPL) 비율은 그룹 0.4%, 은행 0.34%로, 전년 말과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다만 연체율은 그룹 0.3%, 은행 0.37%으로 집계되며 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했다. 황효상 하나금융 그룹리스크총괄(CRO)은 "해외에서 일부 부실이 발생했지만 대부분 담보부 여신과 국책은행이 보증서를 담보한 여신이라서 실제 손실 부담은 없다"며 "현재 차주의 대출 차권 조정이 진행 중이고, 조정이 마무리되면 연체가 회수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적극적인 배당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이 CFO는 "보통주 자본비율이 높은 상태인데 내부적인 자본 효율성을 강화하고 중간배당을 통해 주주환원정책을 펴겠다"며 "작년에 이어 올해도 마찬가지로 중간배당을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정부의 코로나19 금융지원 정책이 연장됐지만 충당금 부담은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도 했다. 황 CRO는 "이자상환유예와 관련해 3700억원 규모를 지급했는데 이미 (일부) 상환이 됐고, 잔액은 1600억원밖에 안 남았다"며 "이 수준에서 어느 정도 정리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충당금 부담은 별로 크지 않다"고 말했다.
TOP